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맛있게 글을 쓰는 사람

송민형 에디터를 만나다
글 입력 2022.02.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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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의 헤드라인 랜덤 추천으로 우연히 한 글을 접했다. 송민형 에디터의 <글쓰기에 대해 글쓰기>였다. 처음 한 두 문장을 읽고 나서 냉큼 자세를 고쳐 앉고는 꼼꼼히 읽었다. 그리곤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 멋진 문장들이 내게 조금 더 남아있기를 바라며 일기장을 펼쳐 몇 개의 문장들을 끼적였다.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글을 쓰기 위해 포털에 검색을 하다가 그의 글과 우연히 마주치곤 했는데, 내가 오래도록 쓰고 싶었던 주제를 풀어낸 글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대화가 끊이지 않을 것 같다는 어렴풋한 확신이 들었다.

 

예상대로 민형님과 나는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대화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로를 거쳐야 할까 생각했다. 나는 민형님이 언어를 운용하는 방식과 현장에서 쏟아낸 여러 문장들이 무척 귀하게 느껴졌고, 우리의 대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얼려 두고 싶었다. 다행히도 그건 나 하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따라서 인터뷰는 Q&A가 아닌 대담 참여자들의 대화로 구성되었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설렘으로 가득한, 그래서 찬란했던 우리의 순간들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대화를 어떠한 가공 없이 그대로 지면에 옮겨낼 수밖에 없었다. 얼려 두고 싶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풀어본다.

 

 

 

글을 쓰는 사람, 송민형 에디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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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에디터

 

 

“저는 감정을 형태를 만들어서 확인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요. 제게 있어 내 감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활자를 뿌려서 형체를 드러나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내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글을 쓰기도 해요. 소통하고 싶을 때, 이해 받고 싶을 때, 내가 나 스스로를 정당화시켜야 될 것만 같을 때도 글을 쓰고요. 저는 사람이 너무 외로워지면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에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쓴다고 생각하거든요.”

 

 

아트인사이트 활동을 하신 지 꽤 시간이 지났어요. 그동안 좀 변화하신 게 있다면요?

 

그때랑 지금이랑 엄청 달라졌어요. 지원할 당시에는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이 없었고, 지원서를 쓰면서도 ‘붙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써냈던 것 같아요. 근데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그 당시에는 아트인사이트 내에 글쓰기로 수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거든요. 감사하게도 그때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로 1등을 했어요. 그동안의 다른 글들은 다 정보성 글이기도 하고, 저에 대해 관심이 없어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 제가 잘 풀어내고 있으면 읽을 만한 글이니까 그것으로 가치가 있는 글이었다면,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는 그냥 ‘글맛이 맛있어서’ 읽는 글인 거예요. 근데 그걸로 사람들한테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자신감이 확 생긴 거죠.

 

그때를 계기로, “아, 나 글 쓰는 사람 해야겠다.” (웃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동안 아트인사이트에 글을 쭉 써오면서 글을 쓰는 습관도 잘 형성이 되었고요. 근데 이제 아트인사이트에 쓰는 글은 뭔가 정형화된 글이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서, 활동을 쉬면서 여러 가지 글을 썼어요. 소설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일기를 매일매일 꽉꽉 채워서 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온 좋은 피드백들이 제게 힘이 많이 됐어요. 그렇게 점점 나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이 되어 간 것 같아요. 그러다가 작년 10월쯤에 다른 작가 분들과 함께 전시회에 작가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때 아티스트 토크를 하면서 작가 타이틀을 얻고, 고료를 받기도 하고, 관객의 즉각적인 반응 등도 보면서 저를 작가로 칭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스스로를 작가로 정체화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쉽지 않죠. 진짜 쉽지가 않아…”

 

“그런데 그렇게 변화하게 된 변곡점이 있다면요? 전시 덕분일까요?”

“전시에 참여하기 전부터 이미 나는 쓰는 사람이었어요. 계기라고 하면… 음…”

 

“수많은 순간들이 모이고 자잘한 성취들이 쌓인 거죠?”

