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끝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

23기 에디터 모집 글을 보았다
글 입력 2021.06.0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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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기 에디터를 모집합니다'. 때는 인턴 면접에서 줄줄이 떨어지던 찰나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3학년을 시작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무작정 휴학은 하고 싶지 않은 애매한 시기였다.


인턴은 떨어지고, 그냥 이렇게 다시 3학년을 시작해 과제와 시험을 반복하다 1학기를 날리긴 싫고. 그래서 무작정 대외활동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우습게도 아무거나 할 성격은 또 못 되어서, 무엇 하나 쉽게 지원하지 못하고 있던 시기에 '에디터 모집'이 나를 이끌었다. 그것이 아트인사이트와 나의 첫 만남이다.

 

 

[크기변환]캡처.PNG

 

 

글을 보자마자 '신청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우선 아트인사이트가 무엇을 하는 사이트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평소 잘 알고 싶은 분야인 '패션' 영역을 읽기 시작했고, 2시간 후에 나는 에디터 지원서를 다운받았다.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토록 진솔한 지원서를 쓴 적이, 그리고 앞으로 쓸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이야기하지 못했던 연재 중인 웹 소설 이야기, 나에 대한 고찰, 그리고 진솔한 속내까지. 모든 것을 가감 없이 지원서에 적어 넣었다.


지원서를 작성하는 데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그리고 지원서를 냈다는 사실마저 잊을 때쯤, 에디터로 뽑혔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날 아침은 날아갈 듯이 기뻤던 것 같다.

 

 

 

오래 보지 않았지만, 오래 본 것 같은



휴학을 결심한 것도 글을 쓰는 중간이었다. '휴학'을 주제로 쓴 그 글에서 난 마지막에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휴학을 할 것이다', 이렇게.


친구도 걱정하고, 부모님도 걱정하고(놀랍게도 언니는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휴학하라고 부추겼지), 온 사방이 걱정투성이었는데도 난 이렇게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았다. 휴학하고 뭐하지, 라는 불완전한 생각에 스트레스를 잔뜩 받던 게 바로 어제였는데, 글을 쓰면서 그 마음이 차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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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지원한 인턴 면접에서는 떨어졌다는 소식만 들리고, 마땅한 연합 동아리도 찾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차분한 마음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아이러니하면서 신기한 현상이었다.

 

물론 이 모든 건 내가 글을 적은 곳이, '아트인사이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나의 쉼터가 되어 있었다.


 

 

일기장이 되었다가, 에세이 장이 되었다가



아무래도 속내를 털어놓을 만한 공간이 필요했기에 '사람' 영역에 많은 글을 쓰기는 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적어 놓았다.


드라마/영화 리뷰, 음악 리뷰, 비판을 섞은 내 생각의 고찰까지. 이러한 글들을 쓰기 위해 또 많은 드라마와 음악을 접하기도 했다. 통계자료와 기사도 찾아보며 내 생각을 피력하는 글에는 정성을 다했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의 감정을 쏟아내는 글에 정성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하나하나의 글이 모두 나에게 소중한 것들이며, 생각날 때마다 다시 찾아볼 귀중한 것들이다.


일기를 잘 쓰지 않는 나에게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닌 '나'의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트인사이트'는 그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다.

 

 

 

잊지 못할 '아트인사이트'



글을 많이 썼다고 해서 에디터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글을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을 에디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한 편씩 꼬박꼬박 글을 썼음에도 아직 난 에디터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다.


내 이름 뒤에 무작정 '에디터'를 붙이기는 조금 민망하고, 그래도 글을 좀 어느 정도 써봤으니까 어디 가서 '저 글 잘 못써요', 라는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그 마음가짐에 자신감을 실어준 것이 '아트인사이트'이기도 하다.


글을 꽤 잘 쓴다는 이야기는 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수강하면서도 여러 차례 들었었다. 누군가는 30명의 각기 다른 글 중 나의 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손을 들고 발표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조금 부족했던 자신감을 '아트인사이트'가 꾹꾹 눌러 채워주었다.

 

이젠 마음만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글 하나는 뚝딱이다. 그것도 '질'이 좋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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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나에게 소중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면서도 감동을 줄 수도, 슬픔을 줄 수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이 사이트 안에서만큼은 나 자신을 에디터라 칭하고 싶다. 적어도 이곳에서 글을 쓸 때만큼은, 나의 글을 사랑하기에. 그리고 그 경험을 하게 해준 '아트인사이트'. 결코, 절대, 네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이다.

 

 

[안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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