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의 만남은 끝났지만, 영원히 널 사랑할게 - 먼 훗날 우리 [영화]

사랑의 이면을 비추는 영화
글 입력 2021.07.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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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우리". 과거 사랑했던 두 남녀의 미래를 연상하게 하는 제목으로 호기심을 불러오는 중국 영화. 이는 중국이나 대만의 로맨스 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할만한 작품으로, 중국 특유의 아련한 감성, 시공간의 전환, 레트로한 음악,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연기가 돋보인다.

 

또한, 열린 결말로서 관객의 해석에 따라 해피와 세드가 갈리는 영화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두 남녀의 영원한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 <노트북>과 달리 만남이 끝난 후의 영원한 사랑을 보여주는 <먼 훗날 우리>를 지금부터 소개해보고자 한다.

   

 

 

중국 로맨스 영화, 좋아하시나요?


 

 

 

<먼 훗날 우리> (2018)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국가| 중국

러닝타임| 120분

감독| 유약영

출연| 정백연, 주동우, 톈좡좡

수입 및 배급| 넷플릭스

네티즌 평점| 9.5 (2021년 7월 기준)

 

 

2007년 춘절, 귀향하는 기차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린젠칭'(정백연)과 '팡샤오샤오'(주동우). 베이징에서 함께 꿈을 나누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현실의 장벽 앞에 결국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10년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북경행 비행기에서 운명처럼 재회하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상견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치아문단순적소미호> 등 중국과 대만의 로맨스 작품을 선호하는 나이기에 <먼 훗날 우리>는 '중국 로맨스 영화'라는 타이틀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했다. 평소 크게 신뢰하지 않던 SNS의 추천 글로 이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상하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오히려 또 하나의 인생 작을 만들어준 추천 글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은 과거에 뜨겁게 사랑했던 두 남녀로, 영화는 그들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전개된다. 원작 소설인 <춘절, 귀가>와 같이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절을 기준점으로 삼아서 진행된다. 따라서 둘은 춘절이 되면 고향인 야오장으로 돌아가고, 춘절을 보내고 나면 베이징으로 돌아온다. 이는 남주인공인 젠칭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성공을 위해 떠난 젠칭과 그의 곁을 지키는 샤오샤오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장소이다.

 

표면적으로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다루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 글에서는 '젠칭과 샤오샤오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다루고자 하니 다른 이(젠칭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감상하길 추천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다른 색감으로 표현해서 구분한다. 과거는 컬러, 현재는 흑백으로 나타내어 밝고 따뜻한 색감의 과거와 달리 어둡고 차가운 색감의 현실이 둘의 이별을 암시해준다. 클라이맥스에 접어들면서 현재에도 색이 물들기 시작하는데, 이는 영화의 모든 서사를 설명해주는 장면으로 연출과 영상미가 압권이다. 잠시 뒤에 결말과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다.

 

 

 

목표가 달랐던 젠칭과 샤오샤오


 

10년 전, 취직을 원했던 젠칭과 부자와의 결혼을 꿈꿨던 샤오샤오는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베이징에 머물고 있다. 그러던 중 둘은 서로의 고향인 야오장으로 가는 기차에서 만나며 친구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동거하며 의지하던 둘. 서로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통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듯 보였던 둘이지만, 그들 사이에 생긴 작은 균열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별을 맞게 된다.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의 성공에 좌절한 젠칭은 온종일 게임에 빠져 살았고, 샤오샤오는 인생의 목적은 잊은 채 의욕 없이 살아가는 모습에 실망했다. 심지어 샤오샤오까지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자 보다 못한 그녀가 집을 나가버린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젠칭은 영원할 것 같았던 연인과의 이별로 큰 충격을 받고, 이를 계기로 게임 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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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게임의 성공을 통해 베이징에 집을 얻고 샤오샤오를 찾아간 젠칭. 그러나 여전히 그녀가 원했던 게 무엇인지 모르는 그('그'가 원하는 걸 이루는 것)에 둘의 사이는 완전히 끊어지고 만다. 어느새 10년이 흐르고,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둘. 비행기가 연착되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둘이 과거를 회상하면서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

 

현재의 두 사람은 이미 각자의 연을 맺었고, 돌아가야 할 가정이 있다. 그러나 서로를 가장 사랑했던 둘이기에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 이때 젠칭이 샤오샤오의 진심을 알고 끝까지 붙잡았다면 바뀌었을 미래를 보여주며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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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은 모든 진심을 털어놓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간 묻어뒀던 마음을 떠나보낸다. 앞으로의 남은 삶을 응원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무채색이 채색으로 변하는 과정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샤오샤오는 젠칭이 개발한 게임('이언(젠칭)'이 '켈리(샤오샤오)'를 찾기 위해 떠나는 스토리)의 결말을 보게 된다. 이는 둘의 사랑 이야기이자 젠칭이 샤오샤오를 향한 마음을 전하는 게임이었다. 따라서 게임 속 대사 곳곳에 그가 그녀에게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 등장한다.

