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잘 먹고 잘 사는 법 그게 뭔지 아직은 몰라도 [음악]

오지는 하루를 살 수 있다면 된 거야
글 입력 2021.11.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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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듣고 아이처럼 웃어도 좋아!

 

‘잘 먹고 잘 사는 법’은 VIVO의 첫 번째 음악 프로젝트 ‘2021년을 잘 보내는 방법’의 마지막 장이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배우 라미란과 자우림의 김윤아 등 특별한 이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마지막 곡으로 음반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협업하며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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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VIVO에서는 셀럽파이브로서 열정의 메시지를 전파했던 송은이, 안영미, 김신영, 신봉선이 참여한다. 그리고 송은이와 함께 더블V로 기묘하고 매력적인 화음을 뽐냈던 김숙도 함께 한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의 라인업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이다. 엄청난 음악 스펙트럼과 예술성을 가진 아티스트 선우정아와 부드럽고 산뜻한 음색의 치즈, 그리고 국내 인디밴드 붐의 시작에 함께 했던 요조가 참여한다. 작사와 작곡은 옥상달빛과 요즘 가장 핫한 Z세대 작곡가 박문치가 맡았다.
 
봄/가을 페스티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이하 매스사)의 가수들이 모두 익숙할 것이다. 매스사의 음악과 VIVO의 콘텐츠를 모두 사랑하는 나는 유독 들뜬 마음으로 발매일을 기다렸다.
 



 
10월 28일, 드디어 음반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어깨를 왼쪽 오른쪽으로 두 번씩 들썩이면 박자가 딱 맞는 발랄한 노래였다. 반복되는 후렴은 금방 따라 부르기도 쉬웠다. 마치 동요를 부르듯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 웃으며 부르는 게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열 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때에 나도 소리를 높여 열한 명의 합창으로 만들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 그게 뭔지 아직은 몰라도
오지는 하루를 살 수 있다면 된 거야."
 
노래를 정확히 따라 부르고 싶어 가사를 찾아보았는데, 후렴에 ‘오지다’라는 단어가 있었다. 뭐라고 하는 건지 아리송했던 부분이 바로 그 단어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오지다’는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라는 의미의 표준어이다. 분명 표준어는 맞는데, 어쩐지 가사에 쓰는 건 좀 어색해서 귀에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다. 어색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 단어 하나로 통쾌한 기분이 들어 아이처럼 숨어서 킥킥 웃어버렸다.
 
 
 

좋은 하루는 좋은 삶보다 알아보기 쉽다.


 

좋은 삶을 규정하는 건 굉장히 어렵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건 물론 그걸 결정할 때의 기분에 따라서도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가 괜찮았는지를 판단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밥은 맛있게 먹었는지, 잠은 적당히 잤는지, 날씨가 마음에 드는지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하며 쉽게 대답할 수 있다. 그게 너무 단순하다면 오늘의 업무는 완수했는지, 사랑하는 이와 대화를 했는지 등을 점검할 수도 있다.
 
아마 옥상달빛과 박문치가 가사를 쓰며 의도한 게 이런 게 아닐지 감히 예상해 본다. 삶 전체가 괜찮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도 괜찮은 하루를 살았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그들의 가사로 가벼운 토닥임을 받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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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새로운 발견을 하나 했다. 일기를 늘 수기로 써오다가, 올해는 기분을 표기하는 일기 앱을 사용하고 있다. 매일 기분에 따라 표정을 하나씩 골라야 하는데, 쭉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나빴던 날이 많지 않더라.
 
화나는 일이 하나 있어도 결국 그날 침대에 누워 하루를 총평해보면 그 부정적인 사건은 대부분 내 하루의 작은 마이너스(-) 정도밖에 안 되었다. 그 위로 오늘의 기뻤던 일을 차곡차곡 쌓아보면 대부분 플러스(+)로 끝이 났다. 종합적으로 나쁘지 않은 날들을 성실히 모아보면 괜찮은 한 달이 완성된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가. 당신이 '오지는 하루를 보냈다'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멋진 어른도 한때는 사회초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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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는 법'은 뮤직비디오를 꼭 봐야 하는 곡이다. 빼놓고 논할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1절은 매스사의 아티스트들이 2000년대 대학생들의 스타일을 하고 나타난다. 싸이월드와 캔모아가 유행하던 그 시절이다. 그리고 2절이 되며 VIVO의 아티스트들도 등장하는데, 그들은 199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스타일을 하고 있다.
 