“맞아요. 그 순간들이 모여서 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좋은 피드백들이 큰 힘이 되었어요. 저는 제가 언제까지나 처음 글을 썼을 때처럼 자신이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냥 ‘글쓰기란 그런 것이다’ 하면서 스스로를 달랬던 것 같아요. 유명한 작가들도 자기 글을 보면 부끄러워하거나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글들을 보기도 했고, 저도 그런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니까. 원래 글 쓰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단순해진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어느 순간부터 제 글을 보면 그냥 좋기만 하거든요. (웃음) 언젠가는 이 기준이 또 바뀔지도 모르죠. 그래도 요 몇 달간은 제가 쓴 글에 대해서 그렇게 부끄러워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음은 아트인사이트에 후반부에 기고하신 < Mode_Kunst >시리즈에 관한 질문이에요. < Mode_Kunst >는 제가 써보고 싶었던 형식의 예술 에세이였어요. 저는 전시에 대한 리뷰를 쓸 때, 왜, 전시회의 서문이 향유하는 관객층에 비해 딱딱한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 서문처럼, 제 글도 학술적인 느낌이 들 때가 있는 것 같아 고민을 자주 했거든요. 근데 그건 공신력 있는 학자들의 견해나 어떤 미학사적인 틀을 벗어나서 저만의 의견을 피력할 만한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요. 반면에 민형님께서 쓴 에세이를 살펴보면 민형님의 사적인 의견을 담아 부드럽게 풀어낸 점이 눈에 띄어요. 특히 메레 오펜하임 <뮤즈라는 환상-메레 오펜하임>이나 낸 골딘 <진실한 전달자, 낸 골딘>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떻게 쓰게 된 글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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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 위의 아침식사, 메레 오펜하임, 1936

 

 

메레 오펜하임에 대해 썼을 때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요. 책을 보다가 초현실주의 파트에서 메레 오펜하임의 털로 만든 찻잔 이미지를 봤는데, 해석의 여지도 다양하고 초현실주의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사진을 끝으로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정보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누군가의 뮤즈로는 등장을 하더라고요.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면 주체적으로 작품을 생산하는 아티스트였을 텐데, 왜 그런 내용은 비교적 적고 유명한 사람들의 뮤즈로는 등장할까? 싶은 의문에서 시작을 했죠. 당시 시대적 배경도 고려해보았을 때 찾아보면 뭔가 더 있을 것 같았고요. 그래서 영어로 서치를 좀 했어요. 외국 기사들도 보고 번역기도 돌려보면서 다시 내 언어로 문장을 만드느라 한 문단 한 문단을 만드는 데 정말 힘들게 썼던 기억이 나요.

 

“쉬운 일이 아니었겠네요.”

“맞아요. 그래서 그거 쓸 때 3일 정도는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통스럽게 글을 쓰고 난 뒤에 보니까, 메레 오펜하임의 존재에 대해서 이만큼 주목을 하고 글을 쓴 사람은 나 뿐인 것 같은 거예요.”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저 역시 자신감이 없었고 동시에 조금 무서웠어요. 어떤 논문을 인용한 것도 아니고, 너무 제 생각에  맞춰 서사화 시켰나 싶어서요. 다른 인용할 만한 걸 계속 뒤져보기도 했어요. 별로 나오진 않았지만…"

 

무척 공감이 갑니다. 사실 저는 겁이 나서 그런 부분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민형님 역시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형님을 이끄는 힘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끌고 나가는 힘? 마감? (일동 폭소)

 

단번에 이해가 되네요.

 

지금 일단 이걸 잡았으니까, 이걸로 어떻게든 만들어 봐야겠다는. (웃음) 마감이 진짜 강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욕심도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네요.

