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생에 고통 한 스푼 - 샤갈 특별전

글 입력 2022.01.01 01:4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2021년 11월 25일부터 22년 4월 10일까지 마이아트뮤지엄은 독창적인 소재와 화풍으로 미술사에 발자취를 남긴 화가 샤갈의 회고전이자, 샤갈에게 가장 중요한 예술 창조의 원천이었던 '성서'를 주제로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을 개최한다.


마르크 샤갈은 러시아 태생이자 프랑스에 정착한 화가로, 다채로운 색감과 몽환적인 화풍을 바탕으로 삶과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파해 피카소, 마티스 등과 함께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마르크 샤갈은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화가이다. 필자는 마르크 샤갈을 중학교 때 배운 김춘수 시인의 “마을에 내리는 눈”을 배우면서 알게 됐다. 김춘수 시인의 “마을에 내리는 눈”은 마르크 샤갈의 그림을 보고 시인 김춘수가 느낀 시상을 표현한 시이다. 이처럼 샤갈의 그림은 글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러한 샤갈의 작품 특징 때문일까.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선보이는 마르크 샤갈 전시는 기존 국내에서 그간 단독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성서'라는 주제를 다룬다. 샤갈은 1930년 처음 성서 작업을 의뢰받아 방문한 예루살렘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성서에 대한 주제로 작업을 이어갔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14703541_04.jpg


 

또한, 이를 시작으로 샤갈은 유대인의 운명과 고난에 대한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기는데 그는 십자가를 진 예수에 유대인이면서 예술가인 자신을 투영하기도 한다. 성서 작업 외에도 샤갈은 자신의 말년을 성당을 위한 스테인드글라스, 태피스트리, 발레 무대세트와 의상 그리고 석판화 작업에 매진하며 보냈다.


특히 1973년 성서적 메시지를 주제로 한, 국립샤갈 미술관을 니스에 건립하면서 그의 성서 예술을 담은 미술관을 지었던 그의 평생의 꿈을 실현했다. 이런 샤갈이 성서를 통해 전달하는 인류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올 연말 따뜻하게 감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은 “샤갈의 모티프”, “성서의 백다섯 가지 장면”, “성서적 메시지”, “또 다른 빛을 향해” 이렇게 총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관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부분은 “성서적 메시지”와 “또 다른 빛을 향해” 두 가지이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24354537.jpg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24519433.jpg

 

 

두 부분을 추천하는 이유는 “샤갈의 모티프”, “성서의 백다섯 가지 장면”는 전체적인 전시가 성서의 내용을 다루는 샤갈의 작품을 보이고 있어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것과 달리 “성서적 메시지”는 전시장 벽에 성서의 주요 사건과 관련 인물이 설명되어 있어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작품을 이해하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서적 메시지”에서는 성서에 나오는 주요 사건과 인물을 모티프로 샤갈이 자신만의 해석을 담아 그린 작품을 큰 주제별로 선보인다. 관객은 이 부분에서 성서의 내용을 샤갈이 어떻게 해석했고 유대인이면서 예술가인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 대입했는지 보며 샤갈의 예술관을 느낄 수 있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14703541_01.jpg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14703541_03.jpg

 

 

마르크 샤갈은 “만약 제가 유대인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예술가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예술가가 되었을 것입니다.”라고 할 정도로 유대인을 자신의 중요한 정체성으로 여긴다.

 

그의 유대인 정체성을 작품에서 드러낸 것이 그의 성서 작업이기 때문에 “성서적 메시지”는 마르크 샤갈의 전부를 보인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14703541_05.jpg


 

“또 다른 빛을 향해”는 마르크 샤갈의 행보와 마지막 열정을 선보이는 부분이다.

 

여기서는 마르크 샤갈의 자작시와 관련 그림 작품을 같이 볼 수 있고 바로 맞은편에서는 그가 제작했던 포스터와 함께 그의 말년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뽑으라면, “또 다른 빛을 향해”를 선택할 것이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25003723.jpg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25010067.jpg

 

 

“또 다른 빛을 향해”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마르크 샤갈의 자작시와 그의 그림을 같이 전시해놓은 구성이고 두 번째 이유는 마르크 샤갈의 포스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마르크 샤갈 하면 김춘수 시인의 시가 떠오르는 필자에게 샤갈의 자작시와 관련 그림을 같이 전시한 구성은 샤갈의 그림을 보다 예술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소였다.


또한 마르크 샤갈이 직접 작업한 포스터를 본다는 점은, 그 시대의 인물이 아님에도 그가 어떤 장소에서 전시를 진행했고, 언제 진행했는지 생생하게 보는 기분이라 시공간을 초월한 것처럼 전시를 관람하게 하는 요소였다.


이번 전시는 성서를 주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서를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재밌게 관람할 수 있게 미술관에서 노력한 부분이 잘 보였던 전시라고 생각한다.


성서 내용을 오디오 북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오디오 클립 콘텐츠를 아티스트와 지니뮤직과 함께 선보이는 점과 “성서의 백다섯 가지 장면”을 배치해 성서 지식이 있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었다면, 그다음에 곧바로 “성서적 메시지”를 배치해 성서에서 샤갈이 중요하게 보았던 사건과 인물을 설명하며 작품을 전시해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재밌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노력이다.

 

 

[꾸미기][크기변환]KakaoTalk_20220101_025253413.jpg


 

따라서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는 꼭 방문할 것을,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샤갈이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였고, 이를 작품에 어떻게 녹여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고통이 한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감상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번 전시는 표면적으로는 성서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사실은 샤갈에게 유대인이라는 바꿀 수 없는 고통스러운 정체성이 영향을 미친 내용을 다루며 우리에게 어떻게 우리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인생에 도입시킬 것인지 고찰하게 하는 전시라고 느꼈다.

 

인생을 고통 없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번 전시를 관람하기를 바란다.

 

 

20220101025638_twbtyfoo.jpg

 

 

[이세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