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차 한 잔만큼의 여유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7.0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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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찻잔에 좋아하는 티백을 우리는 과정이 참 소중하다. 고소한 스콘을 베어 문 후, 쌉싸름한 차 한 모금의 맛은 누구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와 나누는 소중한 이야기를 곁들인다면 나만의 향긋한 티타임은 완성된다.

차를 즐기는 문화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귀족에 의해 시작되어 발달하였다. 본래 귀족들의 티타임은 주로 정원에서의 소풍을 의미했고, 은은한 불빛, 연주자가 들려주는 음악, 꽃향기, 버터가 듬뿍 발린 빵과 달콤한 파이 등이 티와 함께 곁들여지는 오감만족의 시간이기도 했다.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티타임은 소풍이 아니라 오늘날과 같은 쉼표의 의미로 굳혀지게 된다. 근로자들이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자 공장주는 오후 한차례의 휴식 시간을 공식으로 허용하였고, 이를 티타임이라고 불렀다.
 
말하자면 티타임은 다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가지는 잠깐의 멈춤과 각성의 시간인 것이다. 걱정과 고민이 많은 지금의 나도 하루의 쉼표를 티타임으로 채우고 있다. 잠깐 머리를 비우고 지금의 분위기를 향유하는, 고요하고 편안한 기분을 간직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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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티타임은 아트인사이트 대표님과 함께한 시간이다.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긴 이름의 원두로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한, 어색하면서도 익숙한 분위기의 티타임이었다. 에디터로서 활동한 4개월의 시간을 더듬어본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막상 활동을 시작해보니 어려웠던 글쓰기, 그리고 여유로워졌으나 글에 대한 욕심이 많아진 지금의 상황.

부족하게만 생각했던 나의 글을 인상 깊게 보셨다는 말씀이 너무나 감사했다. 직접 나의 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는 항상 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믿으라는 대표님의 말씀은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동안 궁금했던 아트인사이트가 운영되는 과정과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에디터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간혹 대표님의 질문을 받을 때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 있었다.
 
 
아트인사이트에서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당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라 엉성한 답변을 늘어놓았으나 티타임 이후에도 나는 계속 생각해 보았다. 아트인사이트는 내게 무슨 의미인지 말이다.
 
그간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글에 대한 애정과 부족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내가 공부하고 싶거나 궁금한 점을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복습하는 것은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의 글들이 담긴 아카이빙의 활동 무대인 것이다. 즉 아트인사이트는 나의 성장을 도와준 플랫폼이라 말할 수 있겠다.

문화 예술의 대중적인 의미를 새겨보는 시간도 가졌다. 문화 예술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려면 이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이 매개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책임의 무게가 여실히 느껴졌다.
 
나의 진로와 현재의 고민들을 모두 털어놓기도 했다. 대표님의 부드러운 눈빛과 함께한 따스한 응원과 조언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도자기 공방과 연결되어 있는 카페의 포근함, 시원한 커피의 맛, 대표님과의 소중한 이야기까지 완벽한 티타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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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티타임 이후에 내가 얻은 답은...

그래, 좋아하는 것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 고민과 걱정을 너무 막연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나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다. 성장할 단계가 아직 많이 남았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저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가는 길을 의심하지 않고 직진하길 바란다.

나에게 쉼표란 마침표의 쌍둥이와도 같다.
 
일을 하는데 여유로운 휴식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난 이 글을 쓰며 좋아하는 얼그레이 차를 마시고 있다. 티타임은 내게 아이디어를 모으거나 집중을 요구할 때도 유용한 시간인 것 같다.
 
장소는 상관없다. 차 한 잔과 고민거리, 아니면 이야기를 나눌 상대만 있다면 쌉싸름하고도 달콤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차 한 잔 어때요?
 

[황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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