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즐거운 나의 집 - 가족같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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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한국 가부장제 사회 내에서 가장 끈끈하고도 수직구조적인 연으로서 자리잡아 서로에게 비극이 되어 왔다.
이전까지 사회는 가부장제라는 체제에 대해 대안과 해결책을 외면해왔다. 그 속에서 여성과 아이들은 폭력적인 상황에 자주 노출된다. 사회의 외면과 당연시되는 폭력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답을 찾는다.
이 연극은 2인극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일기장과 형식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가서는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일기장에는 사춘기 소년, 즉 자신의 여린 삶에 대한 이야기 대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애증이 가득하다.
이 연극이 말하기 힘든 사연들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연극의 톤은 코미디이며, 능수능란하게 역할을 바꿔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는 배우의 연기에 빠져 있다 보면 연극은 끝난다.
이 연극을 보면서 문득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의 한 영상이 생각났다. 연극이 남성의 시선에서 진행되었다면, 이 영상은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이 많이 되고 현재 박막례 할머니의 삶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 위로도 많이 되는 영상이었다.
연극의 '아버지'와 비슷한 자신의 '앙숙'에게 도시락을 싸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 영상 속에 몇십년이 담겨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몇십년은 주위에서 종종 듣던 누군가의 삶과 닮아 있기에 더욱 값지다.
멋지게도 박막례 할머니는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박막례 할머니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의 사정과 상황에 있겠지만 박막례 할머니의 강인함과 주체성을 본받고 싶다.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이제는 가족의 구성원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치우친 시선과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가장 소중히 한다면 답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너무나 힘든 인연이었다면 아무리 깊고 질기더라도 이제 그와의 인연은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포근히 안아주는 새로운 가족을 찾아 좀 더 행복한 삶을 당신은 살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좀 더 좋은 존재를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 존재가 사람이든 고양이든 말이다.
당신을 곁에서 따스하게 바라봐 줄 존재가 가족이 되길 바란다. 박막례 할머니의 삶, 그리고 연극 속에서 가족이 자신에게 큰 비극이었던 사람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즐거운 당신의 집에서 당신이 매일매일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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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단 우주도깨비의 연극 <가족같이>(연출 김헌기) 공연이 2021년 10월 15일 ~ 31일 여행자 극장에서 올라간다.해당 연극은 관객과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으며 2021년 춘천연극제 코미디 럭키세븐에서 대상, 연출상, 연기상을 수상하여 3관왕에 올랐고, 2020년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대상과 연기상 모두를 수상하며 3관왕 올랐다.연극 <가족같이>는 한국의 가족상을 그리는 작품이다. '나'는 한국의 적당히 평범하고, 적당히 사연 많은 집안에 태어났다. 태어나 처음 만난 가족이라는 사회는 별과 별 사이만큼 거리가 멀다. '나'는 가장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아버지'라는 존재를 탐구하고 이해해봄으로 괴로움을 극복하고자 한다.연극 <가족같이>를 통해 자신의 가족이 거울처럼 비춰 보이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이야기를 돌아보며, 코로나로 인해 닫혀있던 마음을 두드리는 가슴 따뜻한 공연이 될 것이다.창작집단 우주도깨비는 과학의 영역인 우주와 판타지의 영역인 도깨비의 합성어인 것처럼, 논리와 비논리, 복제와 창작 사이에서 우주도깨비만의 언어를 찾아내 이 시대에 위로가 되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연출 김헌기를 비롯하여, 연극, 음악, 전통 등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이 만나 2020년부터 <가족같이> 작품을 제작하고 활동을 이어오다 2021년 새롭게 창단하였다.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한다. 창단 초기부터 공연예술제와 창작 지원을 받은 창작집단 우주도깨비의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성채윤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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