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활, 같이 쏠래요? [운동/건강]

양궁 아니고 국궁 말이에요
글 입력 2022.05.2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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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 활이라는 이름을 딱 듣자마자 떠오르는 건 멋짐, 과녁, 약간의 공포일 것입니다. 옛날부터 활은 어느 지역에서나 기본 무기로 사용되어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니까요. 여러 행렬로 구성된 궁수들이 방패를 쥔 병사들 뒤에서 동시에 하늘을 향해 활을 치켜듭니다. 그리곤, "팡!" 화살비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곧장 적진에게로 떨어져 막심한 피해를 줍니다.

 

이런 활, 현재에서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대에 활과 관련된 매체를 찾으라면 단연컨대 올림픽이 가장 유명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양궁. 선수들이 모자를 쓰고 커다란 활을 듭니다. 활 시위를 입술에 붙이곤 과녁을 향해 쏘고, "팍!" 곧이어 해설자들은 "텐!"하며 기쁘게 외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구심이 듭니다. 왜 서양의 활쏘기인 양궁은 있는데 동양, 혹은 우리나라의 전통 활인 국궁은 없을까요?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건 우리 민족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국궁에 대해 사실 잘 모르고 있기도 합니다만, 애초에 국궁 관련 행사가 많이 없는 거 아닌가요?

 

 

 

활 잘 쏘는 유전자?


 

왜 양궁 경기에 있어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독 엄청난 기량을 펼칠까요? 아무리 체육협회가 깨끗하다고 한들, 다른 나라들에서도 정말 뛰어난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실제로 단체전의 경우 우리나라 선수들이 몇 회 째 계속해서 우승하고 있지만, 개인전에서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아 우리나라 선수들만이 메달을 쥐진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양궁, 그리고 거기서도 단체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활쏘기를 단련하고 함께 활을 쏴오던 'DNA' 덕분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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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풍속화 '활쏘기'입니다. 우측에 있는 두 사람은 각자 화살과 활을 정비하고 있고, 좌측의 갓을 쓴 남자가 상투를 튼 남자의 활쏘기 좌세를 봐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는데요, 이를테면 고구려를 세운 주몽 또한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중국의 오래된 문서에서조차 우리나라 민족과 한반도의 활에 대하여 우수하고 뛰어나다고 기술되어 있으며 동예의 특산물 중에서도 단궁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활로 유명한 나라였습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도 활을 잘 쏘고 풍채가 좋기로 유명했으니, 이 정도면 'DNA'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활로 유명한 민족인만큼, 활쏘기는 단순 무기용만이 아니라 습사와 놀이용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탄궁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돌 탄환을 날리기 위한 용도라고 합니다. 새총과 비슷한 도구인건데, 그것조차 활이였을 정도이니 우리 민족의 활 사랑은 아주 지독한 것 같죠.

 

이처럼 국궁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포츠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서 우리 문화가 탄압받음에도 불구하고 국궁은 버텨내었지만 인기는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궁은 생활 체육의 인기 종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던 스포츠였습니다. 활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녁에 대고 활을 쏘는 대회가 영상으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영상으로도 그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차 다른 스포츠 종목의 유입과 양궁이라는 더 높은 인기,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종목이 퍼지면서 국궁은 점차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되어버렸습니다.

 

의외로, 활터는 전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에도 9개의 활터가 존재하며 국궁을 즐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활쏘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궁도협회의 주관 하에 여러 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리고도 있습니다. 나와의 싸움인 국궁이지만서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승부욕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경쟁을 목적으로 한 활쏘기 클럽도 존재합니다.

 

또, 많은 대학의 국궁 동아리를 통해 대학생들의 유입이 늘고 있기도 합니다. 5월 28일에는 서울의 활터 중 영학정에서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근사(가까운 거리에서 활을 쏘는 것)대회가 열립니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인 활쏘기와 그것의 부흥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바라는 바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 예로부터 전해져내려오는 'DNA'는 발현되기 마련이니까요.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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