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책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 '코코의 하루'의 김선혜 대표를 만나다

소중한 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대하여
글 입력 2021.11.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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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 ○○ 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왼쪽으로...”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열차가 정차한 뒤 문이 열린다. 유난히 뽀글거리는 머리 위에 털실로 촘촘하게 뜬 아이보리 빛 모자를 대충 눌러쓰고, 한 손에는 나무를 엮어 만든 둥근 버킷 백을 든 소녀가 소란스럽게 들어온다. 눈을 굴리며 앉을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것도 잠시, 소녀는 무슨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모양인지 서둘러 열차의 맨 끝 구석자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리고는 털썩 앉아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건 바로 고품질 ‘옥스퍼드’ 면 원단을 사용한 듯 탄탄해 보이는 네모난 북파우치…. 내부에는 5온스의 솜이 들어있는 듯 푹신해 보이기까지 한다. 소녀는 설레는 마음으로 북파우치의 윗부분에 달린 떡볶이 단추를 열고 시집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이후 북파우치는 다시 그녀의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인다. 그 테두리에 붙어있는 라벨에 새겨진 이름은... 다름 아닌 ‘코코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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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의 바람이 조금은 쌀쌀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던 작년 가을의 초입, 코코의 하루를 처음 만났다. 이름조차 생경했던 ‘북파우치’라는 것이 처음 내 손에 들어왔을 때였다. ‘책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이라니. 은은한 보라색 체크 패턴의 파우치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떡볶이 단추. 독특한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인 분위기에 나는 순식간에 매료되었다.


실제로 나는 한창 코코의 하루 북파우치를 가지고 다니며 독서에 다시 재미를 붙일 무렵, 진심으로 앞서 적은 글의 뽀글머리 소녀라도 된 듯이 굴었는데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책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슨 비밀스런 축제에라도 초대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감성적인 디자인의 북파우치에서 책을 꺼내 읽는 나의 모습이 슬로우 무비 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랬다. 나는 북파우치의 역할 따위는 까맣게 잊고 책이 아닌 파우치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역시 물건은 제 역할을 할 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북파우치의 역할은 책을 보관하는 것이었고, 성인이 된 이후 독서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던 나는 북파우치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책을 넣고 다니기 시작했다. 기꺼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는 수고를 감수했으니 일단은 열심히 읽어야 했다. 지하철에서의 이동시간, 홍대입구 9번 출구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가 벤치를 만난 순간…. 약간의 공백이라도 생기면 나는 이때다 싶어 신나게 책을 펼쳐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북파우치 안에서 책을 꺼내는 행위가 의미 있게 느껴졌지만 외출을 할 때면 자연스레 책부터 챙기는 나의 변화한 모습을 보는 것이 반가워졌고, 다시금 독서를 나의 생활의 일부로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북파우치에 담긴 책에서는 그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이의 귀한 마음이 사금처럼 묻어나왔는데, 그런 진실 된 마음은 대체로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나 또한 책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소중한 것은 더욱더 소중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 그 마음을 전파하는 사람. 매체의 홍수 속에서도 책이 공고히 지켜온 가치들이 있다고 계속해서 이야기할 것을 다짐하는 사람. 책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그것을 담는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더욱 궁금해졌고, 인터뷰를 핑계 삼아 그의 깊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나섰다.


 

 

책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 ‘코코의 하루’의 김선혜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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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함께하는 독서문화를 지향하며, 핸드메이드 북파우치를 자체 제작하고 있는 코코의 하루 대표 김선혜입니다.

 


Q2. 스토어 이름을 코코의 하루라고 작명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코코의 하루는 처음부터 북파우치로 시작된 브랜드는 아니고, 반려견 관련 용품으로 시작된 브랜드에요. 강아지들에게 눈 질병이 많이 일어난다는 걸 알고 해결방안을 떠올리다가 찜질 안대를 고안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저의 반려견인 코코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 이름을 만들게 되었어요.


