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후지시로 세이지의 빛과 그림자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것, 따뜻함
글 입력 2021.08.20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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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1.jpg

 

 

현실의 무기력함. 길고 긴 하루의 시작과 함께, 어느 순간 바뀌어 버린 일상. 나는 아직도 적응되지 못한 채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나 자신이 누워 세월아 내월아 흘러갈 것만 같아 뭐라도 활력을 넣고자 했다.

 

그래서 방구석에 앉아 유심히 핸드폰 스크롤을 내려보던 도중 눈길을 사로잡은 전시 하나를 보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 전시 이름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는데, "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웬만해서는 검색하면, 그만인 것을 알 수 없는 무기력에 전시를 보러 가는 데에 신경을 더 썼다. 그렇게 머리에 물음표를 달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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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러 본 미술관 저기 앞에 전시 포스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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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기 전에 주말이 아닌데도, 미술관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다행히 벽에 붙여둔 표지를 따라서 매표소를 찾아갈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전시를 보기 전 입구를 잘못 찾아서인지 출구부터 찾아버렸다. 출구 주변에는 전시를 관람한 후의 전시 평이 적는 곳이 있었고, 그 옆으로는 굿즈를 살 수 있도록 판매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꾸미기]KakaoTalk_20210820_021144198_02.jpg

 

 

그렇게 이리저리 허둥대다 전시 입구를 찾았는데, 전시를 보기 전  작가의 신념이 적혀있는 이 글이 독자를 마음에 빠뜨리는 하나의 전시 포인트가 아닐까 싶었다.

 

내 마음은 팬이 되어버린 상태로 전시장을 들어갔다. 전시 안을 둘러보면서 작가의 소개 글로 자연스레 눈이 따라 흘러갔다. "후지시로 세이지 카게에 거장." 아까부터 던져온 의문은 여기서부터 커졌다.

 

카게에가 대체 무엇인가? 내내 물음표를 달다 알아냈는데, 카게(그림자) 에(그림) 그렇다면,.. 그림자에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구나 라며 생각을 곱씹고 다시 전시를 즐겼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스테인글라스가 비스름하게 생각이 났다. 그의 작업 방식을 살짝 엿본다면, 밑그림을 그린 후 그린 것을 잘라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스크린에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하나의 작품 장르라고 한다.



전시장내부_양파와아기토끼와 고양이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양파와_아기토끼와_고양이

케이트아트커뮤니케이션

 

 

작품을 하나하나 둘러보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의 표현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 눈에 모든 걸 담고자 욕심을 부린 듯했다.

 

특히 이 전시에서 모든 게 좋았지만, 강렬한 이미지를 심겨준 작품이 눈에 띄었다.



목마의꿈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목마의_꿈

케이트아트커뮤니케이션

 

 

후지시로 세이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초토화가 된 도쿄에서 카게에 제작을 시작했다.

 

평화를 기원하며 잿더미가 된 들판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 골판지와 전구를 이용하여 카게에를 전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처음에는 빛과 그림자로 한계로 다소 어두운 느낌의 분위기가 더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라며 오히려 우려했었다.

 

그렇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작품은 그의 테마와 맞게 "평화", "사랑", "공생" 밝고 희망찬 느낌으로 표현되었다. 어떤 작품은 수중에 비춰줘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전시장내부_캐로용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캐로용쇼

케이트아트커뮤니케이션

 

 

발걸음을 조금씩 옮기다 보면, 어디서 개구쟁이 목소리로 들려오는 영상과 함께 눈에 띄는 개구리가 보인다.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는 개구리 캐릭터이자 후지시로가 탄생시킨 오리지널 캐릭터

 

"캐로용쇼" 어린이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끌리게 될 것 같은 캐릭터의 디자인과 레이싱카의 조합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자아내 피식하고 조용히 미소짓게 되었다.



줄다리는 내마음의 하프사진제공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줄다리는_내마음의_하프

케이트아트커뮤니케이션

 

 

이외에도 빛과 그림자의 오묘한 조합을 이룬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하기보다 직접 눈으로 담고 온 나조차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머리를 꽁꽁 싸맸으니 말이다. 마지막 작품으로는 위에 첨부한 작품이 내 눈에 아른거렸다. 서로가 이어진 선, 다리. 잔잔한 물결이 주위를 진정시키듯 말이다.

 

다리가 저리는 줄도 모르고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될 정도로 기회가 된다면, 꼭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당신의 지친 마음이 위로가되길 바라며.



[강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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