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Love and work. Work and love. - 인턴 [영화]

글 입력 2021.09.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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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은 비교적 짧은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직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에 경험이 없는 사람이 수습이나 경력 사항을 위해 지원하는 업무다. 그러나 영화 <인턴>에서는 일반적 개념의 사회적 초년생인 ‘인턴’과는 다르다. 평생 직장생활을 한 70세의 노인이 ‘인턴’으로 한 회사에 들어간다.


영화의 전반적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30대의 열정적인 CEO와 70대 인턴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흔치 않은 소재로 다소 평화로우면서도,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이상적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나는 이 영화의 매력에 빠져 소장용으로 영화를 구매하여 여러 번 시청하고 있다. 이제는 대사만 들어도 어딘지 알 듯한 이 영화에서, 다시 볼 때마다 꼭 집중해서 보는 구간이 있다. 고심한 대사와 적당한 장면이 좋다. 특히 벤이 얼마나 향기로운 어른인가를 말하는 장면 말이다. 이 글을 읽을 여러분이 향기로움에 빠져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장면을 소개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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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벤은 인턴직에 합격한다. 첫 출근을 앞두고 전날 저녁에 출근 준비를 한다. 그는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하듯 알람 시계를 두 개 맞춰놓은 후, 다음 날 신을 구두를 조심스레 확인한다. 그리고 말한다. “다시 전쟁터로, 다행이군”


젊은 시절부터 일해 은퇴를 한 후, 인턴의 자리로 출근하는 벤. 부인과 사별한 후, 세계여행을 다니고 여러 취미활동을 해보며 채워지지 않는 인생의 한구석을 채우기 위해서이다. 70세의 나이에 안주하지 않고 진정한 평생 교육의 의미를 실천하는 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벤이 출근을 준비하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그의 설렘이 온전히 느껴지는 장면이다.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가지면서도, 변화에 대응하려는 자세인데, 이는 다음 날 사장에게 건넬 인사를 연습하는 모습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나와 상대방의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과 배려를 보여주는 그는 본받고 싶은 성숙한 어른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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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가 벤의 페이스북 가입을 도와주는 장면이다. 벤의 취향을 소개하기 위해 줄스는 질문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벤은 명언이나 노래, 존경하는 인물, 좋아하는 책, 결혼 상태 등 다양한 질문에 답한다. 벤에게 페이스북 세대의 공식 일원이 됐다고 하며 축하한다고 한다.


노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불편해했던 줄스의 편견이 해소되는 장면이다. 특히 둘의 취향을 말하며 나이와 상관없는 질문을 하기 때문인데, 비로소 그들의 간극을 낮추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만난다.


벤의 페이스북 가입을 도와주며 그 옆에는 가볍게 피자와 맥주를 즐기는 모습은 상당히 캐주얼하다. 가입 후 줄스와 페이스북 친구를 하고, 페이스북 세대의 공식 일원이 되었다고 하며, 그들의 나이 차를 가볍게 없애준다.


‘사람 대 사람’의 영화의 총망라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장면은 이후에도 종종 등장한다. 가령 벤이 줄스에게 “당신 같은 성공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이를 배제하고 서로의 성숙한 점을 칭찬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3


 

손수건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벤. 그에게 젊은 동기 인턴이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에 관하여 물어본다. 벤은 “빌려주기 위해서”라고 하며, 한 마디를 덧붙인다. “예의 바른 시대의 마지막 흔적이지.”


남을 위하는 자세를 온전히 갖춘 벤의 배려를 볼 수 있다. 손수건은 나를 위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 온전히 남을 위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남을 위해 항상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며 누구든 위로를 할 자세를 갖춘 벤이다. 벤이 캐주얼 스타일이 아닌 양복을 갖춰 입는 이유 역시 이런 것 아닐까 짐작한다.




#4


 

같은 회사의 직원 피오나와 첫 데이트 약속을 잡은 벤. 그러나 갑작스럽게도 첫 데이트 장소로 장례식장을 택하게 된다. 10초간 자신의 인생을 말해보며 자신을 소개하는 그들. 서로 자기소개의 끝맺음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당신이 마음에 든다는 말을 남긴다.


다시 사랑을 찾은 벤의 모습은 사랑스럽다. 설렘 가득하면서도 특히 첫 데이트 장소를 장례식장으로 갑작스럽게 정하게 되는 점이 더욱 성숙하게 만든다. 형식적인 카페나 식당이 아니라, 유한함을 인정하고 엄숙하게 하는 장소에서의 첫 데이트. 서로의 과거는 짧게 소개하여 이에 연연하지 않고 진실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좋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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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와 벤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게 된다. 호텔에서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지극히 사적인 결혼에 대해 말한다. 벤은 자신의 아내를 42년이나 함께했다고 하며, 같이 늙고 싶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내를 소개한다.  “항상 한결같았어요. 그건 불가능한데 삶을 항상 쉽게 다뤘어요.” 줄스와 이야기를 나눈 후, TV에서 나오는 옛날 로맨스 영화를 보며 눈물을 짓는다.


줄스와 벤이 동등한 사람의 관계로 나아간 절정의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기성복을 벗고, 사적인 복장의 슬립 가운을 입은 후 가장 사적인 결혼에 대해 말한다. 나중에 혼자 죽을까 봐 고민된다는 줄스에게 자신과 자신의 부인 옆에 묻어주겠다는 말에서는 앞서가는 복잡한 고민을 멈추라는 듯, 깔끔하게 해결해주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배우자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소개한다. 상당히 정갈하게 소개하는데, 삶을 쉽게 다룬 사람이라는 것. 이 짧은 한마디에서 아내를 존경한다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는 같이 늙고 싶었던 사람. 이 두 마디로 아내가 얼마나 성숙한 사람이었는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내를 소중히 소개하는 벤도 이미 성숙한 사람이다.




#6


 

줄스의 고심하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고, 이를 알리러 벤에게 온다. 벤은 공원에서 태극권을 하는데, 줄스에게 태극권 방법을 옆에서 알려주며 함께 하자고 한다. 줄스는 여유를, 벤도 삶을 즐기는 중이다.


영화에서 제시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가장 여유로운 모습이다. 회사를 쉬고 벤은 공원에 가서 태극권을 하고 소식을 알려준 줄스에게 우선 같이하자고 하는 말을 건넨다. 마치 줄스가 하려던 말의 답을 아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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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여유를 찾고 삶을 쉽게 다루는 벤이다. 그리고 비로소 아내가 그랬듯 줄스에게도 전수한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했던 어른은 이런 모습이었다는 말인 듯, 벤을 통해 어른의 정의를 말한다. 상당히 대범하면서도 침착하고, 모든 걸 아는 듯하지만 언제든 배울 준비가 된 벤. 그리고 이제는 이 점을 배워 여유를 찾았을 줄스가 기대된다.


영화의 첫 대사처럼, 프로이트가 말했듯 사랑과 일, 일과 사랑. 그게 전부라는 것. 벤의 아내가 그랬듯이, 벤이 그러듯, 삶을 쉽게 다루는 자세를 찾는 것이 결국 하고 싶던 말 아니었을까.


Freud said, "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임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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