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이의 지구여행 -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글 입력 2021.04.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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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는 여정 중에 책 한 권을 만났다. 행복에 대해 50가지 언어를 담은 이 책은 만족스러운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책은 행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행복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실은 그렇다. 행복이란 건 하나의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행복이었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행복이었다. 책은 지구 곳곳에 뿌려져 있던 색다른 행복에 관한 단어들을 소개한다.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표지-웹용.jpg


 

책 표지에 있는 소녀도 어쩌면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녀도 나도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책은 행복에 대한 종류를 총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1. 집과 환경 2. 공동체와 인간관계 3. 성품과 영혼 4. 기쁨과 영적 깨달음 5. 균형과 평온이 그것이다.

 

행복이 이렇게까지 많이 나누어질 일인가 싶었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니 오히려 내가 모르던 행복이 이렇게 많았구나를 깨달았다.

 

 

 

언제나 편안한 곳, 집


 

책이 첫 번째로 소개한 것은 집이라는 공간이었다. 단순하게 말 그대로 ‘집’이라기보다는 집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에서 오는 행복을 이야기했다.

 

마오리어인 투랑아와이와이TŪRANGAWAEWAE는 가장 편안한 곳에서 느끼는 힘을 뜻한다. 직역하자면 ‘발 디딜 곳’이지만 그만큼 내가 뿌리내렸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면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나와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책은 새로운 도전을 지지하면서도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투랑아와이와이라고 이야기한다. 힘들어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이 행복의 시작점임을 알 수 있었다.

 

 

 

관계의 힘


 

두 번째로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공동체, 인간관계에서였다. 사실 친구들과 놀면 즐겁고 행복한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그것을 행복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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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다 토바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라임LIME은 친구와 한없이 느긋한 한때를 보내는 것을 뜻한다. 라임을 위해서는 그저 ‘있는’ 것 외에 다른 특별한 목적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저 서로의 존재에 감사해하고 멈춰있음을 행복해하는 라임에 대한 소개는 인간관계에 조금 권태기가 온 나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주었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는 법


 

책의 초반에는 행복을 바깥이나 환경에서만 찾았었다면 세 번째 챕터부터는 점점 내면으로 들어간다. 피상적인 행복이 아니라 진짜 행복을 얻으려면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살아가다 보면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은 날들이 있다. ‘아침에 눈을 뜰 이유’를 뜻하는 이키가이 生き甲斐는 삶의 궁극적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할 때 행복한지를 알아야 하는데 즉, 나를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이야기 한다.

 

 
삶에 치여 힘이 들 때 아일랜드 사람은 “Is maith an scealai an aimisr”라고 격려한다고 한다. “시간은 뛰어난 이야기꾼이다”라는 뜻의 이 속담을 보고 시간 속에 갇혀 나를 갉아먹기보단 시간의 흘러감을 천천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이렇게 곳곳에 숨겨진 속담들도 간결한 문체이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자기 초월적 느낌


 

자기를 초월하는 게 어떻게 행복이 될 수 있을까? 자기 초월적 느낌이란 실없고 유쾌한 것부터 진지하고 심오한 것까지 이런 즐거운 순간들을 하나로 묶은 것을 의미한다.

 

그런 느낌을 주는 단어들 중 마치 ‘나’같다는 기분을 받은 단어가 하나 있었다. 영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윔지WHIMSY가 그것인데 윔지는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엉뚱하고 기발한 행동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번역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약간의 윔지를 좋아하는 나는 이미 엉뚱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던 건 아닐지 생각하게 해주는 단어였다.

 

 

 

내려놓는 시간


 

나는 가끔 명상을 하고는 한다. 명상을 함으로써 머릿속의 평화를 꾀한다.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말했던 이야기를 가르침 삼아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분별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책에서 그것을 한 단어로 부르는 것을 발견했다. 이누이트족이 사용하는 이눅티툿 언어에는 아요르나맛(AJURANAMAT)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결혼식 날 비가 올 때 누가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비가 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을 즐길지 말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통제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 넘치게 담고 싶은 욕망을 내려놓는 것. 하루 일을 잠깐 내려놓는 것. 내려놓는 것에서 행복의 마지막 관문이 끝이 난다.

 

*

 

이 책은 색감이 뚜렷하고 둥글둥글한 그림들과 단어 하나당 한두 장 정도의 분량을 가졌다. 그 때문인지 꽤나 동화 같은 책이었다. 이야기는 아늑한 집에서 시작해 평화로운 숲에서 끝난다. 그런데 마치 그 사이에서 비도 맞아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동물들도 만나는 모험을 한 듯 하다.

 

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고 나한테 한 가지씩 자기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들의 행복은 자신들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가지각색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언어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하지 못해 아쉽지만 중요한 것은 덩어리져서 못 알아보던 행복을 이제는 소소하게라도 조금씩 자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는 점이다.

 

 

[박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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