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디아스포라의 따뜻한 향수, 쟈드(Jade) - Hometown [음반]

유년시절을 향한 그리움의 노래
글 입력 2021.07.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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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온 싱어송라이터 00입니다”

 

외국에서 건너온 아티스트들이 있다. 흔히 ’해외파’, ‘유학파’로 불리며 이들의 개성에 대한 수식이 따라붙는다. 'LA에서 건너온 발라드 가수', '런던에서 온 싱어송라이터' 등의 설명은 뉴스나 소개 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파'라는 수식의 의미는 문화적 정체성에 있다. 국내의 대중음악은 보통 해외에서 시작되어 문화적 배경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해외 문화를 흡수하며 자란 해외파 아티스트들에게 특별한 '본토'의 느낌을 기대하곤 했다.

 

하지만 불과 10~20년 전의 상황이었다. 재외교포·동포가 증가하고 국제적 문화에 익숙해짐에 따라 해외파 아티스트가 증가한 상황이 되었다. 사람들은 외국에서 왔다는 정체성에 익숙해졌고, 오히려 활동하는 아티스트 중 해외파라는 수식을 갖는 경우를 찾기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먼 길을 떠나거나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산문학(離散文學), 혹은 디아스포라(Diaspora) 문학이라고 불린다. 그리스어로 '흩뿌리기'라는 뜻의 디아스포라는 특정 민족이 자의적,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낯선 공간에서 겪는 외로움과 향수, 그리고 국가적, 인종적 경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디아스포라들만의 이야기다.

 

이번에 소개할 앨범 또한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다. 유년 시절을 떠나온 디아스포라, 싱어송라이터 쟈드(Jade)의 ‘Hometown’을 소개한다.

 

 

쟈드(Jade)_프로필사진_2.jpg


 

싱어송라이터 쟈드(Jade)는 2018년 싱글 'Run Away'로 데뷔했다. Meego, Jclef와 함께 biscuit häus에 속해있으며, 특유의 몽환적인 그루브로 많은 리스너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쟈드는 자신을 'TCK(Third Culture Kid)'라고 소개한다. TCK는 성장기 동안 두 개 이상의 문화적 배경을 경험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성장 배경으로 인해 복수의 문화권에 익숙하거나, 반대로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쟈드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한국에 돌아왔다. 활동명 또한 프랑스에서 사용했던 이름인 '쟈드'다. 그는 유년 시절 형성된 프랑스의 정체성이 뚜렷해 아직도 한국어보다는 프랑스어가 익숙하고 말한다.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적 배경을 동시에 경험한 쟈드의 정체성은 다중적이다. 그는 프랑스에서 동양인이기 때문에 이방인이었고, 다시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이방인이었다. TCK로서의 정체성은 음악에도 녹아들었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정체성 때문에 음악에서도 한 장르에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쟈드(Jade)_Hometown_커버.jpg


지난 6월 발매된 쟈드의 'Hometown'은 데뷔 4년 만에 세상에 나온 첫 정규 앨범이다. 쟈드는 유년시절을 떠나온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앨범에 담았다. 앨범은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지 못하는 파리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TCK로서 겪은 경험들로 채워졌다.

 

첫 트랙 'Monster'는 외계에서 온 괴물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다. 쟈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괴물의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한국에서는 남들과 다른 행동 때문에 자신이 외계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노래 중 'Same eyes same hair same skin'이라는 가사는 이러한 경험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후 두 번째 트랙 'Go Back'은 고향 파리에 대한 그리움의 노래다. 공허함과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은 'Now I am dying'이라고 말할 정도로 절실히 드러나지만, 반대로 노래의 사운드는 통통 튀고 아기자기해 반전을 준다. 함께 공개된 비주얼라이저는 따뜻한 감성으로 파리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보여준다. 앨범 마지막에 수록된 한국어 버전도 비교해서 듣는다면 또 다른 그리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드럼과 베이스의 그루브가 인상적인 네 번째 트랙 'Bug'는 싱어송라이터 'Sylo Norza'가 참여했다. 이 곡은 기계의 오류인 '버그'를 고향의 언어나 추억이 떠오르지 않아 생기는 머뭇거림에 비유했다. 재미있는 점은 피쳐링에 참여한 Sylo Zorza 역시 한국계 캐나다인이라는 것이다. 'Bug'의 메시지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두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전달된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 'Hometown'은 유년기를 보낸 고향을 방문자로서 다시 찾게 되어 느끼는 '소중함'이 주제다. 눈 앞에 펼쳐진 고향의 풍경을 감각적인 가사로 표현했고, 플룻과 일렉트릭 피아노의 사운드는 기분 좋은 산뜻함을 선사한다. 함께 공개된 'Hometown'의 비주얼라이저 또한 유년 시절의 그리움을 영상으로 담았다. 앨범 속 필름사진, 천진난만한 어린 모습과 비뚤거리는 손글씨는 쟈드가 그리워하는 공간과 시간의 표상이다.

 

이외에도 앨범은 그리움의 정서로 쓰인 음악으로 가득하다. 프랑스어로 부른 'Bonjour!', 과거의 시간을 노래하는 '2000'까지, 쟈드는 고향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으로 앨범을 채워넣었다.

 

또한, 서사무엘이 프로듀싱한 'Trip'을 비롯해 'Now', 'Scent', 'Pho 14', 'Remember'까지 다양한 프로듀서와 협업한 트랙들로 가득하다. 앨범 'Hometown'은 14곡 이라는 적지 않은 분량으로 역량을 쏟아 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쟈드의 'Hometown'은 전통적 디아스포라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다. 전통적 디아스포라 문학은 경계성이 명확해 인종차별, 문화적 갈등, 타향살이에 대한 외로움을 이야기했다면, 쟈드의 노래는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해 겪는 탈경계적 디아스포라의 경험을 서술한다.

 

탈경계적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는 복합적이다. 완전한 한국인의 신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파리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듯이, 개인의 정체성이 다양한 층위의 요소로 뒤섞이는 상황을 볼 수 있다.

 

'Hometown'은 탈경계적 디아스포라의 그리움을 따뜻함으로 풀어냈다. 모호한 경계의 정체성을 가진 쟈드에게는 고향에 대한 따뜻한 향수가 가장 필요했을 것이다. 프랑스와 한국 사이에서 살아가는 쟈드의 첫 앨범 'Hometown'은 그의 가장 명확한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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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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