각자 시간을 보내던 두 그룹이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잔디밭에 앉아있던 송은이는 매스사 5인방과 눈이 마주치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의아스러운 기색은 이내 환한 웃음으로 변하고 모두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뮤직비디오 감독은 이 장면이 두 세대의 화합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시간을 걷다가 우연히 서로를 발견한 두 세대는 금방 친구가 된다.
 
대학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라 그런지 뭉클한 기분이 들며 분위기에 금방 빠져들었다. 20대 초중반의 대학 생활은 누구나 비슷하게 겪는다. 사회에 내던져지기 직전의 고민도 많고 유약한 시절. 때로는 세상에 맞서는 게 나밖에 없는 듯한 고립감에 빠지고 또 가끔은 쉽게 의기양양해지는 시기. 같은 경험과 감정을 가지고 다른 시간을 살아가던 두 그룹은 서로를 만나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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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비슷한 길을 걸어 어른이 된 이를 보는 건 큰 위안이 된다. 그들도 나처럼 어리고 미숙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직접 확인하면 자책하지 않고 좌절하지도 않을 힘이 생긴다. 반대로, 내가 걸어온 길을 따라오고 선망하는 후배를 볼 때도 용기가 생기기도 한다.
 
나는 아직 후배가 여럿 있을 나이는 아니지만, 나도 나름 인상적인 경험이 있다. 작년에 신입생과 밥 약속을 나갔을 때였다. 나는 나름 대학 생활을 풍부하게 즐긴 3학년이었기에 그에게 내가 해온 활동들을 소개해 줬다. 내 이야기를 쭉 들은 그는 '언니 같은 대학 생활을 하고 싶다'라며 기대에 찬 얼굴을 했다.
 
그때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정말 울컥했다. 지금까지 쓸모없는 일만 하며 살아왔다는 자책이 극에 달해있던 시기였다. 그의 말에 내가 그래도 나쁘지 않게 살았으며, 헛되게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는 안심이 밀려왔다. 내가 신입생 때 여러 선배를 보며 꿈꾸었듯이, 어느새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되어있었다.
 
 
 
X세대부터 Z세대까지, 서로를 지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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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참여한 매스사와 VIVO의 아티스트 10명은 X세대 김숙부터 Z세대 박문치까지 넓은 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96년생인 박문치보다 어린 나에게는 촘촘하게 구성된 그들의 나이 자체가 용기가 된다. 미디어는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자주 비춰주지 않는다. 삶의 다양한 가능성과 길을 본 적이 없는 이들은 절대 실패하거나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나 역시 사회가 제안하는 일반적인 길을 걷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생각에 갇혀 살아갔다.
 
하지만 이 곡의 주인공들은 조금 특별하다. 송은이는 VIVO의 대표로서 미디어랩 SISO를 통해 후배들을 이끌고 콘텐츠랩 VIVO에서는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한다. ‘이런 조합을 만들어낸다고?’라며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이 프로젝트 또한 VIVO의 도전이었다. 요조의 경우, 음악 활동을 하며 제주도에서 책방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의 특이한 행보에 사회는 보통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나이에 그런 걸 새로 시작한다고?” 그런 은근한 압박으로 사기를 저하하기 일쑤다. 하지만 지금 막 도전을 시작하는 나에게 필요한 건 그들의 도전적인 모습이다. 끊임없이 부딪히고 도전하며 각자의 세계를 여전히 구축해나가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 이렇게 각자의 삶을 잘 견디고 모인 인생 선배들의 모습은 분명히 수많은 여성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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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줄만 알았던 선우정아도 고막메이트에 출연하여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는 30대 후반 정도가 되면 삶의 안정기에 접어들어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여전히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 오히려 안심이 됐다. 어차피 끊임없이 고민하고 넘어져야 한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으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또 일어나면 된다. 그들에게 나이 등 사회적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시간까지 쌓아온 자본과 능력을 무기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야 한다. 나는 코앞에서 열 명의 인생 선배들의 우렁찬 도전을 보며 그걸 깨달았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의 마지막 즈음에 이런 가사가 있다. “혼자선 의미 없더라 (중략) 서로를 살피며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것.” 이 노래를 수십 번 들었는데, 꼭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가도 이 부분에서는 언제나 코끝이 찡해진다. 우리가 서로의 등 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혼자 살기에는 너무도 물리칠 게 많은 이 세상에서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운명으로 만난 우리가 서로를 단단히 지켜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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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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