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마음이 불안할 때

글 입력 2021.09.1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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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모르는 동물이 당신의 마음속에 살고 있다면?

 

*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마음속에 같은 동물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닌 원숭이(Monkey)를.

 

원숭이는 자랑에 여념이 없다. 긴 팔로 나무 사이를 매끄럽고 빠르게 옮겨 다니며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알린다. 우리의 장기와 핏줄이 원숭이들에게 나무가 되어 놀거리가 된다. 온 몸을 헤집는다.

 

그들의 움직임에 머리가 띵하기도, 배가 살살 아프기도, 명치가 울렁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원숭이를 멈추게 하는 방법은 쉽다. 바나나 하나. 고요해진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하지만 일시적일 뿐, 원숭이는 또다시 다른 바나나를 요구한다.

 

‘몽키 마인드’.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의 핵심 키워드다.

   

 

이 책은 당신이 왜 불안을 통제할 수 없는지를 알려준다. 그간 불안을 통제하기 위해 했던 일들이 도리어 불안을 지속시키는 원인이라는 점도 알게 될 것이다. 불안에 대한 저항, 도피, 외면은 두뇌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행동이 불안의 사이클을 더욱 가속화시켜서 결국 더욱 큰 불안을 야기한다. 나는 이를 ‘원숭이에게 먹이주기’라고 부른다. 여기서 원숭이란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져온 어지러운 인간의 마음을 몽키 마인드로 빗대어 설명한 데서 유래했다.

 

-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 p.18

 

 

사실 원숭이는 우리에게 위험상황을 알리기 위해 존재한다. 신호를 주는 것이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존재다. 하지만 마음을 장악해 버린 원숭이는 계속해서 관심을 갈구한다. 큰 세상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는 우리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갉아먹는다. 네모난 틀 안에 갇혀 네모나게 자라는 수박과 같이. 틀에 갇혀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 지금 떨고 있니?



불안의 감정을 느껴본 적 있는가.

 

이름도, 학과도 모르는 학우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할 때, 사소한 일로 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화를 냈을 때 등의 흑역사가 머릿속을 비집고 튀어나올 때, 여러 사람이 필자가 쓴 단편소설을 무표정으로 읽는 것을 지켜본 뒤 누구 하나 먼저 피드백을 주지 않고 머뭇거리는 어색한 시간을 견뎌야 할 때, 아르바이트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도 연락이 닿지 않는 여동생을 기다리는 억겁의 시간 등.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불안의 감정을 느낀다.

 

‘발표 때 말을 더듬으면 학우들이 나를 비웃겠지’, ‘내 글을 엉망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기승전결이 부족하다고 말할게 분명해’, ‘동생이 납치된 건 아니겠지’ 등의 불안감이 밀려왔다. 이러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원숭이는 필자에게 소리쳤다. 끽끽. 조치를 취하라는 말이다.

 

원숭이에게 고마운 나머지 필자는 ‘안전전략’을 택했다.

 

‘다음번엔 불안함을 느끼지 말아야지!’

 

조별과제를 할 땐 발표를 맡지 않고, 피드백이 무서워 작문 과제를 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 여동생에게는 아르바이트를 마칠 때쯤엔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전화했다.

   

 

불안을 만드는 세 가지 전제는 불확실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 과도한 책임감이 있다.

 

-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 p.38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에 따르면, 모든 것을 정확히 알아야만 하는 ‘불확실함에 대한 두려움’, 절대로 실수하면 안 된다는 ‘완벽주의’, 내 주변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해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감’이 불안한 감정의 원인이다. 그때마다 원숭이가 찾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는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짚지 못하고 일시적인 해결책만 제시한다.

 

나이에 숫자가 더해질수록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크기가 커져만 갔다. 원숭이들이 더욱 자주 찾아오는 것이다.

 

‘실행력’, 누군가는 이를 ‘충동성’이라고 말했던 특징은 필자의 강점이었다. 훌쩍 제주도로 가 세 달을 바다와 함께 살았고,하루 끝에 위로가 되는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원이 되고자 방송국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발 한 번 떼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눈앞에 피어오르는 불안감을 죽이기 위해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너무 쉽게 넘겨준 필자는 어느새 현 상황을 유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시에 성장하지 못한다는 또다른 불안감이 찾아왔다.

 

 

몽키 마인드에 장악당하면 보통 두 가지 실수를 저지른다. 첫째로 위협을 과대평가한다. (중략) 둘째로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 p.28

 

 

불안감에 휩쓸려 그렇게,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나는야 가장 멋진 친구가 될 거야!”


 

하지만 가장 큰 불안감은 따로 있었다.

 

*

 

일련의 사건들로 사람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들과 잔을 맞대고 서로의 감정이 교집합을 이루다 하나가 될 때의 기쁨을 느끼는 것이 즐거웠다. 또한 ‘과몰입 장인’이라 여기며 친구들의 수많은 고민을 들어줬다. ‘나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긴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던 필자가, 친구의 연락이 탐탁지 않을 때가 있었다. 최근이다.

 

‘오늘 하루 참 잘 살았다’라고 생각이 든 어느 주말 오후. 아침 요가를 하고 장을 본 뒤, 본인에게 건강한 한 끼를 선사했다. 달콤한 낮잠까지 자고 일어나 영화를 보고 있는데 울리는 까톡! 친구의 연락이었다. 갑자기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

 

친구는 힘든 상황이었다. 여느 때처럼 ‘난 좋은 친구야’라고 생각하며 친구의 말을 들어줬지만 불편한 감정을 계속됐다. 그 후로는 친구의 연락이 오면 불편한 감정이 밀려왔다. 미리 말하지만 친구의 잘못이 아니다.

 

불안과 스트레스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책의 저자가 말하는 ‘확장 차트’를 작성했다. 확장 차트는 ‘눈앞의 문제와 내가 생각하는 가치, 불안의 이유, 불안이 찾아올 때 피하는 행동’을 해당 칸에 적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새로운 마인드셋과 행동전략’을 적으면 된다.

 

최종적으로 확장전략을 반복하며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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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차트를 통한 분석에 따르면, 필자는 과한 감정 몰입과 책임감이 불안의 원인이었다. 본인의 감정과 마음을 챙기지 못하고 친구, 지인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책임지려한 것이다.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자.



하지만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다.

 

감정은 끊기는 것이 아니라 흐른다.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즐겁다가 우울해진다.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의 저자는 말한다. 불편한 감정은 피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불안을 이겨내면 또다른 불안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불안에 이겨내는 훈련이 계속된다면 불안은 불편한 감정이 아닌 나의 삶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감정이 된다.

 

이제 훈련을 시작한 필자가 확언하긴 어렵지만, 불안에 싸우고 내 안의 원숭이를 컨트롤할 수 있다면 불안에 잠식되는 시간은 줄어들고, 미래를 꾸밀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불안감에 멈추게 될 때, 도서 <내 마음이 불안할 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신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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