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작지만 큰 나의 동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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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21.06.1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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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공간이란 참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들은 공간의 분위기에 꽤나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간이 주는 느낌은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그렇기에 공간을 깔끔하게 꾸미고 유지하는 것은 어쩌면 좋은 영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간은 우리에게 가장 먼저 시각적으로 와닿기 때문에 대부분 우리는 그 공간의 시각적인 부분에만 집중한다. 그런데 때로는 시각적인 것에만 집중하기보다 그 공간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나 태도를 바꿔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그로 하여금 그 공간이 달리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사를 많이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한 곳에서 오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을 기준으로 한다면 나는 한 곳에서 꽤 오래 살아온 편에 속한다. 어린 시절을 서울에서 보내다가 성남으로 이사를 왔다.

 

그렇게 성남에서 10년을 넘게 살았다.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이사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다른 동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작년에 이사를 오게 되었다. 물론 짧게 있다가 다시 돌아가지만, 새로운 동네라는 것이 나에게는 꽤나 큰 변화였다.

 

내 인생에 있어서 2번째 이사였던 것인데, 솔직히 첫 이사는 너무 어릴 때라 그런지 별 기억이 없다. 그런데 모두 다 다른 형태의 집이라는 것이 지금 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지금 잠시 이사 온 곳은 작은 동네이다. 앞에는 우체국과 파출소가 나란히 옹기종기 있고, 그 옆에는 작은 슈퍼가, 앞에는 동사무소가 있다. 대부분이 낮은 집들이다.

 

 

옥상.jpg


 

처음에는 아파트에서만 지내다가 이런 작은 동네로 이사 온 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작은 동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을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고 인식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 작은 동네의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변화 없이 살아온 나에게 의식의 변화를 위한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이곳은 전에 살던 곳에 비해서 작은 동네이기는 하지만 더 알찬 느낌이다. 가까이에는 공부하러 갈 수 있는 도서관도 있고, 답답할 때 산책하러 갈 수 있는, 뒷산 같은 느낌의 공원도 있다. 나는 그 공원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그곳은 참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옥상을 쓸 수가 있는데 이는 굉장히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이다. 옥상이 있다는 건 꽤나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게 아주 작은 옥상이고 조금은 촌스러워 보일지라도 이 작은 공간은 나에게 행복한 휴식을 준다.

 

해가 져가는 저녁 7시쯤의 여름 날, 캠핑의자를 놓은 옥상에 올라가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옥상 담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하다. 그리고 한 골목 건너에서 낮은 옥상에 평상을 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작은 동네의 정겨움을 느낀다.

 

 

공원.jpg

 

 

나는 더 작은 동네로 이사 왔는데 소소한 행복은 더 많아지는 것 같았다. 사람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만약 내가 달라진 환경에서 안 좋은 것들만 바라봤다면 이런 작은 행복들은 분명 놓쳤을 것이다.

 

초반에는 확실히 좋은 부분들을 찾아내기가 힘들었지만 하나씩 내려두고 바라보니 분명 좋은 것들이 있었다. 아마 다시 이사를 간다 해도 나는 이곳에서의 몇 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평생 느끼지 못할 것 같았던 이웃 간의 정을 느끼고 작은 나만의 하늘을 가질 수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자기 하기 나름이다. 오래된 집이라도 야금야금 내부를 예쁘게 꾸며놓으면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는 나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안 좋은 것들은 고쳐나가면 그만이다. 별로라고 느끼는 것들 안에서도 나름의 좋은 점들을 찾아내면 그곳은 충분히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주어진 것을 변화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하염없이 안 좋은 부분들만 바라보며 가만히 불평하고 있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닌 것 같다. 모든 긍정적 사고회로를 스스로 막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모든 게 사람 마음먹기 나름이다.

 

 

[이시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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