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친구 하고 싶다 - 피넛 버터 팔콘

<피넛 버터 팔콘>, 타일러 닐슨ㆍ마이크 슈왈츠 감독
글 입력 2021.04.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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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러가 되고 싶은 잭은 보호소를 탈출해 과거로부터 도망쳐 나온 어부 타일러의 배에 숨어 들게 된다. 예상치 못한 만남이었지만 타일러는 레슬러 '피넛 버터 팔콘'이 되고 싶은 잭을 동생처럼 보살피며 레슬링 학교가 있는 '에이든'으로 향한다.

 

이 여정에 잭을 찾아나선 보호소 직원 엘리노어가 합류하고 거리에서 잠을 자고 뗏목으로 강을 건너는 거친 여행이지만, 셋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희망을 피워간다. 하지만 타일러가 도망쳐온 과거는 다시 그들의 앞을 막아서고 마는데...

 

 

메인 포스터.jpg

 

 

영화 <피넛 버터 팔콘>은 레슬러가 되고 싶은 잭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친구가 된 세 사람의 여정을 그린 라이프 브라이트닝 무비로, 생의 대부분을 양로원에서 지낸 '잭'이 레슬러가 되기 위해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피넛 버터 팔콘>은 로드무비와 코미디, 음악적인 요소까지 적재적소에 활용한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영상미가 참 아름다운데, 영화 속 세 사람이 똇목 위에서 즐거워 하던 모습이 은은히 기억에 남는다. 비슷하고도 다른 목표를 가진 세 사람이 하나의 공간에서 웃고 화합하는 것이다.

 

모험영화적인 연출에, 바다의 광활한 풍경은 탁 트인 화면으로 담아냈다. 코로나 시대 속에서 해방감까지 느낄 수 있는 힐링 무비였다.

 

 

"함부로 소비하지 않는 영화"

★★★★

 


많은 코미디 영화에서 잘못을 저지른다. 약자를 우스꽝스럽고 멍청하기만 한 인물로 표현하는 것이다. 약자가 희화화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묘사가 쉽기 때문이다. 기존의 스테레오타입 - 멍청한, 순수한 등 - 을 재미있게 강화하는 방식으로만 진행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표현되는 캐릭터는 '인물'이라 말하기 어렵다. 감독에 의해 스토리 속에 소비되는 이미지일 뿐이다. 물론 코미디의 기본적인 근간은 '희화화'이지만, 동시에 영화는 많은 대중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매체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다룸에 있어서 영화인들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이다.

 

<피넛 버터 팔콘>은 이런 점에 있어서 반성적인 영화이다. 주인공 '잭'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감독은 그런 '잭'을 사랑스럽고도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 그 안에서 차곡차곡 쌓여나가는 감정을 섬세히 표현해냈다.

 

마찬가지로 그의 주변인들도 굉장히 견고한 인물로 형성되어있다. 자신의 신념에 조금은 갇혀 있던 사람들은, 잭과의 모험을 통해 한 발짝 더 성장한다. 인물들이 영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작품이었다. (대사 하나하나 음미하며 관람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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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친구 하고 싶다


 

영화 전반에 느껴지는 감독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등장한다. 파도가 몰아치듯, 숨 돌릴 만 하면 위험스러운 일들이 들이닥친다. 그러나 그 갈등에 있어서 '악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약한 인물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모두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참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감독이 영화 속의 모든 인물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인물들은 편견을 버리며 소통해 나가고, 결국에는 연대하고 성장한다. 그 과정이 무척 섬세하고 다정해서, 영화 자체에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의 곁에 있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언제나 세상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나는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친구 하고 싶다.

 

 

2차 메인 포스터.jpg

 

 

[한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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