물론 북파우치 사업과는 결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저는 사업을 시작할 때 제가 실생활에서 필요로 했던 상품들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굳이 강아지 용품으로만 카테고리를 한정 짓고 싶지 않았어요. ‘코코’라는 이름이 제 일상에서 가장 친숙하고 따뜻한 언어이기 때문에 저의 소소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상을 그대로 고객들께 전달하고 싶었고, 브랜드 명을 ‘코코’라는 이름으로 포괄적으로 묶을 수 있다면 통일감을 부여하는 등의 효과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려견 용품을 제외하고 제가 평소에 필요로 했던 상품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히 책과 관련된 상품이 떠올랐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독서를 좋아해서 버스에서 책을 읽다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 종점까지 다다르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읽고 있던 책의 모서리가 닳고 군데군데 찢어진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소중한 것은 더욱더 소중하게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의 반려견 코코의 하루가 편안하고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한 사업은, 코코의 하루를 이용하는 고객님들이 그들의 하루 중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바람으로까지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바쁘고 고된 하루를 보낸 뒤 갖는 독서 시간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일까요. 그 시간을 책임지고 더욱 소중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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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사업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항상 누군가 꿈에 대해 물어오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에서 제가 직접 만든 물건들을 판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제품 디자이너 등 관련 직종을 모색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해서 그려봤던 것 같아요. 그러던 도중 우연히 유튜브 ‘신사임당’이라는 채널에서 창업에 관한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또, 제가 불편하게 여겼던 것들은 다른 사람들도 불편을 느낄 테니까,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사업을 통해 일찍 은퇴하고 훗날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누리고 싶다는 바람도 한 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 (웃음) 그런데 이 일을 계속할수록 함께하는 독서문화를 선도하고 싶은 마음, 텍스트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어요. 이것이 궁극적인 사업적 목표로까지 이어진 것 같고요. 소중한 가치들을 잊지 않으면서 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Q4.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겪은 난관이나 고비의 순간들이 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사업에 뛰어든 시점과 맞물렸어요. 아무래도 초반에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죠. 그렇지만 하루빨리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마스크 두 개에 라텍스 장갑을 끼고 동대문을 돌았어요. 처음에는 어떤 제품을 어디서 사야 할지, 원단이나 재료 선택에 있어서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체계도 잡혀있지 않아서 발품을 열심히 팔았습니다. 다양한 원단을 만져보고 경험하면서, 샘플링 작업을 수도 없이 하면서 점차 그 기준이 뚜렷해졌어요. 그러던 중에 지금의 디자인 실장님을 만나게 되었고, 디자인적인 아이디어들을 의논하며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지금의 코코의 하루 북파우치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 한두 달 정도는 리뷰도 없고 입소문도 나지 않았을 때라 상품이 팔리지 않아서 속상했는데, 우선 상품 판매가 먼저라고 생각하여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가격을 낮춰 판매했습니다. 그 이후로 서서히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많은 고객 분들이 따스하고 진실 된 리뷰를 남겨주셔서인지 이제 그걸 보고 많이들 구매해주시는 것 같아요.

 


Q4-1. 처음 사업을 시작한 직후 (펜데믹 상황도 겹쳐) 막막한 부분이 있으셨을 텐데 지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대단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제가 노력한 만큼 꼭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했고 소비자들도 분명히 알아봐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저를 믿어주고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 주변 사람들 덕분에도 힘을 많이 얻었어요.

 


Q5.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고객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죠. (웃음) 후기를 다 챙겨보는 편인데, 제품 받고 감동을 받았다는 후기를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찍어주시는 정성스러운 사진들도 마냥 감사해요. 덕분에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고 가치를 되새기게 되었다는 말씀을 해주시곤 하는데 아직까지도 그런 리뷰가 달릴 때마다 놀랍고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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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코코의 하루 기획 의도는 "소셜미디어와 콘텐츠 서비스, 온라인 커머스 사이를 유영하다 보면 문득 너무도 많은 목소리가 머릿속을 채우다 못해 흘러넘치는 기분이 들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요. 깊이 공감한 부분인데요. 많은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책이 지닌 가치와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소셜 미디어나 여러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물론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그런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정작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어요. 책은 저의 페이스대로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사유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웁니다. 어떻게 보면 시간과 품이 드는 비효율적인 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만의 속도로 이야기를 곱씹고 상상하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비효율성을 사랑하는 사람이고요. (웃음)

 


Q7.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요?


