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쩌다, 예술로 산책을 시작합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7.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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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도대체 뭔데?'

'예술, 그게 쓸모가 있어?'

 

천천히 흐릿하게나마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그에 관한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었다. 아주 본질적인 질문이었지만 좀처럼 답하기 쉽지 않았다. 예술은 여전히 모호하고 정의마저 변할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러 고민 끝에 입 밖으로 꺼낸 머릿속 생각은 이러하다.




예술의 의미



첫째, 나에게 예술이란 '삶의 자극제'와도 같다.

 

 

자극


1) 어떠한 작용을 주어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이 일어나게 함. 또는 그런 작용을 하는 사물

 

2) 생체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일. 또는 그런 작용의 요인.

 

3) 유기체에 작용하여 반응을 일으킬 수 있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상(事象). 좁은 뜻으로는 유기체의 수용기(受容器)에 작용하는 물리적 에너지를 이른다.


출처: Naver 국어사전

 

 

이 중 첫 번째 의미의 자극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자극제'의 의미와 가장 근접하다. 예술은 어떠한 작용을 주어 감각이나 마음에 반응을 일으킨다. 그래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에 스파크가 튀는 동시에 잠재되어 있던 감정과 생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다시 말해 우리는 예술을 통해 즐거워하기도 슬퍼하기도 하며, 나의 인생을 반추하여 삶의 자극을 받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예술을 경험하면, 감정의 동요나 생각의 흔들림을 비롯한 모든 동적인 움직임이 뒤따른다. 아주 분명한 자극의 효과다.

 

예술의 정의가 모호하고 다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의 태도와 시선이 들어가는 작업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예술이라는 것을 세상 밖에 표현해내는지에 따라 예술의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크고 작게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 그야말로 꿈꾸는 대로 펼쳐지는 무궁무진한 세계와 같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정답이 없고 불균질한 예술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

 

둘째, 예술의 쓸모에 대해 묻는다면 오히려 예술이 없는 삶을 떠올릴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 싶다.

 

예술은 생각보다 아주 가까이에 있다. 어쩌면 일상 속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삶의 조각들은 이미 예술로 이루어져 있다. 요컨대 카페에 가면 들리는 음악부터, 한 쪽 벽에 걸려있는 그림, 건축물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둘러싼 공간이 있다.

 

예술의 의미나 가치를 모르겠다면, 반대로 예술이 없는 삶을 떠올려 보는 편이 쉬울 것이다. 상상만 해도 지루하다. 오로지 노동만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 퍽퍽한 세상일 것이다. 과연 이 무채색의 세상 속에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분명 바로 죽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말라죽을 것이다. 삶의 목적도 의욕도 가치도 잃어버린 채로. 자극 없는 삶은 무료하다. 동시에 삶의 생기를 잃어버리는 것과도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목적 하나를 골라본다면, '즐겁게 행복하게 살자' 가 있다. 예술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한다. 예술을 덧대면 삶이 조금 다채로워진다. 삶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도 폭넓어지고 깊어진다. 참으로 신기하고 진귀한 경험이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치열한 예술의 흔적들로부터 생겨난 생기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



take a walk.jpg

 

 

예술로 자극을 받는 방법은 다양하다. 요컨대, 길을 걷다 우연히 특이한 모양새의 공공미술 조각을 발견했을 때, 카페에 갔는데 주문한 티 아래에 클림트의 <키스> 그림의 패브릭 받침대가 있을 때, 어떤 분위기 좋은 공간에 걸려있는 그림들을 보다 '어쩌다 이 그림들은 여기에 걸렸을까' 상상하며 자연스럽게 주인장의 예술적 취향 궁금해질 때 등이 있다. 이렇듯 나의 경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예술의 흔적을 발견할 때 자극을 받는다.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은 마치 산책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산책자는 풍경 속을 거닐고, 보고, 느끼고, 여유를 머금고, 생각에 빠진다. 예상치 못한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예술을 향유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예술이 일상이고, 일상이 예술인 세상에서 당연하게 지나쳤던 예술의 흔적을 굳이 찾아보고, 순간 눈에 들어온 인상과 느낌을 받아들이며 천천히 머금고, 생각에 빠진다. 나는 산책자로서 또 문화예술 애호가로서 그 모든 일련의 사유의 과정을 사랑한다.

