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즐거운 나의 집 - 가족같이 [공연]

글 입력 2021.10.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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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국 가부장제 사회 내에서 가장 끈끈하고도 수직구조적인 연으로서 자리잡아 서로에게 비극이 되어 왔다.

 

이전까지 사회는 가부장제라는 체제에 대해 대안과 해결책을 외면해왔다. 그 속에서 여성과 아이들은 폭력적인 상황에 자주 노출된다. 사회의 외면과 당연시되는 폭력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답을 찾는다.

 

이 연극은 2인극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일기장과 형식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가서는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기장에는 사춘기 소년, 즉 자신의 여린 삶에 대한 이야기 대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애증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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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이 말하기 힘든 사연들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연극의 톤은 코미디이며, 능수능란하게 역할을 바꿔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는 배우의 연기에 빠져 있다 보면 연극은 끝난다.

 

이 연극을 보면서 문득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한 영상이 생각났다. 연극이 남성의 시선에서 진행되었다면, 이 영상은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이 많이 되고 현재 박막례 할머니의 삶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 위로도 많이 되는 영상이었다.

 


 

 

연극의 '아버지'와 비슷한 자신의 '앙숙'에게 도시락을 싸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 영상 속에 몇십년이 담겨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몇십년은 주위에서 종종 듣던 누군가의 삶과 닮아 있기에 더욱 값지다.

 

멋지게도 박막례 할머니는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박막례 할머니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있겠지만 박막례 할머니의 강인함과 주체성을 본받고 싶다.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이제는 가족의 구성원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치우친 시선과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가장 소중히 한다면 답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너무나 힘든 인연이었다면 아무리 깊고 질기더라도 이제 그와의 인연은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포근히 안아주는 새로운 가족을 찾아 좀 더 행복한 삶을 당신은 살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좀 더 좋은 존재를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 존재가 사람이든 고양이든 말이다.

 

당신을 곁에서 따스하게 바라봐 줄 존재가 가족이 되길 바란다. 박막례 할머니의 삶, 그리고 연극 속에서 가족이 자신에게 큰 비극이었던 사람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즐거운 당신의 집에서 당신이 매일매일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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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집단 우주도깨비의 연극 <가족같이>(연출 김헌기) 공연이 2021년 10월 15일 ~ 31일 여행자 극장에서 올라간다.
 
해당 연극은 관객과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으며 2021년 춘천연극제 코미디 럭키세븐에서 대상, 연출상, 연기상을 수상하여 3관왕에 올랐고, 2020년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대상과 연기상 모두를 수상하며 3관왕 올랐다.
 
연극 <가족같이>는 한국의 가족상을 그리는 작품이다. '나'는 한국의 적당히 평범하고, 적당히 사연 많은 집안에 태어났다. 태어나 처음 만난 가족이라는 사회는 별과 별 사이만큼 거리가 멀다. '나'는 가장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아버지'라는 존재를 탐구하고 이해해봄으로 괴로움을 극복하고자 한다.
 
연극 <가족같이>를 통해 자신의 가족이 거울처럼 비춰 보이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이야기를 돌아보며, 코로나로 인해 닫혀있던 마음을 두드리는 가슴 따뜻한 공연이 될 것이다.
 
창작집단 우주도깨비는 과학의 영역인 우주와 판타지의 영역인 도깨비의 합성어인 것처럼, 논리와 비논리, 복제와 창작 사이에서 우주도깨비만의 언어를 찾아내 이 시대에 위로가 되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연출 김헌기를 비롯하여, 연극, 음악, 전통 등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이 만나 2020년부터 <가족같이> 작품을 제작하고 활동을 이어오다 2021년 새롭게 창단하였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한다. 창단 초기부터 공연예술제와 창작 지원을 받은 창작집단 우주도깨비의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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