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돈을 쓰는 곳 [사람]

8월 간의 소비
글 입력 2021.08.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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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8월에 마지막으로 쓰는 글이기도 하고 9월 1일 개강을 앞두고 쓰는 글이기도 해서 정말 가벼운 글을 준비했다. 늘 말로만 가볍게 쓴다고 하고 길기만 했던 과거의 글과 달리 이번 글은 정말 짧고 가볍게 작성하려고 한다.


이번 글은 한 달간의 내 소비에 대한 글이다.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그 사람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도 속한다고 본다. 그래서 친구와 소비를 공유하며 친구의 요즘 관심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내 소비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8월에 처음으로 돈을 쓴 곳은 방 인테리어였다. 코로나 19가 종식되지 않는 기약 없는 날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강의 듣고, 과제하고, 시험공부 하고 또 시험을 치고 친구 한 명 만날 새도 없이 바쁘게 지나가 버린 학기가 끝이 나고 이제야 한숨 돌릴 수 있는 종강이 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정작 맞이하게 된 종강은 집에서 할 일 없이 친구들을 만나더라도 코로나19 때문에 노래방, 만화방, 하물며 식당, 카페조차 편하게 갈 수 없는 나날이었고 매년 갔던 가족 여행은 고사하고 가족끼리 차로 어딘가 떠나기도 어려운 나날이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말 울어버렸고 그걸 본 부모님께서 조용한 아이가 불평불만 하며 우는 모습에 놀라셨는지 2년 전부터 말하고 있던 “방 분위기 바꾸고 싶어.”라는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셨다.

 

그래서 2021년 8월 10일 엄마와 나는 이런저런 가구를 알아보고 방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소품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당일 구매했다. 구매한 품목으로는 “먼데이하우스의 호텔소파원단 패브릭 소파베드”와 “소프트 암막커튼(남색)”, “순수 유기농 오가닉 면 100% 안티알러지 차렵이불세트(SS)”였다.

 

방을 베이지와 차가운 계열의 색(파란색, 남색)으로 채우고 싶었기 때문에 색깔은 소파베드와 이불세트는 베이지로 커튼은 남색으로 선택했다. 소파베드 같은 경우는 집에 초등학생 때부터 썼던 침대가 있기 때문에 펼치지 않고 방 한구석에 소파처럼 두는 것을 선택했다.


*


다음으로 돈을 쓴 곳은 필기 용품이었다. 2021년 8월 17일 개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스트레스에 전공 공부를 복습하다가 “내가 공부가 안되는 이유는 필기도구가 예쁘지 않기 때문이야!”라는 이유로 필기도구를 구매했다.

 

구매한 품목은 디즈니와 콜라보를 진행한 볼펜 세 개(주디, 닉, 슬픔이), 동물 떡 메모지 3종류(여우, 토끼, 곰), 동물 메모지 2종류(잠자는 토끼, 잠자는 고양이), 못생긴 스터디 플래너를 가려줄 큰 체크 리스트 떡 메모지, 과일 메모지 2종류(사과, 오렌지), 칙칙한 인생을 화사하게 바꿔줄 아주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3공 다이어리, 그리고 그 다이어리 속지를 장식해줄 스티커 2종류(토끼, 생일 케이크), 공부용 볼펜 2종류를 구매했다.

 

그리고 이 모든 필기 용품을 담아줄 통인 “GIB 파스텔라 하우스 연필꽂이 펜꽂이 소품 꽃이 정리함”을 구매했다.

 

디즈니와 콜라보를 진행한 볼펜 중 주디 볼펜과 공부용 볼펜 1개를 언니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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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로 돈을 쓴 곳은 문화생활이었다. 세 번째로 돈을 쓴 곳은 윌리엄 웨그만 진시용 도록을 사는 일이었고 네 번째로 돈을 쓴 곳은 피카소 전시회장에서 사온 대형 포스터로 나온 피카소 작품 중 <칸느 해안>, 피카소 작품의 엽서 3개를 사는 일이었다.

 

원래는 엽서만 사려고 했는데 정말 놀랍게도 원래는 비싸서 엄두도 내지 못했을 대형 포스터가 1장에 5천 원이라는 파격 할인을 진행 중이었기에 계획에도 없던 피카소 작품 대형 포스터를 구매하게 됐다.

 

피카소 대형 포스터, 엽서들은 방에 소파베드를 넣기 위해 가구 배치를 모두 바꾸면서 침대와 침대 바로 옆의 책장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발에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두었는데 방 분위기가 원했던 대로 바뀐 것 같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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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돈을 쓴 곳은 책장을 가릴 패브릭 천을 사는 일이었다. 방에 붙박이장이 있는데 은근 붙박이장이 공간이 적어서 책장 2개를 옷장처럼 사용해야 하는데 엄마가 보고 나서 지저분하다고 가릴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셔서 구매하게 됐다.

 

어제 배송이 와서 책이 쓰러지지 말라고 책꽂이에 꽂는 받침대 같은 걸로 일단 가려놓았는데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산 걸 나열했을 뿐인데 그 당시의 상황,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신기했다. 시간이 적당히 남았고 할 일은 없고 심심할 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본인의 소비를 돌아보길 바란다. 엄청나게 유익한 일은 아니어도 그 당시의 나를 잘 알 방법은 맞는 것 같다.

 

 

 

이세연.jpg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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