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행복을 찾아서! 창작 뮤지컬 '웨딩 플레이어'

글 입력 2021.10.24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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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플레이어 - 티저 스케치 4절 사이즈- 공유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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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 정리를 마음먹고 하다 보면 과거에 있었던 추억들을 살펴보게 된다. 필름으로 현상했던 어린 시절 사진들, 학창 시절 유행했던 일본식 스티커 사진, 친구들과 함께 썼던 교환 일기장, 편지 등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내 감정을 적나라하게 기록했던 것은 바로 다이어리가 아닐까 싶다. 중학교 때부터 쓰다 보니 어느덧 다이어리는 10권 넘게 쌓여 있었고 최근에 나는 이 다이어리들을 진지하게 펼쳐보며 과거를 회상하곤 했다. 내가 펼쳐 본 다이어리는 지난 주말에 본 '웨딩 플레이어'의 지원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지원은 결혼식장에서 연주하는 웨딩 플레이어다. 하지만 전 연인의 결혼식 연주를 맡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대타를 구하려고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원의 과거를 보게 된다. 나는 이 공연을 보면서 지원의 사랑과 헤어짐보다는 지원의 꿈과 행복에 초점을 맞춰 보게 되었다.

 

피아노를 시작할 때 행복해하던 모습, 피아노를 하면서 고통받는 모습, 피아노로 인하여 애인과 갈등하는 모습, 아무것도 연주하지 못하던 시절, 회복하는 모습, 행복한 모습. 이를 통해 한 인간이 살아온 삶을 전반적으로 다룬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 삶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공연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어느 순간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삶만 힘든 것도 아니었고 SNS 속 사람들 역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예전에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었고 나 역시도 힘들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젠 어떻게 보든 상관이 없고 모든 사람의 삶에는 굴곡이 있고 각자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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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의 흥미로운 점은 젠더 프리 공연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역할의 이름들 역시 성별에 치우쳐있지 않았고 다른 배우들은 '지원'의 삶을 어떻게 연기했을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나는 남성 지원이의 삶을 공감하면서 보긴 했지만, 여성 지원이의 삶을 더욱 공감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연인과의 갈등도 현실성이 있었다. 좋아하고 꿈을 꾸는 일과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함께하려는 현실은 아름다우면서도 힘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오롯이 느껴졌다. 그리고 헤어짐에서도 졸업 연주회라는 중요한 일정 전에 꼭 헤어져야 했을까 싶었고 마무리를 잘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0분간 혼자 춤, 연기, 노래, 연주까지 이어가는 배우의 집중력이 참 좋았다. 그리고 배우 뒤에 한발 물러서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 역시 눈길이 갔다.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공연을 이끌어가기 위해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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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순간이 있어도 결국 지원은 나아간다. 연주를 못 하는 트라우마가 생겼어도 극복해서 사랑하는 피아노 연주를 하고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복수가 아닌 행복을 축하하러 가기 위해 떠난다. 나는 그것이 진정한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나아가는 것은 늘 나에게 고민이고 생각할 부분이 있다. 잘하고 있는지 때론 모르겠고 당장의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기에 우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조급해하지 말고 나의 속도에 맞춰 나아가자고 나를 다독인다. 지원 역시 그렇게 나아갔던 것일 테니깐!

 

다이어리를 보면서 과거를 돌이켜봤고 나는 더이상 그 과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슬픔, 원망, 기쁨 모두 모두 추억으로 묻어두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와 내 앞에 주어진 현재에 충실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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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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