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오늘 나는 인터뷰이가 되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던진 물음표
글 입력 2021.12.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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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인터뷰’가 뭐길래



예전부터 타인의 얘기를 듣는 걸 좋아했다. 궁금한 것은 항상 많다. 끝도 없는 이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향해 물음표를 던졌다. 그럴 때마다, 지인들은 귀찮은 내색 없이 곧잘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럼, 다시 반문한다. ‘그래서? 이럴 때는 어떻게 했는데?’ 그러고 보면 나는 매번 인터뷰어의 자세로 사람들과 대화를 한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만큼, 그 사람의 세계가 궁금했고 인터뷰를 가장한 대화로 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내가 했던 고민을 먼저 겪거나 관심 있는 직종에 있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구를 해소했다.


특기를 살리고 싶었달까. 올해 들어 인터뷰할 일이 종종 있었다. 스타트업 대표부터 작가, 비슷한 또래의 예술가, 문화기획자 등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점도 많다. 인터뷰 안에는 한 사람의 맥락이 담겨있다. 어떤 시간 속에서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엿볼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칠 때면 뚜렷한 가치관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인터뷰이의 모습에 절로 존경심까지 들었다.


여느 날처럼 인터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이런 문자를 받았다. “질문 모두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하나하나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당하는 기분은 어떤 걸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도 언젠가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Project 당신'은 이런 순간에 찾아온 소중한 기회다. 올해의 마지막 달에 지금의 나를 기록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나는 인터뷰이가 되기로 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를 들어볼래요?

 

 

 

Interview. 이정은, 24살, 대학생, 문화예술로 연결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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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정은, 24살입니다. 전공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졸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MBTI는 ENFP예요. 말이 많은 건 인정하지만, 소심한 관종에 가깝답니다. 실천주의형 인간, 기록광, 게으른 완벽주의자, 프로열정러. 단어로 표현하자면 대략 이런 사람입니다.

 


Q. 근황이 궁금해요.


며칠 전에 대학생으로서 듣는 마지막 수업이 끝났어요. 종강했을 뿐인데, 이제 진짜 사회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더라고요. 그래도 별다를 건 없어요. 옷을 좋아해서 의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한 지 반 년정도 됐고요. 뉴스레터 필진 활동이 마무리되어서 틈틈이 친구도 만나고 밀린 드라마도 정주행 중이에요. 일주일에 한 번씩 글도 기고하고 있고요. 채용공고도 부지런히 확인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Q. 방송작가를 꿈꾸며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진학했다고요.


맞아요. 제가 사실 변두리에 살아서 놀 거리가 많이 없는 곳에서 자랐어요. 자연스레 도서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죠. 원래는 일기를 즐겨 썼는데, 도서관에 가면서 읽었던 책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게 상을 받으면서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죠. 마땅한 꿈이 없을 때라서 이걸로 돈은 벌며 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글쓰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방송이란 분야에 빠지게 되었고 둘을 다룰 수 있는 직업을 고민했죠. 그 후, 학창 시절 내내 꿈이 방송작가였어요.

 


Q. 작년에 휴학했다고 들었어요.


확고했던 진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어요. 막상 대학교에 들어오니, 다루는 분야가 너무 광범위한 거에요. 나는 방송작가 하나만 생각했는데 말이죠. 방송부터 광고, 영상, 저널까지 다양한 영역을 경험할 수 있었지만,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렵고 헷갈렸어요. 학과 생활에 떠밀리듯 살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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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휴학을 어떻게 보냈나요?

 

외부 활동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언론사 서포터즈, 영화 작업, 공모전, 자격증 준비 등등. 애매하게 관심 있던 분야를 직접 경험하면서 꿈의 선택지를 하나씩 소거할 수 있었어요. 놀기도 많이 놀았어요. 혼자 제주도로 2주간 여행을 갔는데요. 홀로 여행을 간 것도 처음이었지만, 긴 기간 동안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던 시간이어서 더 기억에 남아요.


 

Q. 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정했나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다'는 거예요.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더군요. 모든 것의 시작점이 ‘글쓰기’였거든요. 그걸 ‘방송’과 연결했다면, 이제는 ‘문화예술’과 연결된 일을 하고 싶어요. 그게 에디터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기자, 작가, 기획자가 될 수도 있겠죠.

