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정과 이성 [사람]

감정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무섭다.
글 입력 2022.02.28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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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의 마지막 오피니언 글로는 조금 사적이면서도 약간의 문학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이 글을 현실적인 관점보단 약간의 문학적인 관점에서 봐 주었으면 좋겠다. 약간 에세이와 문학 사이의 글 느낌으로 썼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은 문화 예술 관련 오피니언 글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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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정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 싫었다. 왜냐하면, 난 감정에 정말 잘 지배가 되기 때문이다. 감정에 지배가 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너무 어려워진다.

 

인간은 모순적이라 하지만, 모순에 지배되고 싶지 않았고, 모순에 지배되기 가장 쉬운 방법은, 감정에 나 자신을 익사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역으로 사랑이나 정을 줄 때 과감하다. 어렸을 때, 뭣도 모르던 시절 나는 누구에게나 마음을 많이 줬다. 뭐, 지금도 때때로 만나는 누구한테든 마음을 많이 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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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 심장이 차가워지는 게 느껴진다.


주변엔 의외로 나보다 사랑을 받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다. 내 순수한 호의와 감정을 한 단계 비틀어 생각한다던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던가, 내가 생각하는 만큼 그들은 한 번에 마음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이성적 사랑의 감정보단 우정이 훨씬 간단하다.

 

우정의 마음보다 더 강력한 감정은 누가 말해도 '사랑' 일 것이다. 이미 우정의 감정에 많이 데었고, 대부분의 경우 의미 없음을 실감한 나는 이성적 사랑의 카테고리엔 발조차 들이지 않게 되었다.

 

이성과의 사랑은 상당히 무서운 감정의 공간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끝나게 되어 있다. 특히 이성과의 사랑의 방향은 영원히 지속되거나 한순간에 끝나기.

 

두 갈래 중 하나이다.

 

사랑은 남에게 내 모든 걸 주는 것이다. 내 소중한 감정과 시간을 남에게 감히 퍼서 주는 건 소설에선 낭만적이고 소설의 여주에겐 아름답고 설레고 인생의 아주 중요하고도 찬란한 영역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여자 주인공이 가지는 것을 보고, 난 미소를 지으며 무대 뒤에서 다리를 뻗고 미소를 지을 수 있으니까.

 

나는 항상 내가 관찰할 수 있는 거리에서 찬란하고 아름다운 무언가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접 겪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무섭다. 그 불확실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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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우리는> 드라마의 김지웅 (배우 김성철)의 독백 대사 중 정확한 대사의 구절까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가 카메라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자신이 주인공이기보단, 주인공을 뒤에서 지켜보며 그들이 모르는 것을 다 아는 것에는 일종의 희열이 있다는 식의 대사가 있는데, 상당히 공감을 많이 했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미묘한 위계적 관계 (없다고 말하지 말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이걸 어느 방향이든 인식할 수 있다)에서 이 50%의 확률이 내가 원하는 해피엔딩이 아닐 경우, 상대방의 행동을 나는 과연 100% 예측할 수 있을까?

 

어쩌면 저런 생각의 과정은 예견된 결과였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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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처녀신인 아테나와 아르테미스를 가장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어렸을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책 종류와 형태별로 10번은 읽었던 이유는, 아르테미스와 아테나 때문이었다. 난 아테나의 냉철한 머리와 강한 행동력을 닮고 싶었다. 아르테미스의 냉혈함과 목표를 향해 조준한 화살을 갖고 싶었다.

 

난 앞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아테나의 냉철한 머리와 강한 행동력 그리고 아르테미스의 냉혈함과 정확한 목표를 향해 쏠 수 있는 화살을 갖고 싶다.

 

그게 내 인생의 최우선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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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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