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상을 바꾸는 덕후 이야기, 브릭스비 베어 [영화]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사랑스러운 이야기
글 입력 2021.05.12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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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TV 시리즈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최애’ 작품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환상적인 판타지 영화나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 같은 장수 미국 드라마, <프렌즈>나 <모던 패밀리>처럼 친근함과 유쾌함 모두 잡은 시트콤 등 세계적 마니아들을 거느리는 영화와 드라마가 떠오른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빠져 매 방학바다 영화를 돌려보았고,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해리 포터: 죽음의 성물 Part.2>가 개봉했을 때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고 나서도 영화관을 떠나지 못한 경험이 있는 엄청난 해리포터 광이며, 밤을 새우며 <크리미널 마인드>와 < CSI >등을 시청하면서 유명한 범죄 수사물을 섭렵했다. 또, 1976년 개봉한 <캐리>와 1977년 영화 <서스페리아> 등 클래식 공포영화를 불이 꺼진 새벽에 혼자 볼 정도로 공포영화 마니아이다.

 

나와 같은 영화, 드라마 마니아들이 한 번쯤은 상상해보았을 꿈이 있을 것이다. 바로, 내가 원하는 대로 작품을 전개시키고, 내가 생각하는 최상의 결말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보는 꿈. 애정 하는 주인공들에게 소중한 기억만 선사해 주고 싶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행복한 결말을 맺어주고 싶은 것이 거의 모든 팬들의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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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영화 <브릭스비 베어>의 주인공 제임스는 바로 그런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팬이다. 명랑한 에너지로 보는 사람마저 행복감에 젖어들게 만드는 덕후의 여정, <브릭스비 베어>를 통해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브릭스비 베어>는 영화가 가진 포근한 분위기에 비해 무겁고 심각한 문제로 시작한다. 주인공 제임스는 어린 시절 병원에서 유괴되어 납치범들을 친부모님이라고 생각하고 자라온 청년이다. 그는 바깥에도 나가지 못하고 양부모들이 정해놓은 일정에 따라 생활한다.

 

그가 TV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곤 부모들이 만들어낸 어드벤쳐 시리즈 <브릭스비 베어>뿐이다. 그는 곰 캐릭터인 '브릭스비'가 등장해 여정을 해나가는 TV 시리즈를 시청하며 이것이 가짜인지는 상상하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그는 모든 회차를 수십번 돌려보고, 양부모가 꾸며낸 가상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팬클럽 활동을 해나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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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경찰에 의해 납치범들의 집이 발각이 되고, 제임스는 세상 밖으로 갑작스럽게 떨어지게 된다. 친부모와 있는지도 몰랐던 여동생을 만나 함께 살아가게 되지만, 바깥세상에 <브릭스비 베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제임스는 충격에 휩싸인다.

 

충격에도 잠시, 제임스는 상상력을 발휘해 <브릭스비 베어>의 제작자이자 배우로서 자신이 직접 시리즈를 마무리 짓기로 결심한다. 영화인을 꿈꾸는 친구에게 부탁해 촬영과 편집, 특수효과 등을 배운 제임스는 여동생의 친구들과 함께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브릭스비 베어의 여정을 스스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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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는 시리즈를 만들며 상담 선생님과 부모님의 우려, 촬영 현장에서 작은 폭발 사고 등과 같이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가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시리즈의 주인공 ‘브릭스비’의 목소리를 납치범이었던 양아버지가 녹음했다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납치범이긴 했지만 자신에게 <브릭스비 베어>를 선사해 준 양아버지를 찾아가 대사 녹음을 부탁한다. 제임스는 그제서야 시리즈를 마무리 짓고, 부모님과 친구들을 초대한 시사회까지 성공리에 마치며 브릭스비 베어와의 여정을 완벽히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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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비 베어>는 모든 팬들이 상상해봤을 ‘자체 제작’의 꿈을 보여주며 한 가지에 빠져있는 마니아가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풀어낸다. 이러한 꿈을 가져보았을 팬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와 인물들의 따뜻한 대사를 통해 관객에게 뭉클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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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고민으로 인해 꿈을 잠시 뒤로 밀어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제임스 납치 사건을 조사하며 그에게 증언을 받는 담당 형사는 학생 시절 셰익스피어 공연 <템페스트>에 나와 연기할 정도로 배우의 꿈을 키웠던 사람이지만, 지금은 형사로 재직하며 그 꿈을 묻어두고 있는 인물이다.

 

제임스는 그가 <템페스트>의 대사를 읊는 것을 보고 감탄한다. 제임스는 왜 지금은 연기를 하지 않느냐고 형사에게 묻는다. 둘의 대화는 마음 한편 어딘가에 꿈을 묻어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담당 형사는 결국 제임스가 연출하는 <브릭스비 베어> 영화에 중요한 역할로 등장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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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했어요. 연기하셨어요? 왜 지금은 안 하시는 거예요?”

“모든 상황은 변하고 사람은 늙어요. 지금은 이게 내 일이에요.”

“본인한테 소중한 걸 못하다니 슬프네요.”

 

 

또, 시사회를 앞두고 긴장한 제임스가 영화관 화장실에 틀어박힌 채 상영관에 나타나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제임스에게 영화 찍는 것을 알려준 그의 첫 번째 친구 스펜서가 등장해 제임스를 북돋아 준다. 둘의 따뜻한 대화는 남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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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제임스, 사람들이 뭐라 하든 무슨 상관이야. 넌 ‘브릭스비’를 끝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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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가 끝나고 나서야 상영관에 등장한 제임스의 앞에 브릭스비가 등장해 손을 크게 흔들고 인사하다 사라지고, 제임스는 그제서야 활짝 웃는 모습으로 가족들, 친구들과 포옹한다.

 

<브릭스비 베어>는 무엇인가에 몰두해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여정을 개척하는 이야기를 통해 모든 팬들이 꿈꿔봤을 환상적인 이야기를 동화처럼 풀어낸다. 또한, 꿈을 한구석에 묻어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말을 전달하며 힘을 북돋아 준다.

 

힘든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잔잔한 분위기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영화 <브릭스비 베어>를 추천한다. 지금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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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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