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소설보다 재미 있는 명화 읽기 - 기묘한 미술관 [도서]

글 입력 2022.01.0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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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혹은 작품 속 철학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술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는 저마다 무궁무진하며, 이를 혼자 힘으로 모두 읽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문가의 해설을 듣거나 작품에 관한 정보를 탐색함으로써 작품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해설사의 해설 방식에 따라 관람자가 작품을 보고 얻게 되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작품의 어느 요소에 집중하여 설명하는지가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화가의 인생, 시대적 배경, 작품 속 대상의 상징적 의미 등. 관람자가 어느 부분에 집중하도록 할 것인가는 해설사의 몫이다.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인 진병관은 명화에 관련해 잘 알려진 이야기보다, 아직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관심이 많았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의 미술관을 1,500여 회 이상 다니며 작품 해설을 해온 그는 작품을 보고 설명하는 일이 여전히 설레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같은 작품을 수백 번 보고 설명해도 지겹지 않을 만큼, 작품 해석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졌다가 수개월 만에 재개관한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한 그는, 미술관을 나오며 생각했다. ‘여행을 하기도, 미술관에도 가기 힘든 시기인데 흩어져 있는 명화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미술관이 있다면 어떨까?’ [기묘한 미술관]은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상상 속 미술관이다.
 
 

상상 속의 기묘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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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 프라도 미술관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미술관에 실재하는 작품들을 하나의 가상 공간에 불러낸다. 특정한 작가나 미술 사조의 작품들을 모아 놓은 전시회는 익히 경험할 수 있지만, 이토록 다양한 명화들을 비슷한 주제로 묶어 기획한 전시를 경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미술관은 총 다섯 개의 관으로 나뉘어 있다. 1관은 '취향의 방'으로,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화가의 취향을 주로 다룬다. 2관은 '지식의 방'으로,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 상황 등 작품에 관련된 지식을 알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그림들을 전시한다.

3관인 '아름다움의 방'에서는 누구나 아름답다고 인정할 만한 보편적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과, 새로운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를 테면 렘브란트 판레인의 <도살된 소>와 같이 다소 잔인하고 보기 불편한 작품을 통해 추함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4관 '죽음의 방'에서는 인생이나 작품 세계에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까이 했던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죽음과 삶에 대해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5관 '비밀의 방'에서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처럼 기묘한 미술관은 각 테마에 맞게 구성한 명화들에 대해, 관람자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장이다. 전문 해설가이자 기묘한 미술관의 기획자인 진병관의 설명은 관람자(독자)에게 상상의 뿌리를 제공한다.
 
 

명화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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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화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될 수가 있을까? 작품을 그린 화가 본인이 아니고서야 작품에 대해 완벽히 꿰뚫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기묘한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 중에는 너무 유명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명화들도 많으나,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도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한 번 누군가에게 설명을 듣고 실제로 보았던 그림이라도, 나중에 다른 설명을 듣게 되면 또다시 새로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는 작품이라도,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화가에 대해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했을지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기묘한 미술관에서 다루는 명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통해, 끊임 없이 새로운 재미를 찾아낼 수 있는 '명화 읽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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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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