 


Q.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요?

 

아트인사이트를 알게 된 건 오래됐어요. 부끄럽지만, 이 에디터 활동에 지원해서 떨어진 적이 있거든요. 올해, 마음을 다잡으면서 그게 다시 생각났고요. 그리고 확인하고 싶었죠. '내가 진짜 이 분야에 적합한 사람인지, 이 길에 발을 들여도 되는 건지'. 다행히도 지금 이렇게 활동하고 있네요. 꾸준히 글을 쓰면서 초심을 되찾는 것 같아요. ‘아, 내가 이래서 글쓰기를 좋아했구나.’ 나를 다시 돌아보고 가다듬게 되더라고요. 문화예술의 향유자이자 생산자 역할을 겸하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기고했던 글을 보면 영화, 음악, 도서까지 관심 있는 분야가 많은 것 같아요.

 

세상살이에 호기심이 많은 터라, 얕고 넓게 다양한 분야를 좋아해요. 전시, 음악, 영화, 도서, 공연, 그 안에서도 가리는 장르가 없을 만큼 문화예술에서는 박애주의자라고 자칭합니다. 좋아하는 건 많지만, 그만큼 깊게 알지는 못해요. 이것저것 경험하고 싶은 욕심만 많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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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미도 많겠는데요?


취미는 많지만, 취향은 뚜렷해요. ‘아날로그’에 빠져서 LP플레이어, 필름카메라, 빈티지 소품에 눈을 떴어요. 자연스레 수집이라는 취미가 생겼죠. CD와 LP를 모으기 시작한 건 3년 정도 됐어요.  LP플레이어까지 구매했죠. 음악을 폭넓게 감상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필름 카메라'도 애용하고 있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무형의 것보다 유형의 것을 선호하죠. 필름카메라는 시간이 흘러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직접 인화해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원래 사진 찍기를 즐겨해서 디지털카메라도 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출사 모임에도 한번 참여하고 싶어요.

 

'영화'는 많은 사람이 가진 취미라 꺼내기 민망하지만, 음악 영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독립영화도 좋아하고요.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방구석 영화제를 연 적도 있어요. 재미있는 추억이었죠. 인생 영화는 ‘비긴 어게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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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씁쓸하지만, 첫 번째는 취업이 되겠네요. 장기적인 목표라면 '주체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기록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성찰하면서 삶의 가치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부지런히 경험도 쌓아야겠죠. 스티브잡스의 '커네팅 더 닷 스토리'를 좋아하는데요. 이 모든 여정이 어떻게 연결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은 점을 찍다 보면 어떻게든 이어질 거라고 믿어요.

 

 

Q. 올해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2021년은 당신에게 어떤 한 해였나요?

 

‘문화예술로 다채로운 일상을 즐기는 사람, 이것저것 경험하기를 좋아해요.’  제작하던 뉴스레터에서 저를 소개하는 문장입니다. 올해는 이 문장에 걸맞은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요. 뚜렷한 목표에 정진하기 위해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거든요. 그만큼, 이름 석 자 앞에 여러 명칭이 붙었습니다. 스태프, 에디터, 청년기자, 필진 등등.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문화예술도 즐겼어요. 돌이켜보니 이번 해도 참 열심히 살았네요. 작년보다 '나에 대해 더 알게 된 한 해'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Outro. 'Project 당신'을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기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눈여겨봤어요. 공개적인 공간에 사적인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게 흔한 기회는 아니잖아요. 활동하게 된다면, 꼭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이루게 돼서 기쁩니다. 인터뷰이의 입장이 낯설긴 했지만, 영광스러운 경험인 것 같아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의 시간까지 돌아보고 생각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내 얘기를 하는 게 항상 곤욕이었는데,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 이상하게 술술 꺼내게 되네요. 역시 인터뷰는 좋은 것 같아요.

 

이 글이 저를 얼마만큼 담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근사한 사람의 얘기는 아니지만, 재밌게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트인사이트로 연결된 모든 분의 안녕을 빕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어로서 들었던 말을 인터뷰이로서 전하고 싶네요.

 

 

“질문 모두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하나하나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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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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