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력, 상실 - 상실의시대 [음악]

이상의날개 - [상실의시대] (2011)
글 입력 2022.03.1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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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다시 돌아본 2011년 앨범 [상실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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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메멘토

02. 섬

03. - 

04. 끝

05. 상실의시대 [TITLE]

06. 향기 

 

 

이상의날개 초기의 음악적 스타일을 들을 수 있는 앨범 [상실의시대]다. 차갑고 앙상한 겨울과 공허한 듯 허공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상실의시대]의 앨범명처럼, 이상의날개의 음악의 그 밑엔 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키보드의 음색이 상실을 더 아름답고 차갑게 만들고 있다. 뿐이다. 2016년 정규 1집 [의식의흐름]을 발매하기 전 이상의날개 초기의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상실의시대]는 포스트록으로서 현재의 음악을 완성하기 전, 전혀 다른 음악들이 담겨 있다. 주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가사, [의식의 흐름]과 비교했을 때 더 대중적이고, 직관적인 음악과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의식의흐름], 또는 후기(?) 이상의날개를 알게 된 사람에게 이런 음악 스타일이 낯설지도 모르겠으나, 금세 이 음악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음악의 원동력이자 음악의 밑바닥 속에 있는 상실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에서 노래하는 상실은 닿지 못할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지나가버린 그때의 시절과 너무나도 변해버린 자신에 대한 한탄이며 미래로의 희망을 거두고 나아가야 함에 공허함을 표현한 [상실의시대]다. 지금까지 이상의날개가 발매해온 음악과 앨범들이 그 밑에 깔린 상실을 노래했다면, [상실의시대]는 바로 그 밑에 깔린 상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마침, 이름조차 [상실시의시대]이니 말이다.

 

 

메멘토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며 그 속에서 묵묵하게 노래를 부르는 ‘메멘토’와 군중 속 외로움처럼 둥둥 떠 있는 작은 섬을 노래하는 ‘섬’을 통해 앨범의 주제를 일으킨다. 이 두 곡의 주제는 역시 그리움이다.

 

그다음 주제로 이어지기 전 쉬어가는 듯하면서 애처로운 피아노의 연주로 이어진다. 약 1분 동안 이어지는 피아노 연주는 감정적이며, 다음 곡이 피아노 연주처럼 감성적인 분위기의 음악이 나올 거라 예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들은 청자의 기대와는 달리 ‘메멘토’와 ‘섬’과는 다르게 ‘끝’에서는 신스팝 장르로 밝은 분위기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이자 앨범 그 자체를 나타내는 ‘상실의 시대’는 [상실의시대] 이후 13년도의 [날개]에서, 그리고 16년에 발매된 [의식의흐름]까지 많은 변신을 시도한다. 정체성을 확립하며, 그들의 포부를 담은 앨범에서도, 첫 정규앨범에서도 ‘상실의 시대’가 수록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에게 ‘상실의 시대’는 음악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상실의시대(2011)

 

 

‘상실의시대’가 여러 번 변화를 겪었던 만큼,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상실의시대’ 첫 발표에서는 피아노와 함께록이 섞여 있다. 록의 무거움을 피아노가 중화시켜 너무 무겁지 않도록 만들어 다른 수록곡과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날개]의 수록된 ‘상실의 시대’는 이전 버전의 음악을 세련되게 다듬고, 보컬보다는 악기가 만들어내는 사운드와 에너지에 집중한다. 마지막 버전인 정규 1집의 ‘상실의 시대’는 [의식의흐름] 속 곡들과 결을 같이한다. 피아노가 빠지고, 온전히 밴드의 악기들로 그 공간을 채운다. 더 정제된 보컬과 그만큼 밴드의 악기의 날카롭고 단단하게 음악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향기’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음악이다. 향기를 통해 과거의 어떤 인물(그녀)을 그리워하고 있다. 많은 향기 속에서 그녀에게서 풍기던 향기를 기억하지만,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의날개만의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이다. 서정적인 감성에 록을 불어넣어 만든 음악들로 이뤄져 있는 [상실의시대]는 이상의날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이기도 하다. 지금은 들을 수 없는 음악 스타일이지만 현재 음악의 기반에 깔린 상실을 노래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음악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면, 이후 음악들은 포스트록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며,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처럼 모든 색을 빨아드린 것처럼 검게 변해버린 음악과도 같다.

 

색다른 음악과 함께 서정적인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 사랑할 앨범 [상실의시대]다.

 

 

 

오지영_컬처리스트.jpg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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