 

사유의 끝에서 나는 자꾸만 반문하고 싶어진다. 예술이라는 것, 정말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냐고, 예술로 인해 조금 더 다양한 인생의 맛을 느껴보고 싶지 않냐고 말이다. 예술을 향유하는 나만의 방식이자, 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조금씩 발견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아주 사적인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하려 한다.

 

이름은 《어쩌다, 예술로 산책》.

 

 


어쩌다, 예술로 산책



산책자는 따로 정해둔 목적지가 없다. 그저 움직이다 발길이 닿는 대로 멈추었다가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고 다시 걷기를 반복한다. 생각보다 어디든 발걸음을 쉽게 내디딜 수 있는 강인한 자유의지와 부지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강철 체력이 요구된다.

 

이 산책자에게 하나의 목적을 덧대고자 한다. '일상 속 예술의 흔적 찾기' 그럼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주목할 수 있는 예리한 눈초리와 집중력이 필요하겠다. 여기에 나의 아주 지극히 사적이지만 웅숭깊은 시선까지 더해진다면 또 다른 새로운 차원으로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겠다.

 

그렇게 머무르는 일상 속 예술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직접 걸어 다니면서.

 

 

어쩌다 예술로산책.jpg

 
 
뚜벅뚜벅.
 

《어쩌다, 예술로 산책》시리즈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좋았던 일상 속 예술 조각 또는 흔적을 보고, 느끼고, 열렬히 사색한 것들을 아주 지극히 사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향유하는 예술의 장르나 형식에서 구분은 없다. 이번 기회에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최대한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싶다.

 

어쩌다, 예술로 산책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

 

1. 산책을 떠날 장소를 선택한다.

단,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상황에 따라 집콕 산책도 가능하다.

 

2. 준비물을 챙겨 산책을 떠난다.

준비물은 단출하다. 현장의 사진을 담을 휴대폰, 사유의 흔적을 남길 작은 메모장과 필기구 하나,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정 중 언제든 말라비틀어진 목을 촉촉하게 해 줄 물이 담긴 텀블러 정도.

 

3. 틈틈이 눈에 들어오는 예술의 흔적을 사진으로 담는다.

사진에서는 나의 시선으로부터 굳이 주목한 예술의 흔적을 위주로 보여준다. 전문적인 사진 장비가 있는 건 아니기에 엄청난 퀄리티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누구나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정상적인 사진이니 걱정은 말라.

 

4. 온전히 보고, 듣고, 느끼며 순간 스쳐 지나가는 생각과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치열하게 기록한다.

기억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 치열하게 기록하기는 이미 습관화되어버렸다. 어떤 때에는 휴대폰 내에 장착된 '모든 노트'라는 앱으로 짧은 생각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워낙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기어코 펜을 손에 쥐고 직접 메모장에 기록하기를 선호한다.

 

5. 마음껏 예술로 산책을 즐긴다.

산책자의 모든 경험을 사랑한다. 보고, 듣고, 마음껏 사유하다 보면 하루는 꽉 차게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릴 때가 많다. 그만큼 '예술로 산책'에 몰입하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게도 위로와 자극을 동시에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6. 집으로 돌아와 예술의 흔적에 깃든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본다.

'이건 어쩌다, 왜 여기에 머물러 있는지' 사연이 궁금해지는 예술의 흔적을 발견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단순한 호기심에만 머무르는 것은 이야기를 전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필요한 경우, 전문 서적 및 논문과 같은 참고 자료를 통해 나름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예술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7. 예술의 흔적에 나의 시선을 덧대어 재구성한 이야기를 전한다.

산책 여정을 기록하는 만큼 온몸의 감각을 세워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사유한 바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하기 위해 에세이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전한다. 어쩌면 사유의 흔적이 담긴 날것의 노트 사진도 덧붙여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

 

그럼 지금부터,

어느 산책자의 지극히 사적인 예술로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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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예고 사진

 

 

《어쩌다, 예술로 산책》 첫 번째 편을 기대해 주세요:)

 

 

 

아트인사이트 신송희 컬쳐리스트.jpg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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