    

 

"이언이 켈리를 못 찾으면

세상은 온통 무채색이 되지"

 

 

이언이 켈리를 만나기 전까지는 온 세상이 무채색으로 표현된다. 과거에 샤오샤오가 "이언이 켈리를 못 찾으면 어떻게 돼?"라고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게임에서 보여준다. 젠칭은 자신의 빛(샤오샤오)을 잃음으로써 깜깜한 어둠 속 공허하게 살아가는 듯 보인다.

    

 

"미안해"

 

 

앞서 말한 클라이맥스가 여기서 등장한다. "미안해"라는 문구가 화면에 등장하면서 이언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켈리와 만나게 된다. 이때 게임 속 화면이 무채색에서 채색으로 전환되며 흑백이었던 젠칭과 샤오샤오의 세상에도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전하지 못했던 젠칭의 진심(샤오샤오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제야 그녀에게 닿은 것이다.

    

 

"이언은 켈리를 영원히 사랑해"

 

 

게임의 엔딩 멘트로, 약간의 씁쓸함이 담긴 채 웃는 젠칭과 활짝 웃는 샤오샤오의 모습이 교차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내 생각에는 둘은 서로를 영원히 사랑하리라고 본다. 다른 의미의 사랑(젠칭은 미련과 후회, 샤오샤오는 그리움과 추억)을 통해서 말이다.

 

또한, 영화의 엔딩 크레딧 부분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가 등장한다. 마지막 나레이션이 "소중한 이를 잃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인 걸 봤을 때, "곁에 있는 이의 소중함을 잊지 마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내가 생각하는 <먼 훗날 우리>의 핵심 포인트


  

 

1. 영화의 스토리를 반영한 젠칭의 게임

 

영화의 스토리를 영화 속 게임에 반영해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저기 등장하는 젠칭과 샤오샤오의 대사와 게임이 오버랩되면서 슬픈 감정이 더욱 고조되었던 것 같다.

 

그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부터 완성된 결과까지 보여주면서 현재 상황과 심리 변화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그녀에 대한 감정이 극대화되는 걸 지켜볼 수 있었다. 샤오샤오가 말했던 '자신이 원하는 걸 찾고 이뤄가는 과정'을 보며 그가 바랐던 성공을 이룸에 안도했다.

 

비록 젠칭의 타이밍은 늦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솔직한 마음이 전달되었기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그(그녀)가 전과 다른 선택을 내릴 것이라곤 장담하기 어렵다. 젠칭은 게임을 개발하는 오랜 기간 속에서 자신과 그녀가 원했던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2. 아름답지만은 않아서 더 아름다운 청춘들

 

모든 로맨스 영화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부유하고 잘생긴 남자-가난하고 평범한 여자의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 그러나 이 영화는 같은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춘 두 명의 이야기를 그려내어 더욱 색다르게 느껴졌다.

 

영화는 살아남기 위해 불법적인 일까지 나서는, 한없이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공허한 눈빛, 생기 없는 표정, 축 늘어진 몸과 걸음걸이 등으로 힘겨워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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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가장 편하고 안락해야 할 집은 좁고, 더럽고, 층간소음까지 발생해서 생활하기 굉장히 불편하다. 그러나 샤오샤오는 번번한 직장도 못 구하고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삶이기에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젠칭은 물질적인 성공을 통해 샤오샤오와 안정적인 삶기 위해 더 좋은 집으로 가고자 한다.

 

둘 중 누가 옳고 그른 게 아닌, 전형적인 가치관의 차이다. 이런 청춘도 있지만, 저런 청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름답지 않은 현실 속, 더 아름다운 보석이 되기 위해 자신을 깎아내는 청춘들은 그 자체로 반짝였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은, 겉보기와 상관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3. 성장통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그들

 

누군가와 평생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감수할 것들이 많다. 때로는 남을 위해 희생할 줄도, 고집을 꺾을 줄도, 자존심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 것이다.

 

둘의 사랑이 이뤄지려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성장'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젠칭과 샤오샤오는 이별이란 조금은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성장통을 겪으며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인 것이다. 만약 이별이 없었다면, 아무렇지 않게 다시 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갈등과 다툼의 반복으로 오만 정이 다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젠칭은 너무 늦게 성장통을 겪었고, 이미 돌아서 버린 샤오샤오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따라서 서로를 잊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만난 게 아닐까? 한층 더 단단해진 그들이기에 이번에야말로 더욱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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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이면을 비춘 영화, <먼 훗날 우리>. 누군가 정의 내린 사랑이 아닌 '두 청춘의 사랑이 어땠는지'를 보여줬기에 더욱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물론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다면 소중히 다뤄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깨지고 부딪히며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과 영화 속 화면이 무채색에서 채색으로 변한 것도 둘이 다른 사람과 만난 후다. 그들은 만남이 끝나고,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을 때야 진정한 사랑을 이뤄냈다고 본다. 있는 그대로의 사랑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짙은 여운을 남긴 영화였다. 먼 훗날, 내 흑백 세상에 파스텔색을 물들여줄 사람을 만나길 바라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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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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