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경계의 모호함, 은유적 건축 – 자하 하디드 [건축]

자하 하디드 Zaha Hadid
글 입력 2021.09.0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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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디자인도 시간이 흐르면
일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이전에 관람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 전시 <핀란드 디자인 10000년>을 되돌아보면 집착에 가까울 수준으로 인체를 연구해서 가장 효율적인 가구와 공간을 만든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 같다. 벌써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토록 탁월하고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은 보지 못했다.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였던 디자인과 공간에 대한 나의 편견을 없애준 전시이기도 하다. 이후 나는 디자인과 공간을 넘어 건축에서 도드라지는 예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건축 키워드는 바로 ‘미니멀리즘’과 ‘자연과의 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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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디지털 플라자

 

 
대한민국의 건축물 중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것을 꼽자면 동대문 디지털 플라자를 들겠다. UFO의 형상으로 비정형적 형태를 묘사하여 독창적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상징성을 표출하였다.
 
수직과 수평에서 벗어난 유동적이고 부유적인 건축형태로 이음새 없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거울처럼 우리를 담아내는 건축 외부의 알루미늄 패널은 각기 다른 크기로 제작되어 유기적인 건축 형태를 보인다. 이를 담아낸 건축가는 바로 자하 하디드이다.
 
자하 하디드는 자연에서 여러 영감을 얻고 묘사함으로써 담고자 하는 의의나 상징성 등을 은유를 통하여 표현했다. 그의 건축물들은 불규칙한 곡선과 새로운 파사드를 통해 각 요소에 상징성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 키워드는 ‘은유’와 ‘ 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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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다르 엘리예브 센터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에는 경계가 없다. 은유적 건축은 건축물 대상이 가진 경계를 허물어주고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특징이 있다. 경계를 제거해 줌으로써 실존하는 경계보다 더 광범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특히 대상이 가지고 있던 의미와 상징성의 한계마저 제거하여 대상의 의미와 상징성을 확대하고 증폭시켜준다.
 
대표적으로 헤이다르 엘리예브 센터는 대지와 건축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 자연스러움을 위해 대지에는 녹지를 형성하여 경계를 최대한 모호하게 해주고 완충 효과를 위한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자하 하디드의 유년 시절, 자연 풍경과 사람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건축은 인간을 위한 배경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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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모바일 아트 파빌리온 파리

 

 
아름답고 복잡한 파사드와 다르게 평면은 단순하다. 단순한 평면을 통해 난해한 외부 형태를 안정적으로 조화시켜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샤넬 모바일 아트 파빌리온 파리는 부드러운 곡면과 디자인으로 여러 혼재들과의 조화를 보여주며 단순한 평면을 통하여 외부와 내부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보여준다. 빛과 그림자, 바람, 자연적 요소와의 조화가 예술성을 극대화하는 듯하다.
 
건축물로만 자하 하디드를 주목해선 안된다. 그녀가 주목받게 된 것은 사실 ‘페이퍼 아키텍트’로 인해서 크다. 도면 위에 그림만 그리고 실제로는 짓지 않는 것이다. 당시에는 물처럼 흐르는 디자인을 실현시킬 방법이 없었지만 이후 시뮬레이션 기법이 발달하자, 하나씩 실현시켜 나간 것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자하 하디드는 건축계의 아카데미 상인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했다.
 
자하 하디드의 예술성을 보면서 느낀 것은 건축은 그저 기능적인 부분만을 담는 사물은 아닌 것이었다. 건축이란 예술적으로, 지역적으로, 문화적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품어야 할 하나의 존재였다. 현대 건축에서의 결여된 부분을 물 흐르듯이 완벽히 채워준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건축과 우리의 유기적인 조화가 유지됨으로써 그 상징성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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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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