 

낸 골딘 글 같은 경우는 사실 사진을 도구 삼아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낸 거예요. 제가 느껴온 감정들이 있고 그것을 담아낼 만한 소재를 찾은 거에 가까워서, 기존의 평가나 해석 같은 것들에 영향을 좀 덜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회고록에 대해 쓴 글 <아는 사람과 하는 사람>에서, 무언가를 계속 해내려면 타고난 부분 외의 것들을 보강해야 한다고 쓰신 부분을 읽었어요. 민형님은 무언가를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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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에디터

 

 

무언가를 계속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은 제 정서를 안정화시키는 거예요. 저는 제 기분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편인데, 그 점이 불만스럽기도 했어요. 무던하게 태어났으면 매일 비슷한 감정 상태로 살 수 있을 텐데 저는 좀 예민한 감수성을 타고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덕분에 또 글을 잘 쓸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축복인 동시에 재앙인 거죠.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 양날의 검을 안전하게 잡으려면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 꼬박꼬박 운동을 하고 기상 시간을 정하면서 생활의 루틴을 만들고 저에게 할 일을 부여하는 편이에요.

  

민형님이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하신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실례가 안된다면 민형님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요. 민형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어떤 지점에서 하루키가 떠오른다는 말이었어요. 어제 민형님을 만나기 전날이어서 하루키의 책을 자연스럽게 집어 들었는데, <댄스 댄스 댄스>에서 민형님이 떠오르는 문장을 목격했어요. 혹시 읽어드려도 될까요?

 

네, 괜찮아요! 이런 거 좋아요.

 

소설 속 주인공 '나'는 자기 소개를 할 때마다 마치 성적표를 고쳐 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대요. 나를 소개한다는 건 필연적으로 자신을 포장해서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는 '개를 기르고 있습니다.'나  '수영을 좋아합니다.' 등의 되도록 해석이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이야기하고자 했대요. 저는 민형 님의 글에서도 뭔가 감정이 선행한다기보다는 구체적인 묘사가 드러난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단어의 조합이나 그런 게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해서, 하루키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저는 그런 식의 묘사가 하루키를 담백하게 보이게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민형님의 글에서도 그 지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너무 감사해요. 말씀을 듣고 생각해봤는데, 저는 일부러 감정을 배제하고 써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문장을 만드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하루키 책을 많이 접했고 그걸 좋다고 느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체득된 면이 있는 같아요. 또, 저는 감정을 표출할 때 먼저 소화를 한 다음에 풀어내는 스타일인 듯 해요.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그래도 감정의 진폭을 크게 느껴봤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특별하다는 게 아니라, 예민한 감수성이 있으니까요. 근데 그런 감정들이 한 김 식었을 때, 좀 먹기 좋게 됐을 때 글로 쓰니까 좀 슬픈 얘기를 하더라도 담백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은 항상 바뀔 수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나 원래 노래방 가는 거 안 좋아해.” 라고 말했던 사람이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즐길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저는 스스로에 대해서 평소에도 “나는 감성적인 사람이야”라든지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야”라는 표현은 조금 지양하려고 해요. 뭐, 습관적으로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웃음) 그런데 글에서도 그런 점이 드러났다면, 구체성을 띤 이야기나 사건들이 그 추상성을 표현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맛 나는 글



다음은 글맛에 대한 이야기에요. 민형님 글에서 글맛 느껴지는 거 알고 계시죠. (웃음)

 

(한참 웃는다) 제가 진짜 맛이라는 표현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맨날 맛, 먹었다, 먹어 치운다, 거의 글을 음식처럼 생각을 하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요. 글이 맛있어요. 글맛을 내는 비결이 있다면.

 

일단 어느 정도는 글맛이 느껴지게 신경을 쓰죠. 예를 들면 감자 튀김을 감자 튀김이라고 쓸 때랑 프렌치 프라이라고 쓸 때랑 맛이 다르잖아요.  그리고 콜라를 콜라라고 쓸 때랑 펩시라고 쓸 때랑 다르고.  빨대를 스트로우로 쓸 때도 달라요. 저는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감자 튀김이라고 썼다가, 여기서는 프렌치 프라이로 써야 더 글을 읽을 때 신선한 느낌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면 프렌치 프라이로 쓰고. 뭔가 대체될 만한 단어가 있으면 그 중에서 제일 맛깔스럽게 어울리는 단어를 고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문장을 썼을 때 지나치게 상투적인 문장을 쓰지 않으려고 의식하는 것도 있어요. 일부러 좀 의외의 조사를 쓴다거나, 의외의 단어를 사용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거 들으면서 역시 민형님은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저는 언어가 도망친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예시로 슬픔을 표현할 때면 ‘우울하다’나 ‘섭섭하다’, ‘서운하다’ 등 되게 여러가지 표현이 있는데 그걸 정확하게 배치하지 못했을 때 항상 아쉬움을 느껴요.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있어서 <언어의 정원>에세이를 인상깊게 읽었어요.

