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초록열풍에 몸을 맡기고 온 순간, 뮤지컬 '위키드' [공연]

2021 맞서 날아오르다!
글 입력 2021.05.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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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공식 홈페이지(글, 사진)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21세기 브로드웨이 최고의 히트 뮤지컬


 

지난 2016년 공연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위키드>는 서울(2021.02.16.~2021.05.02.)에서 막을 내린 뒤, 곧 부산(2021.05.20.~2021.06.27.)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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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를 소개해보자면, 전 세계를 ‘초록열풍’으로 물들이고 있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히트 뮤지컬이다. 전 세계 100여 개의 메이저 상(토니상, 그래미상) 수상은 물론, 16개국 130여 개 도시에서 6천만 명에 가까운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03년 초연 이후 10년 동안 최고의 매출 기록을 세우며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작품 중 유일한 21세기 뮤지컬이다. 현재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공연 5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베스트 셀러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마녀들의 이야기로, 나쁜 마녀로 오해받았던 마음씨 착한 엘파바와 착한 마녀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허영심 가득한 글린다의 실체를 밝힌다. 그리곤 이렇게나 다른 성격과 개성의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기숙사를 쓰면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무대에 그려낸다.

 

눈부시게 휘황찬란한 세트, 마법처럼 펼쳐지는 특수효과,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 54번의 장면전환과 디테일이 돋보이는 350여 벌의 아름다운 의상은 관객들에게 황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여기에 그래미상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 그리고 트리플 플래티넘을 기록한 놀랍고 아름다운 음악은 관객들의 마음을 한껏 매료시킨다.

     

 

 

2021년 4월 29일, 인생 버킷리스트가 실현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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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9 캐스트

 

 

지난 4/29일(옥나 페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관람했던 <위키드>는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정석’ 같은 작품이었다.

 

현재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5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납득가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스핀오프 버전답게 원작의 도로시, 양철 나무꾼이 엑스트라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동쪽 마녀 글린다와 서쪽 마녀 엘파바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선하고 파격적인 전개를 펼쳤다.

 

무엇보다 주연들의 캐릭터성이 빛났던 뮤지컬이었다. 거칠어 보여도 알고 보면 섬세하고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엘파바, 재수는 없어도 솔직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글린다. 뚜렷한 자기주관과 입체적인 성격을 가진 두 인물에 극의 재미가 살아나는 듯했다.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두 마녀의 진한 우정을 그려낸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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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에 비해 조연의 존재감이 묻히는 느낌이 강했다. 분명 여러 씬에 등장했고, 개인 넘버도 있었고, 개별 서사도 지녔으나 무언가 끌리지가 않았다.

 

두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람둥이치고 착한 남자 포지션에 가까운 피에로, 큰 반전 없던 빌런 모리블 학장과 오즈의 마법사, 이기적인 네사로즈와 보크. 두 주연에게는 온갖 좋은 설정을 다 부여한 데 반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 조연에는 기본적인 설정만 부여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폭발적인 성량과 가창력, 캐릭터 자체를 보여주는 메소드 연기, 환상적인 호흡으로 빚어진 하모니에 감탄했다. 특히 앙상블과의 합이 가장 좋았던 뮤지컬이라고 기억한다. 그들은 노래와 춤을 통해 환상적인 에메랄드 시티를 표현한 주역이었다.

 

실제로 오즈의 세계에 사는 주민들처럼 행동하여 나 역시 무대 속 세계에 동화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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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모든 넘버가 좋게 기억될 정도로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구성, 감성적인 가사, 아름다운 멜로디,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리프라이즈로 곳곳에 비슷한 선율을 배치해서 그런지 모든 곡에 ‘위키드’ 감성이 서려 있다고나 할까? 신비로운 초록빛 색감의 곡들로부터 가슴이 벅차올랐다.

 

특히 좋았던 넘버를 꼽자면 ‘Defying Gravity’, ‘Wizard and I’, ‘Popular’, ‘One Short Day’, ‘For Good’이 있다. 무엇이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모든 넘버가 내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수백 번을 들었는데도, 직접 들으니 그 감동은 배가 되어 넘쳐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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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Defying Gravity’는 내 뮤지컬 첫 입문곡으로, <위키드>를 꼭 봐야겠다고 다짐한 데 가장 큰 이유를 차지했다.

 

실제로 옥파바가 2층 무대 높이까지 올라와 “이제는 나 중력을 벗어나 날아올라 날개를 펼칠거야/전해줘 나 모든 걸 떨쳐내고 저 끝없는 세상을 본다고 나는 꼭 돌아온다고”라며 힘겨웠던 시절을 떨쳐내며 자신의 당찬 포부를 노래하는 걸 들었을 때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뒤이어 이어진 원곡보다 높은 고음에 벅찬 떨림을 느끼면서 <위키드>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가 실현되는 순간이었기에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왔다.

 

전체적으로 1막은 정말 완벽했다고 평가해도 될 정도로 유연한 스토리 진행부터 시작해 연기, 음악, 연출, 군무, 세트까지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그러나 2막에서 갑자기 스토리가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극이 어수선해졌다. 인물의 감정선을 읽기도 벅차다 보니 넘버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2막 하이라이트인 ‘For Good’에서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싹 잊혀나갔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우리 다시 만날 수 없다 하여도 너는 이미 심장의 일부가 되어 나 숨 쉬는 매 순간 항상 곁에서 힘을 내라 미소지어 줄 테지”라며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는 부분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잔잔한 멜로디 속 두 친구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여전히 생생하다.

 

*

 

<위키드>는 고전동화를 다룬 뮤지컬이지만,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엘파바는 추악한 어른들의 선동과 날조로 나쁜 마녀가 되었고, 평생을 피에로와 함께 사람들 속에 숨어 살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르는 글린다는 그녀를 추억하며 착한 마녀로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살아간다. 눈부시게 빛나던 에메랄드 시티 속 씁쓸한 엔딩이 대비되어 더욱 큰 울림을 선사했다. ‘어른들을 위한 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왜 붙는지 알 것도 같다.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 혹은 눈과 귀가 즐거울 만한, 색다른 우정 이야기로 감동을 선사할 뮤지컬을 찾는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위키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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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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