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각 외 다른 감각에 집중하여 - 어둠속의대화 [미술/전시]

글 입력 2021.12.2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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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의대화.jpg

 

 

어둠속의대화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로드 마스터와 함께 100분간 시각 이외의 감각으로 체험하는 신비롭고 이색적인 능동적 참여형 체험 전시입니다.

 

 

소요시간| 100분

관람시간| 수·목·금·토·일/공휴일 10:00-19:00

휴관일| 월·화

관람연령| 8세 이상(취학 아동)·70세 이하

상세공지|

-1회차당 최소 1명에서 최대 8명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1일 37회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15분 간격으로 예매 가능합니다.

-유의사항 및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어둠속의대화' 홈페이지 소개 글을 참고 및 발췌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전시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빛이 존재하는 완전한 어둠 속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 '어둠속의대화'. 이는 1988년 독일에서 시작된 이후 34년간 유럽,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60여 지역에서 1,200만 명 이상이 경험한 국제적인 전시 프로젝트다. 현재 한국에서는 북촌과 동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이는 문화생활을 자주 하는 친구가 내게 추천해준 전시로, 평소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홀리듯이 예매하게 되었다. 그가 리뷰를 보고 가면 재미가 반감된다길래 함께 가는 지인과 제목만 가지고 어떤 내용일지를 유추했다.

 

처음에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마스터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줄 알았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 얘기나 갖가지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하니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른 결의 전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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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어둠속의대화'

 

 

사실 어둠속의 '대화'라기 보다는 어둠속의 '체험'에 가까운 전시였다. 우리는 로드 마스터를 따라 시야가 차단된 어두운 공간 속 숲, 바다, 시골, 카페 등을 다녀왔다.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동원해서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유추해나갔다.

 

여기서 가장 많이 사용된 건 촉각으로, 우리는 가는 길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훑어내렸다. 실제로 대나무처럼 딱딱한 느낌의 물체가 만져지고, 귓가에 바람 소리나 물소리가 생생히 들려왔을 때 이곳이 숲을 재현했음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아무래도 어둠 속을 두 발로 걷기에는 무리가 있어선지 시각장애인용 목발이 제공되었다. 우리는 앞사람에 의지한 채 목발로 바닥을 짚으며 걸었는데, 방향 감각이 사라져서인지 종종 충돌하거나 헤매곤 했다.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로드 마스터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으로 인도해줘서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중요한 감각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에 온전히 의지하니 어느새 정이 든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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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대 8명, 총 100분 동안 진행되는 전시였다. 우리는 2명씩 4팀으로 나누어져 과거의 추억이나 현재의 감정 상태를 나눴다.

 

이때 같이 온 일행 외에도 로드 마스터나 다른 팀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서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런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니 한결 편하고 즐거웠다. 물론 체험이 끝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서먹해졌지만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다른 감각을 사용해 무언가를 알아맞히는 게임이었다. 모두가 헤매고 있던 와중 혼자서 무엇인지를 맞췄을 때의 희열은 엄청났다. 사실 이를 제외하고는 대답하기 어려워서 굉장히 답답했다. 이러한 감정들로부터 눈의 소중함을 느끼며 삶에 있어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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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막바지에 접어들 즘, 로드 마스터에 관한 비밀을 들을 수 있다. 이를 알게 되는 순간, 그간 가졌던 궁금증이 해결되는 동시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로드 마스터가 가진 공통점이 전시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직접 체험하며 듣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어둠속의대화'는 누구와 동행하는지는 물론, 누구의 인도를 받는지에 따라 그 후기가 완전히 갈린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만족감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굉장히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임은 분명하다.

 

어둠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내가 언급한 비밀에 대한 스포일러만 조심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어둠이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완전히 감추기도 하고 또 다른 모습으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물리적인 관계를 단절시키는 '어둠'이라는 상황을 통해 시각 이외의 감각들을 활용한 '진정한 소통의 발견'이라는 발상에서 어둠 속의 대화는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어둠속의대화'만의 완전하고 안전한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로드 마스터와 만나 소통하며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에게 손을 내미는 법을 다시금 기억해낼 것입니다. 그 기억을 통해 각자가 가진 삶의 소중한 추억의 조각들을 꺼내어 펼쳐 놓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야기는 현재의 바쁜 일상을 돌아보고 다시금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어둠속의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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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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