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면 인생이 고달플까.

글 입력 2022.02.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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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몽실 작가님의 <사서고생!>을 들고 왔다.

 

대기업 고졸 정규직, 4년차 직장인인 은수는 어느덧 영업지원팀의 주임이다. 일은 사실 별거없고, 사회생활은 눈치가 먼저인 것을 아는 직장인이지만 직장의 최대 빌런, 일 못하는 신입사원을 도와주고 감싸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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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은수를 보고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다셨다. 몇 개를 좀 보여드리자면 '나는 여기서라도 이렇게 이상적인 내용 보고싶어요.', '선임 놔두고 저걸 왜 여주가 가르쳐줘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여주는 천사고 보살이다.', '여주 날개없는 천사네.. 어떻게 저렇게 착하지?' 등의 반응이다.

 

나는 이것을 보고 궁금해졌다. 착하면 고생이 뒤따라오는 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착한 사람이 되길 꺼려할까?

 

어릴 때 들었던 도덕 수업은 착해야 한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깨닫게 된다. 착한 사람은 손해 받는다는 것을. 그런 명언도 있지 않은가.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줄 안다.'

 

너무나도 씁쓸하지만 확실한 말이다. 우리는 이득을 챙기고 동시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렇기에 '착한 사람'이라는 것은 내가 되기는 싫고 내 친구로 두고 싶은 애매한 존재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면 우리가 착한 사람으로 사는 것은 이상세계의 일인 것일까?

 

사실 착한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여러분 또한 누군가에게 착한 사람이었던 순간을 갖고 있다. 부모님을 위해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친구에게 우산을 씌어주던 것부터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잡아주고 회사 동기를 위해 정리를 돕는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에서도 말이다. 나는 '은수'라는 캐릭터는 착한 캐릭터가 아니라 '좋은 어른'의 모습이라고 본다. 얼핏 보면 사서 고생하고 손해를 보는 캐릭터이지만, 누군가의 성장을 도와주는 행동은 먼저 사회를 경험한 사람의 배려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배려로 성장한 누군가는 자신이 받았던 배려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실천할 수 있지 않은가. 착하면 인생이 고달플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분명 그 인생은 좋은 어른의 인생임이 틀림없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이다. 어른으로 가는 과정도 그렇게 험한데 누가 함부로 좋은 어른이 되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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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라는 캐릭터를 처음 보았을 때는 정말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기 일만 잘해도 칭찬받는데, 남의 편의도 생각해서 더 고생하는 캐릭터 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은수의 편의로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맞는 말이다. 가끔,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만 은수의 행동과 태도는 존경받을 만한 어른의 자세를 갖고 있다. 화를 내기 전에 부드럽게 대화하고 누군가의 날선 말에도 함부로 반응하지 않는다. 

'참는다.' '견딘다.'

 

당장은 내 자신이 손해보는 것 같아도 나중에 우리는 그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던 것을 다행이라 여길 때가 많다. 나 또한 인간이고 나 또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고 이해해주는 자세, 어쩌면 그게 바로 좋은 어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기에 은수는 사서 고생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잘 자란, 좋은 어른인 것이다.

 

여러분도 은수의 좋은 어른으로서의 생활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가 만약 은수처럼 인생을 살아본다면 항상 손해보는 일이 가득할까에 대해. 또한 아직 남아있는 은수의 분주한 사회 생활도 잘 지켜봐주길 바란다.

 

 

사진 출처: 몽실 작가 인스타그램 @mmm_sil

 

 

[양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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