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험기간 책상정리 [음악]

다들 한 번쯤 해봤잖아요.
글 입력 2021.04.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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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맘때에는 벚꽃이 길거리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요즈음에는 벚꽃 축제같은 것도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추세이지만, 보통은 이런 아름다운 꽃길을 친구들, 가족들, 연인들과 함께 거닐기 십상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벚꽃이 핀다는 것은 중간고사가 다가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봄은 생각보다 일찍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긴 했지만, 중간고사 기간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번 쯤은 해봤을 행동. 시험기간에 책상정리하기. 시험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책상에 앉으면 괜히 옆에 놓여있는 잡동사니들이 눈에 거슬리고, 눈 앞의 책상이 더러운 것 같고,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책상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결국 책상정리를 시작하게 된다. 아마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책상정리를 핑계로 공부를 미루고 있을지도 모른다.

 

난 그래서 오늘,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시험기간 책상정리'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노래를 한 곡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소란'이라는 가수의 '시험기간 책상정리'라는 노래이다. 노래의 제목부터 센스가 느껴지는데, 이 음악은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는지, 지금부터 얘기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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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은 2016년 10월에 발매된 'CAKE'라는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수록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음악들은 모두 봄과 같이 따뜻한 느낌이 나서 봄에 많이 듣는 편이다.

 

오늘 소개할 '시험기간 책상정리'는 템포는 그리 빠르지 않지만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곡이다. 이 음악은 시험기간에 책상정리를 하다가 그대와의 추억이 담겨져 있는 물건들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게 주제이다. 큰 틀은 시험기간 책상정리이지만 그 속에는 사랑이야기도 담겨있다.


 

어쩌다 시작이 된 건지

서랍이 왜 열려 있는지 몰라

몇 가지 물건 수많은 추억이

 


이 음악은 첫 소절부터 시험기간에 책상정리를 하게 되는 우리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 진짜 어쩌다가 내가 책상정리를 하게 됐는지 모른다. 그저 정신을 차려보니 책상정리를 하고 있었을 뿐..

 

공부가 안돼서 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문득 열려있는 서랍이 신경쓰이는 거다. 열려있는 서랍이 거슬렸으면 닫으면 되는 일인데 굳이 서랍을 한 번 들춰보고,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들도 발견하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다들 위의 가사와 같은 경험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아마 한 번쯤은 저런 무의식적인 사고의 흐름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을 하나 말해보자면, 시험기간에 아무생각 없이 책을 줄줄 읽고 있다가, 문득 내가 소중한 물건들을 넣어놓은 나만의 보물상자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평소엔 잘 열어보지도 않던 거였는데 어쩐지 그날따라 그 상자가 눈에 아른거렸다. 그래서 자연스레 손이 그 상자로 가게 됐고, 정말 오랜만에 그 상자를 열어봤다.

 

진짜 별의 별게 다 들어있었다. 어릴 때 치과에 가서 이를 뽑고 나서 이빨요정에게 주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겠다는 다짐 후에 줄곧 간직해온 내 치아들, 내가 처음으로 사본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 친구들에게 받았던 손편지들... 그 편지들과 앨범을 하나하나 열어보면서 소중했던 지난 날의 추억을 되돌아보곤 했다.

 

"이 음악을 들으며 내가 시험기간에 했던 행동들마저 생각나는 것을 보면 노래 주인공의 추억뿐 아니라 노래 감상자의 추억도 떠올리게 하는 음악임에 틀림없다."


 

보다가 보다가

좋은 만큼 불안해져 시간은

흘러

시험기간 책상정리 끝


 

이 음악을 듣다보면 '불안하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작사가는 어떤 의미로 썼는지, 가수는 어떤 의미로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시험기간에 지쳐가고 있는 대학생인 나는 '당신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은 너무 즐겁지만, 그만큼 시간은 흘러서 시험시간이 가까워져 있다. 이렇게 좋아하기만 해도 되는 것인지 불안하다.'라는 의미로 들렸다.

 

내가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가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즐거워하면서 추억을 회상할수록 시간은 흘렀고, 결국 시간을 옆눈으로 계속 계속 쳐다보면서 불안감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내 뇌를 그림으로 그려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현하면, 한 쪽에는 추억회상으로 인한 즐거움, 다른 한 쪽에는 이렇게 놀아도 되는 건가 하는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러한 경험이 있다보니 '이 노래의 주인공도 당연히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하고 예상하게 되었다. 나와 다른 상황에 처해졌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궁금해진다.


*

 

이렇게 이 음악은 '시험기간 책상정리'라는 사람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노래를 들으면서 나의 경험도 떠올리게 한다. 나는 요즘 이 노래에 빠져서 공부를 다 끝낸 후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책상정리를 다하고, 다음 날 공부할 때 책상에 한눈팔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기분 좋은 노래와 함께하니 내 기분도 좋아지는 것같아서 매일 반복하고 있다.

 

벌써 시험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고, 아직 시험이 조금 남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모두 후회없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망했더라도 우리에겐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있으니까 너무 좌절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부하다가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소란'의 '시험기간 책상정리' 노래를 한번 쯤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여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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