 

감사해요. 저는 언어가 도망가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 방법을 찾아봤는데, 제 기준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시인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제가 지금 시를 배우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지만요. 시에서는 ‘언어의 분절성’이라는 개념을 다루더라고요. 보통 무지개 색을 떠올리면 ‘빨주노초파남보’ 이렇게 7가지 색을 떠올리는데, 사실 무지개는 7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무수한 색의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잖아요. 시는 그 사이사이의 색, 무수한 색의 스펙트럼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 이야기 너무 흥미롭네요. 사실 저도 시를 쓰는 친구 덕분에 요즘 들어 시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이건 제가 좋아하는 친구의 시인데, 읽어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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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에디터

 

 

“너무 좋네요. 시인 친구라니, 멋있다.”

“덕분에 저도 이런 시를 쓰고 싶어졌어요.”

 

 

 

메일링크



벌써 인터뷰의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민형님의 현재 관심사가 궁금해요.

 

요즘에는 서비스 기획을 하고 있어요. 전공이 예술이고 관련 활동들도 계속 쌓아왔던 터라, 어찌 보면 문화예술계 종사자가 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온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까지 확신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사실 옛날부터 예술에 관심이 커서 들어간 학과는 아니었거든요. 여전히 예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미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좋아한다고 말하면 조금은 부끄러운 영역이 되기는 했어요. 정말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저라는 사람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어요. 새로운 걸 시작해도 늦지 않았고, 잘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그래서 성장하는 사업인 IT를 떠올렸고, 아직 기술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서비스 기획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저는 만들고 싶은 서비스가 있었거든요. 제가 기획 중인 서비스는 작가와 독자를 구독으로 연결하는 서비스에요. '메일링크'라고, 이름도 벌써 정했는데 3월 중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흥미롭네요.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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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에디터

 

 

요즘에는 작가 분들이 메일링 서비스를 많이 하시잖아요. 대부분 본인의 SNS에 홍보를 하면서 구독자를 모집하고 계신데, 저도 그런 식으로 글을 찾아 읽기도 하고 그렇게 연재를 해보려고도 했었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불편함이 여럿 있었어요. 우선 작가 분들을 찾는 게 힘들었고요. 유명한 작가들은 이름만 검색해도 나오지만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또, 모아보기 등을 통해서 사랑에 관한 글을 쓰는 작가를 구독하고 싶은데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그런 걸 절대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구독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는 신청을 해놓고 입금을 까먹은 적이 있기도 하고, 입금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기회도 없고요. 그럴 땐 작가한테 dm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그건 좀 부담스럽잖아요. 그래서 이런 걸 해소할 수 있는 어플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금 출시 예정 중인 메일링크는 독자가 구독 신청을 하면 그 작가의 글을 바로 자기 어플 안에서 받아볼 수 있어요. 작가가 직접 자기 소개 페이지를 꾸밀 수도 있고, 글을 올릴 수도 있고, 독자와 쪽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무료 컨텐츠로 시작하겠지만 유료 연재를 하시는 분들의 수익을 내드리기 위한 인 앱 결제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니 많은 작가 분들이 성공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메일링크’는 작가랑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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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형 에디터

 

 

민형님은 이전에도 아트인사이트에서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다. 그때 그는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으로 소개되었다. 약 1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는 확실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다. 욕심을 내어 나는 이 앞에 한 마디만 덧붙이고 싶다. ‘맛있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앞으로도 나는 이 사람의 글을 알사탕을 녹여 먹듯 입안에서 좌우로 굴려가며 맛있게 읽게 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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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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