[Opinion] '사람은 이상하고 사랑은 모르겠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사람]

사람과 사랑을 뗄레야 뗄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사람과의 사랑을 모르겠어.
글 입력 2022.06.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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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연애를 끝마쳤다.

 

일 년 간의 연애는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겨줬다. 그와의 연애에서 배운 점이 참 많다. 삶을 대하는 태도나 일에서의 태도 같은 것 말이다. 그것 말고도 이런 종류의 사랑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람이었다.

 

이제까지의 관계들은 딱 사랑하는 사이 그정도였던 것 같다. 이번에 했던 연애는 친구같은 관계로도 얼마든지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나와 다른 부분이 참 많았던 사람이었으나, 관계에서 적당히 이해하고 포기하고 또 존중하는 태도가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첫 이별이 아니라 그런지 생각보다 덤덤했다.

 

헤어지는 순간에도 스스로에게 놀랄만큼. 아무튼 나는 숱한 인연들과 함께 했지만, 사랑은 여전히 어렵고 모르겠다. 사람은 더 모르겠다. 더 회의적으로 변한 것 같기도 하다. 예전보다는 훨씬 성숙한 태도를 지니게 되었지만, 결국 모든 관계는 끝이 나고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 사랑 앞에 더 망설이게 하는 이유가 된 것 같다. 줄곧 사랑 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고 믿었기에 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웬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게 될 때면, 문제를 늘 나에게서 찾으려고 했었다. 그 누구의 탓도 하기 싫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하자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어쨌든 사랑앞에서는 늘 을의 입장이여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노래 제목처럼 사람은 이상하고, 사랑은 정말이지 도무지 모르겠다.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이 생각은 점점 확고해진다. 어쩌면 모든 것이 변하고 내 것 하나 없는 세상에서 온전한 내 편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랑을 더 갈망했던 것 같다.

 

사랑때문에 아파서 밤낮없이 눈물 지새운 적도 참 많다. 고통의 시간들을 겪을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던 그 모든 시간들이 없던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나의 잘못된 생각일 뿐이고, 지나온 사랑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보면 나의 역사를 마주하게 된다. 결국 사랑을 빼놓고는 나의 역사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좋았던 한 때도 아팠던 시간들도 결국 다 나의 시간이다.

 

이제 애써 부정하거나 슬픔에 잠식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끝을 보지 않는, 밑바닥까지 가지 않고 적당할 때 헤어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사랑하는 마음이 완전히 다 바닥날 때까지 하는 연애가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해보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끝날수는 없다며 매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이 사랑은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끝을 보는 연애가 오히려 상대와 나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인정하면서부터는 굳이 끝까지 가지 않는다. 예쁘게 놓아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중심이 되었다가, 말 한 마디로 관계가 송두리째 뒤집혀 상대방의 변두리보다 그 밖으로 밀려나는 일은 여전히 쉽지가 않다. 그렇지만 원래 다 우리 존재들은 그냥 그저 그런 인간일 뿐이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 마음은 변덕이 심하기에 빠르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일상을 찾아나가는 것이 나 자신에게 가장 생산적인 방식이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긴다. 놓아주는 것도 하나의 미덕이기에.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하는 연애상에 상대를 끼워맞추곤 한다.

 

이런 폭력적인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를 어느정도 버릴 필요도 있다. 그와 그녀가 오롯이 자신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걸 알고 있지만서도 적용하기가 참 힘들다. 그렇지만 내가 나로 사랑받고 싶으면 상대방에게도 똑같이 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결국 연애도 기브 앤 테이크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등가교환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내가 주고 싶어서 준 사랑의 크기만큼을 요구하게 된다면, 상대방은 금세 지칠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의 요구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는 응당 들어주고 싶은 것이 마음이다. 그렇지만 그 마음의 크기가 무조건적으로 같기를 바라는 것은 나의 욕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사랑보다 중요한 게 점점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서 전과 같은 사랑을 꿈꾸는 것은 욕심일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사랑에 할애하는 에너지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경 써야할 것들, 책임져야 할 것들이 수두룩하게 쌓여갈수록 어쩔 수 없이 나의 사랑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게 되는 걸까.

 

앞으로의 사랑에서도 난 관계의 정답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이상하고 사랑은 모르겠지만 나는 사랑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이 없는 삶은 너무 팍팍하니까. 이 메마른 세상에 한줄기 오아시스 같은 사랑을 찾아 끝도 없는 여행을 떠날 거다.

 

 

[강윤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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