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한 걸음의 의미 [문화 전반]

아트인사이트와 함께 한 지난 4개월
글 입력 2021.06.29 09:1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4.jpg

 

 

많이 춥던 2월, 토익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부드러운 글이 담긴 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제출했던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시험을 보느라 경직되었던 몸을 한순간에 녹일 만큼 따뜻한 어조에 처음 놀랐고, 602명 중 45명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에 두 번 놀랐다.

 

에디터라는 책임감과 함께 첫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워드나 한글에 작성하는 레포트와 달리 적절한 이미지를 첨부하고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글을 작성해야 했다. 한 문단을 통째로 쓰기보다는 쉽게 읽힐 수 있는 부분에서 나눠주는 것부터 적절한 제목 설정, 이미지 선정 등 여러 부분을 생각해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처음 만들어진 나의 오피니언 기고글을 읽어보았을 때 정말 많이 설렜다.

 

그리고 어느덧 4개월이 지나서 나는 20번째 글을 쓰고 있다. 소재를 찾아내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글의 시작이 두렵지 않다. 이전에는 글의 서두를 쓰는 데만 1시간이 걸렸다면 이제는 수정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글을 쓰는 태도의 변화가 세상을 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에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했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끝없이 망설였다. 어떻게 보면 신중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가 보는 나 자신은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써나가는 대담함이 새로운 분야의 진취성으로 이어졌다. 도전을 시작하는 시작은 여전히 두려웠지만 두려움 외에 설렘이 함께 느껴졌다. 그 결과 생각지도 못한 여러 분야의 시험에 도전하게 되었고 반 년 전만 해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업에 매진하게 되었다.

 

물론, 글의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울 수 없듯이 몇 번의 낙담과 실패의 과정 또한 있었다. 그러나 매주 글을 쓰면서 "더 잘 쓰자!"라고 일어났듯이 실패의 순간에 느끼는 좌절감을 툭툭 털어낼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갖게 되었다.


 

2.jpg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위로가 된다.

 

이전까지 레포트, 논문과 같이 형식적인 글을 써왔다. 서-본-결을 지키지 않으면 점수가 깎이며 반드시 논리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마치 거푸집에 글을 찍어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트인사이트에서 처음으로 정해진 형식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로이, 글을 써나갈 수 있었다. 물론 서-본-결에 익숙해진 탓에 내가 작성한 몇 가지 글은 여전히 딱딱하고 여유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통해 나는 글을 쓰면 숨 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트인사이트의 가족분들의 글을 원하는 만큼 읽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은 글쓴이의 호흡을 담아낸다. 글의 어조, 문단의 나눔, 심지어 사용한 이미지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개인의 시각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문화예술의 틀을 대폭 넓힐 수 있었다. 이전까지 문화예술은 흔히 "고급"이라고 칭해지는 뮤지컬, 영화, 도서 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글을 향유하면서 "아, 이런 부분까지 예술이 될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 결국, 4개월이 지나서야 나는 문화예술이 소통임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에디터 혹은 컬쳐리스트로 활동하실 분들 모두 아트인사이트의 한 걸음이라는 귀중한 경험을 선물받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문화란 자신이 정의하는 바에 따라 무한히 넓어질 수 있다. 꼭 넓은 정의의 문화가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색다른 시각을 취해보며 다른 사람의 관점을 취해보는 작은 변화가 나비 효과를 일으켜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읽고 또 향유하며 자신을 사색해나가보자.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선택지가 펼쳐질 것이다. 아트인사이트에서 한 걸음은 바로 그런 의미가 있다.

 

 

 

박세윤.jpg

 

 

[박세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