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예술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세상을 이해하는 마음

글 입력 2022.04.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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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특히 전시를 기획하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또, 예술에 대해 평범하고 성실한 견해를 가진 그저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치 자신의 봄을 묵묵히 기다리는 나목 같은 사람, 박수근 화백의 작품처럼요.

 

그의 화풍은 거친 질감과 단순한 형태를 가졌지만 소박한 정취가 꾸밈 없이 담겨있어 포근한 위로를 건네주죠. 이렇게 제 삶을 다듬기 위해 차 • 향 • 명상을 통한 사유의 시간으로 일상의 틈을 만들곤 해요.

 

 

2. 전시를 좋아하나봐요.

 

전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미술과 관련된 공부, 일하는 건 제겐 덕업일치가 되는 순간들이에요. 전시를 볼 때 몰입력과 흡수력이 강하고, 영감을 많이 받아요. 동시대 언어를 이해하고 변화를 캐치업하는 것을 흥미로워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시 시나리오 짜는 것을 좋아하죠.

 

제가 생각하는 전시기획의 의의는 동시대적, 현상적인 차원에서 찾어요. 작품을 맥락적으로 접근해 동시대에 의의가 있는 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요. 저는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제 인생의 캐치프라이즈는 '당신에게 일상 속 예술적 시선을 선물해줄게요'입니다. 어느 날 한강을 봤는데, 특정 작가의 화풍으로 물결이 보였어요. 그때 삶이 풍부해지는 걸 느꼈고, 그 감정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전 분명 예술이 삶에 도움이 된다고 믿거든요. 또, 주변에서 예술에 대한 관심은 있는데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일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전 예술과 대중을 매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중 친화적 예술을 추구해요. 제게 예술이 주는 선물을 나누고 싶었어요.

 

일상 속 예술적 시선은 비일상적 경험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팍팍하고 무채색의 일상 속에 예술이 조금은 여유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에요.

 

 

3.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나 작품이 있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OCI 미술관에서 본 황원해 작가의 <막의 막>이라는 작품인데요.

 

도심 속 건축물에서 관찰한 장면을 캔버스에 옮긴 작품으로 컴퓨터와 회화 작업을 반복해 기하학적 흐트러짐을 만들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미메시스 미술관 최운성 작가의 작품도 유사한 방식으로 레이어를 쌓아나간 것인데요. 인위적 공간으로 전락한 자연을 다채로운 구조물과 식물이 어우러지게 배치해 표현했어요.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시간에 치여 자신을 돌아보지 못할 때도 많은데요. 삶을 렌티큘러에 비추어 보듯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전 상상을 합니다. 시야가 좁아진 느낌이 들 때 입체파 그림을 찾아보곤 해요. 2019년에 만났던 <알베르 글레즈, 광대>라는 작품은 세상의 편협함에 답답할 때 제 마음을 뻥 뚫어줬어요.

 

세상을 해체하고 의식적으로 총체적 표상을 합쳐 구축해나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을 통해 작가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만날 수 있어요. 렌티큘러처럼 다른 각도로 바라볼 기회를 얻죠. 그렇게 새롭게 상상할 여지가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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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직접 기획한 전시를 소개해주세요.

 

<효’창’을 마주하다>는 효창공원을 다양한 <7마리의 검은 고양이>는 미신을 매개로 치유적 메세지를 보내요. <#틈, 찰나의 다이얼로그>는 가구 속 추상과 실제 사이를 조명해요.

 


5. 다른 예술 분야도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예술이 주는 힘을 처음 느낀 건 미술이 아니라 음악이었습니다. 8살 때부터 지금까지 플룻이라는 악기를 계속해서 잡아 오고 있는데요. 10년의 시간 동안 승가원, 요양원에서 재능기부를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이렇게 음악을 통해 얻은 예술적 감수성은 미술로 확장해나갔습니다.

 

 

6. 언제든 예술을 가득차게 받아들이기 위해 제가 유지하는 일상 속 습관이 있나요?

 

운동과 명상이요. 편안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요. 종종 김영갑 갤러리 사진첩을 보면 안정감이 생겨요. 검붉은 보이차를 마시면 비 오는 숲속 온천에 다녀온 느낌이 들죠. 술 한 잔도 마음을 이완해줘요.

 

최순우의 한국미 한국의 마음을 보면, 달항아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주 일그러지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동그란 원을 그린 것도 아닌 이 어리숙하면서도 순진한 아름다움". 요즘 달항아리 멍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보며 마음을 비우고 에너지를 채우듯 작품을 보며 힐링하는 것인데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친구가 달항아리를 보고 제가 떠올랐다고 한 걸 듣고 저로 관람을 하러 갔는데요. 오히려 완벽한 원이 아니어서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런 마음을 저도 느꼈어요. 전 편안함이라는 감정을 굉장히 중요시 여겨요. 특히, 예술은 삶에 편안함과 여유를 한 스푼 넣어준다는 점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7. 당신에게 문화예술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는 예술을 매개로 서로의 이해를 돕고, 미술 작품을 보며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적 시선은 다양한 관점과 가치를 나눠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믿어요. 그래서 예술이 일상과 통하는 지점을 만들어 예술의 접근성을 낮추고 싶어요.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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