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사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람]

행복의 근거
글 입력 2021.11.07 02:35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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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너무 행복해.”

“언니가 행복해서 다행이야.”

 

한밤중에 우리는 전화기를 붙잡고 한참을 ‘행복’에 대해 열띤 토론을 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지인인 언니가 최근에 ‘행복’의 기준을 다시 세우면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한 단어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인 양, 버스 안에서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어린아이처럼 행복을 만끽하는 언니의 모습에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도 덩달아 충만해진 마음으로 한참 동안 언니 얘기를 들었다.

 
통화를 끝낸 후, 나는 다시 고요해진 자취방에 홀로 누워 방금 전 언니와의 대화를 곱씹었다. 언니를 이렇게 충만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내가 내린 결론은 ‘감사’였다. ‘감사’의 사전적 의미는 1.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2.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를 하며, 무엇을 고맙게 여겨야 행복해진다는 말인가. 나는 그에 대한 답으로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 가진 것에 대한 마음의 초점


 

몇 달 전부터, 나는 명상을 시작했다.

 

이미 젖어버린 종이는 아무리 조심한다 한들 찢기기 쉬운 것처럼, 한동안 우울함에 젖어있던 나는 사소한 일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유약해진 마음을 다시 튼튼히 하고자 무작정 유튜브로 가이드 영상을 틀어놓고선 명상을 시작했다. 온전히 명상을 행하는 것에도 일명 ‘명상 근육’이 붙는 단련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여전히 머릿속에는 잡다한 생각들이 부유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명상을 해오면서 몇 가지 깨달은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 중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이 생각이 머릿속에 번뜩 떠올랐을 때,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감사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무사히 눈을 떠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음에,

따뜻하게 덮고 잘 이불이 있음에,

튼튼한 두 다리로 외출할 수 있음에,

안부를 전할 가족과 친구들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존재한다. 결핍이 있기에 우리는 갈증을 느끼고 무언가를 추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결핍된 것에만 치우친 시선은 내가 가진 풍요로움에 기어코 무심해지게 만든다. 늘 나를 둘러싸고 있지만 정작 나는 무감각했던 나의 풍요로운 세계에 이제서야 마음의 초점을 맞춘다.

 

 

 

조금이라도 더 머물고 싶은 마음으로 감사한 순간을 기록한다


 

나는 요즘 매일 ‘감사 일기’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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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일시정지라는 것은 없다는 걸 알지만 감사한 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랄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혹은 잠들기 직전 다이어리를 펼치고 감사한 순간들을 적어 내려간다. 하루에 세 가지라도 적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다이어리 한 칸을 다 넘길 때까지 적기도 한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연필을 들고, 오늘 하루를 되짚어 본다.

 

내가 오늘 마주한 찰나의 행복한 순간들(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길을 걷다 귀여운 강아지를 마주한 순간조차도)과, 혹시나 그 순간들을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까지 한 번 더 떠올린다. 그리고 그들과 내가 함께 머문 풍요로운 순간들에 대해 오롯이 감사함을 느끼며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간다.

 

마음 한편에 따스한 온기가 퍼진다.

 

 

[최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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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 밝은 세상
    •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들 지나가는 말로 감사하며 살아야 된다고들 하면서 금방 잊어버리고,,,또 다른 부좁함에 시달리는 불편한 진실,  근데 구체적으로 매일 감사일기를 쓴다는것이 확 와 닿네요,,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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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짱
    • 저도 알고는 있지만 쉽게 실천이 안되서 맨날 불평 불만을 달고 사는데,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봐야겠네요,  좋은글 걈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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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한 순간들을 조금이라도 붙잡아두고 싶었던 적이 엄청 많았어요. 고등학생 때 자습시간에 창가쪽 맨뒷자리에 앉아 창문 너머의 산 풍경, 미세한 바람에 흔들리는 커텐, 친구들의 책 넘기는 소리, 사각사각 펜 소리, 여자친구들의 머리카락 흩날리는 모습 그 교실 모든 것 하나하나를 느끼며 이 순간은 이제 다신 안오겠지, 늘 그리워 하며 살겠지,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머리에 담자.. 했었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네요. 기억을 손에 쥘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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