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샹송과 프랑스 오페라 '카르멘'의 결합 - 2021 서울오페라페스티벌

글 입력 2021.10.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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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2021서울오페라페스티벌-최종.jpg


몇 년 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자리가 멀어서 무대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문제도 있었지만 뮤지컬과는 매우 다른 호흡으로 인해 퍽 지루했던 경험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번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에서는 어떤 식으로 <카르멘>을 그려낼 것인가 기대를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2021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전막 공연은 물론 교육 프로그램과 갈라 콘서트, 국립오페라단과 협업 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올해로 6회를 맞이했으며 서울 대표 시민축제로 자리매김하여 예술인과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은 오페라 <라보엠>, 어린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 창작 오페라 <배비장전>, 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 그랜드오페라갈라쇼, 오페라 <허황후>로 구성되었다.


이 중에서 필자가 본 공연은 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이다. 말 그대로 프랑스의 대중가요인 샹송(Chanson)과 프랑스 대표 오페라 카르멘을 합친 것이다. 과연 샹송과 오페라의 아리아가 잘 어울려질 것인가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샹송은 완벽하게 오페라 속에 스며들었다.

 

호흡이 느리던 오페라의 흐름이 매력적인 샹송의 리듬으로 인해 변화를 겪게 되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샹송은 아코디언의 반주로, 아리아는 피아노 반주로 이루어지며 분위기 변화에도 신경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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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은 에디뜨 삐아프의 대표곡 장미빛 인생(La Vie en Rose),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 사랑은 누가 소유할 수 있나요(A quoi ca sert I’amour 등이 흘러나왔다. 오페라 카르멘의 넘버는 카르멘, 돈호세, 미카엘라, 에스카미요의 사랑을 중심으로 하여 하바네라(Havanera), 세기디야(Sequidilla), 투우사의 노래(Chanson du toreador) 등이 등장했다.


오페라 <카르멘>은 조르쥬 비제의 대표작이며 팜므파탈 집시의 강렬한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집시 여인으로서의 치열한 삶과 그와 대비되는 권위적이고 화려한 가톨릭 교회 중심의 사회의 모습이 내재해 있다. 카르멘은 교회 중심의 사회에서 철저히 배척당한 인물이며 이에 어쩌면 ‘악인’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묘사되기도 하며 교회의 권력 하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이렇듯 기존의 오페라 <카르멘>의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반면, 이번 샹송 드 오페라 <카르멘>에서는 샹송과의 결합을 통해 거시적인 문제보다는 미시적인 부분, 즉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극을 재구성하고 있다. 인종과 국적을 넘어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중점적으로 내세우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공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카르멘과 돈호세의 사랑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그들의 상황이 바뀌기 전에 샹송이 등장하여 분위기를 환기하고 그들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해 주는 방식이었다. 샹송을 부르는 미선레나타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어서 샹송의 매력이 푹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동시에 해설자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오페라가 전개되기 전에 충분히 상황을 인지하고 아리아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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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본 공연을 보면서 이렇게 객석에 앉아서 듣는 것도 좋지만, 바(Bar)에서 사람들이 가볍게 와인을 마시면서 공연을 즐겨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서 봐야 하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오페라가 사뭇 다르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페스티벌의 취지의 맞게 객석에 앉은 다른 분들도 웃음 짓기도 하고 모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이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으로 재창작하여 시대의 흐름과 발맞추어 걸어가려는 오페라계의 새로운 시도가 아닐까 싶다.

 

 

[김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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