독립서점과 대형서점에 북파우치 입점을 추진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이 더욱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된다면 훗날 오프라인 매장도 개업하고 싶어요. 한쪽에는 갤러리처럼 북파우치를 전시해두는 공간을 마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음료도 마시고 책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현장에서 고객이 파우치를 고르면 그것에 맞는 도서를 추천해드리는 등의 이벤트도 열어보고 싶고, 북 콘서트나 북 토크 등도 진행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매장을 갖기 전까지는 작은 책방을 빌리고 작가님을 초빙하여 북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어요. 단순한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를 주최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매달 진행하고 있는 서평 이벤트를 꾸준히 열며 함께하는 독서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자신의 계정에 서평을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자체제작 수작업 북파우치를 보내드리는 이벤트인데, 단순한 파우치 홍보를 넘어서 서평을 공유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느낀 바를 작성하며 텍스트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선정된 서평은 북파우치를 구매하신 분들에게 발송되고, 리그램해서 나눌 수 있도록 합니다.

 


Q8. 선혜 님과 대화를 나눌수록 어떤 마음으로 살아오셨는지 궁금해지는데요. 혹시 가치관 혹은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이것 역시 거창할 건 없어요. 착하게 살자, 정직하게 살자. (웃음) 이런 건데,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사업을 할 때도 이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솜이나 안감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서 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좋은 원단과 재료를 쓰고, 소비자 입장에서 받아보았을 때 질적으로 만족을 느끼도록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완벽주의자 같은 부분이 있는데, 포장할 때도 실밥 하나라도 튀어나오는 게 싫어서 마감을 꼼꼼하게 보는 편이에요. 실제로 시간을 들이는 만큼 고객도 고스란히 그것을 알아준다는 것을 사업하면서 자주 느꼈어요. 그래서 더욱 정성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9. 코코의 하루에는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이나, 피카소의 작품 등 명화를 모티브로 삼은 파우치들이 있어요. 이런 파우치들을 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도 비슷한 느낌의 상품을 제작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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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로 파우치를 구성했어요.


지금 기획 중인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동양화 파우치나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모네, 피카소 등의 명화를 모티브로 삼은 파우치 같은 경우는 잊힐 수도 있는 과거의 정서를 현시대로 소환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저 실용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봤을 때도 직관적으로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도 다양성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보고 싶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훗날에는 코코의 하루의 고유의 빛깔을 담은 파우치를 제작하고 싶어요.


 

Q10. 코코의 하루 파우치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기본적으로는 북파우치의 용도에 맞게 책을 보관하여 들고 다니면서 읽는 것이 있겠네요. 그리고 필요에 따라 아이패드, 이북리더기, 태블릿PC 등의 전자기기나 다이어리, 문구류를 보관하기에도 용이합니다. 아니면 스스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보관해주셔도 (웃음)저에게는 큰 기쁨이겠네요. 그리고 북파우치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에게 모두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나중에는 책과 세트로 판매도 해보고 싶어요.

 

*

 

시종일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두 눈을 빛내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혜 님의 모습을 보며, 나는 <코코의 하루>라는 브랜드명과 동명의 영화인 <코코>의 한 대사를 떠올렸다.


 

“널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게 되면, 넌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야.”


- 영화 <코코> 중에서

 


영화 <코코>에서는 죽음 뒤의 사후세계가 존재한다. 죽은 자들은 후대 사람들에게 계속 기억되면 사후세계에 머무를 수 있지만, 그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면 소멸되고 만다. 영화를 보면서 죽음보다 두려운 것은 잊히는 것이며 잊힌다는 것은 결국 이 세계에서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짐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에서 그래도 책이 공고히 지켜온 가치들이 있다며 잊혀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할 것을 다짐하는 <코코의 하루>. 영화<코코>의 메시지는 기억한다는 것은 곧 사랑한다는 의미였다. <코코의 하루>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도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선혜 님과의 대담을 통해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앞서 등장한 대사를 뒤집어보면 이렇다.


“널 기억하는 사람들이 한명이라도 남아 있다면, 넌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거야.”


오늘날 출판업은 사양 산업이라고도 불리며, 영상매체의 부상으로 인해 활자 매체의 몰락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찾아지고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활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이들이 남아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계속해서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 한, 활자 매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 그 가치가 퇴색되지 않고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깨끗하고 진실 된 마음을 잠시나마 곁에서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따스한 에너지를 전달해준 선혜 님께 감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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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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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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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로예
    • 글 너무 잘 읽었어요! 문화초대로 북 파우치를 받았는데, 대표님의 창업 목적과 가치관을 알게 되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좋은 인터뷰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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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y
    • 함께하는 독서문화를 지향하는 코코 대표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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