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셔터로 새겨진 영원성 – 게티이미지 사진전 [전시]

게티이미지 사진전 – 세상을 연결하다
글 입력 2022.02.1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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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문맹은 글을 못 읽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못 읽는 것이다.

- 발터 벤야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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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getty images, 평소 올림픽과 난민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익숙한 워터마크이자 콘텐츠 기업이다. 사실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매개체이자, 삶의 저장고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을 넘어 사회 그리고 세계 넘어서까지 누군가의 희로애락을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아카이브이다. 그들의 컬렉션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이들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했다.

 

게티이미지는 마크 게티와 조너선 클라인이 1995년에 설립했다. 쪼개진 아날로그의 스톡 사진 비즈니스를 브랜드로 탈바꿈시켜 현재 인상적이고 창의적인 사진의 방대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제공하고 있다.

 

워터마크로만 알고 있는 게티이미지의 사진작가들, 그리고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을 보려니, 관람하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전시관에 들어갔을 때 놀랐던 것은, 5개의 섹션의 구성이었다. 섹션에 따라 사진작가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게티이미지의 산실인 헐튼 아카이브, 각 시대상을 드러내는 기록들, 그리고 코로나19 일상으로의 초대까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사진이 변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클래식한 흑백의 기록들에서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들로, 눈이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SECTION 1 아키비스트의 저장고

아키비스트의 저장고는 4억 개가 넘는 이미지 기록물 보관소로서 게티이미지의 방대한 아카이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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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엔드의 사제, 1940.11.23, ⓒphoto by Bert Hardy/Getty Images

  

 

사진 속 소녀는 어머니의 반대로 전쟁 중 피란을 떠나지 못한 소녀 헬렌 부시이다. 런던 이스트엔드의 폭파된 집에서 프랑스 구호 의류를 챙기는 사제를 돕고 있다. 소녀와 사제 뒤로 보이는 폐허 속 건물이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낸다. 이를 사진에 담아낸 버트 하디는 영국 사진기자로, 20세기 사진사의 거장이다.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다는 그가 매우 대단하게 느껴진다.

 

작은 카메라에 빠르게 끼워 넣을 수 있는 필름 교환 방식은 버트 하디가 추구하는 촬영 방식과 잘 맞았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엄청난 압박의 상황에서도 독특한 사진을 지속적으로 찍게 되자 결국 위와 같이, 제2차 세계대전 런던 대공습 전후의 가장 기억될만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SECTION 2 현대르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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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으로 분신자살을 시도한 헤라트 여성, 2004.10.22, ⓒphoto by Paula Bronstein/Getty Images

 

위 사진 속 여인은 분신자살 시도로 몸의 70%에 심한 화상을 입은 열여덟 소녀 마수마이다. 현재 약혼한 상태인 마수마는 두 달 전 화상을 입었으며, 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의료진에 의하면 그해 7월까지 80건이 넘는 분신 신고가 접수됐다고 하는데, 감히 짐작하건대 이는 보수적인 이슬람 법과 남성 중 심의 아프간 사회에서 여성의 종속적인 위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손에 생긴 흉터를 보여주는 마수마의 눈빛과 표정은 아프간 사회에서의 고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눈빛에는 절박함, 두려움, 박탈감이 모두 담겨 있다.

 

 

이란 국경 인근 지역에서 분신했던 소녀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위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무력함을 보여준다.
 

- 폴라 브론스타인

 

 

마수마를 사진에 담은 폴라 브론스타인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사진으로 표현해야 하는 스토리가 그곳에 있다는 그의 말이 매우 슬프다.

 

 

SECTION 3 기록의 시대

사진의 발명부터 현재까지 카메라로 기록한 순간들을 시대적으로 볼 수 있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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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어머니, 1936.01.01, ⓒphoto by CORBIS/Getty Images

  

 

위 사진은 이주노동자의 삶을 담아내었다. 사진 속 여성은 7명의 아이를 둔 어머니이다. 이 시기 그들을 덮친 대공황은 모두를 궁핍한 삶으로 인도했다. 사진 속 여성 또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작은 텐트에서 아이들과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트럭 타이어를 내다 팔아야 했을 만큼 가난한 처지를 희망을 잃은 듯 먼 곳을 바라보는 그녀의 지친 눈동자가 말해주고 있다. 수줍은 듯 엄마 어깨 뒤로 숨은 아이들도 눈에 보인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사진이 세상에 공개되자, 궁핍한 국민의 구제를 위한 뉴딜 정책에 반대했던 여론이 돌아서기 시작했었다는 것이다.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작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SECTION 4 연대의 연대기

 

같은 주제를 다루는 기념비적인 작품을 소개한다. 주제는 인권이다. 시공간을 초월해 되풀이되는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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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몽고메리 행진, 1960.03.01, ⓒphoto by Steve Schapiro/Getty Images

  

 

마틴 루서 킹이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흑인 투표권 제한을 항의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굳건한 표정으로 서로의 팔짱을 끼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결연한 의지가 사진만으로도 느껴진다. 이 기록은 역사의 순환성을 다루면서도 인류애와 평화정신 등 변하지 않는 보편 가치를 되짚는다.

 

 

SECTION 5 일상으로의 초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잘 이겨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응원의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상을 잃어버린 2년의 기록과 더불어 이제는 너무나 소중해진 일상 속 기억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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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마스크를 쓴 채 하는 영화 속 키스, 1937.01.01, ⓒphoto by Imagno/Getty Images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마스크. 1937년 사진에 마스크가 등장한다. 당시 독감이 대유행 중인 할리우드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영화 속 키스 장면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85년이 지난 현재 2022년에도 이 사진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잊지 말아야 할 웃픈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역사의 순환성을 여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의 비하인드를 소개하자면, 촬영이 진행된 1937년 당시 독감의 치사율은 10만 명 당 85.7명이었다고 한다. 사진 속 인물인 베티 퍼니스와 스탠리 모건은 실제 촬영까지 약 20여 차례에 걸쳐 리허설을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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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관과 2관의 확연한 차이점이 보인다. 1관의 경우 ‘사진’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어 사진의 클래식한 멋을 강조했다면 2관은 디지털 방식으로 방대한 기록들을 부드럽게 엮어 편안한 관람을 유도한다. 특히 인류애를 자극하는 사진들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 순간을 회상해 보는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사진이 발명된 1839년 이후 약 180년 동안 사진을 향유하는 형태에도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 사진이 인화 과정을 거쳐 전통적인 액자 프레임으로 소수만을 만났다면, 현재는 광범위한 대중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을 통통해 이미지를 제작하고 전달한다. 게티이미지는 오리지널 빈티지 필름을 아카이빙하고, 고화질로 복원해 소개해왔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사진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

 

기억에 남는 기록물은 단연 전쟁 상황을 담은 사진이 아닌가 싶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곳곳에서 셔터를 누르고 있는 종군기자들의 사진들은 세대와 국적,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감정을 담아 서로를 연결하고 있다.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반복되는 인류의 연대기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게티이미지는 지금도 우리의 일상과 함께한다.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들을 생산하며 4억 장이 넘는 이미지와 1200개 이상의 영상 콘텐츠를 유통 중이다. 또한 코로나19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달한다. 게티이미지 사진전에서 방대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역사적인 순간들은 물론 그 이면에 있는 비하인드스토리를 통해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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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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