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행 그리고 음악 [여행]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플레이리스트
글 입력 2022.02.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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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한 시간이 어느덧 3년째에 접어든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고, 불편해졌지만,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것 중 그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을 꼽자면 자유로운 여행의 기회라 말하고 싶다.


여행은 익숙한 곳을 잠시라도 떠나 새로운 곳에 나를 내던지는 행위이다. 여행을 떠나 도착한 새로운 곳이 비로소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또 다른 새로운 곳으로 훌쩍 떠나 버리는 것이 여행의 매력이다.


머물러 살아보는 것과 여행의 가장 큰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여행자는 도시의 골목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비밀들을 모두 열어보지 못한 채 다음 행선지를 향해 떠나야 한다.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는 우리의 일부분과 여행지의 일부분을 교환한다.

 

그렇게 조각조각 모은 여행의 추억으로 우리는 일상에서의 부족한 낭만을 채우며 삶을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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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여행에서 담아온 풍경

 


코로나 펜데믹 이후 제대로 된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없었다. 중간중간 짧게나마 다녀온 부산과 강원도 여행으로 잠시나마 일상을 환기할 수 있었다. 문득 헛헛해지면 사진첩에 들어가 다녀왔던 여행지들을 담아온 사진들을 본다. 여행이란 참 신기한 것이, 시간이 오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담긴 장소의 열기와 분위기, 습도까지 기억난다.


맛을 잘못 고른 이름이 어려워 읽을 수 없었던 음료를 마시며, 해 지는 강을 바라보며 친구와 꼭 다시 이곳에 돌아오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직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어쩌면 평생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그런 순간들을 위해 여행한다.


여행을 가면 음악을 참 많이도 듣게 된다. 교통수단을 통한 이동시간에 창 밖을 내다보며 듣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찾아간 펍에서 틀어주는 노래를 듣게 되기도 하고, 길거리의 누군가가 하는 버스킹을 듣기도 한다. 여행의 모든 순간에는 음악이 함께 한다. 여행에 대한 내 소중한 기억들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 플레이리스트를 적어보고 싶었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밴드 오아시스의 명곡 중 하나인 [Don’t look back in anger]. 햇볕이 따뜻했던 겨울의 포르투 동루이스 강변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원곡보다 부드럽고 단순한 기타 연주 위에, 경쾌하고 맑은 여자의 목소리가 낯익은 가사를 불렀다. 동루이스 강이 넓게 펼쳐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두 여자가 통기타를 치며 부르던 버스킹 버전의 ‘Don’t look back in anger’ 영상은 지금도 내 핸드폰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문득 포르투가 그리워지면 그 영상을 다시 꺼내본다.


원곡과 다르게 나른하고 달콤한 느낌이 강했던 ‘Don’t look back in anger’는 포르투라는 도시와 닮아있었다.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맛있는 와인까지, 아무 걱정 없이 발 닿는 대로 걸어 다녀도 마냥 좋았던 포르투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조금 더 힘차고 거센 느낌의 원곡을 여행 내내 생각날 때마다 재생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새로운 곳에서 멋진 풍경을 보며 듣는다면 더더욱.


 


 

Aerosmith – I don’t want to miss a thing

 

영화 ‘아마겟돈‘의 ost로도 유명한 Aerosmith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은 70년대 미국을 풍미했던 록밴드 Aerosmith의 가장 큰 히트곡들 중 하나이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노래이기도 할 이 록 발라드는, ‘아무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라는 뜻의 제목부터 여행에 잘 어울리는 곡이다.


뭉클한 감동을 주기까지 하는 멜로디 라인은 벅참을 더한다. 여행을 떠나는 길에 설레는 마음으로 들을 때와 여행이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었을 때 각각 다른 감동을 준다. 짧게 다녀온 여행이라도 돌아오는 길에 항상 듣는 노래다. 정말 이번 여행이 끝났다는 기분이 들어 때로는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며 새 여행을 시작할 날이 올 테니 말이다.

 

 

 

 

마이 앤트 메리 – 공항 가는 길

 

1999년에 1집 앨범을 내며 데뷔한 홍대 언더씬 1세대 모던 록 밴드인 마이 앤트 메리의 곡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지치는 순간이 온다. 길을 잘못 들어 목적지까지 멀리 돌아가야 한다던가, 일정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던가, 몸이 힘든 순간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다시 힘을 내야 하는 순간에 비타민이 되어줄 수 있는 곡이다.


‘불안한 마음과 설레임 까지’ 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후렴구는 지침에 가려진 여행지에서의 설레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순간의 소중함과 나아갈 힘을 주는 소중한 곡이다. 조금 무리해서 과한 일정을 소화해 기운이 없어질 때에는 이 노래를 들었다.

 

*

 

노래 위에 여행의 추억이 쌓인다. 노래를 들으면 생각나는 장소와 장면들이 많아진다. 앞으로도 이 노래들 위에 많은 장면들을 쌓아가고 싶다. 다시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을 들으며 비행기에 몸을 싣고, 벅찬 추억을 안고 돌아오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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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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