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락마다에 담긴 명화의 반전 매력을 전달해주는 -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글 입력 2021.04.0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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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 방에서 즐기는 반전 가득한 명화 이야기’라는 표현처럼, 명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잘 알고 있던 화가여도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살며시 전달해 주고, 명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속 시원하게 큰 작품 사진과 간결한 글로 짧은 시간 동안 작품에 대해 많은 내용을 향유할 수 있게끔 해준다.
 
난 평소에도 서양미술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얕게나마 이름뿐이어도 두루두루 알고 있던 화가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향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을 처음 펼치는 순간 생각보다 큰 그림들로 인해 오히려 내가 아는 작가의 작품은 없나 이리저리 찾아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숨은 반전을 찾아내기도 하며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이렇게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표현해낸 책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을 여러분에게 소개해보려 한다.
 
 
 
내용 구성 면에서 책이 주는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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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읽기 쉽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이유는 단락마다 표현해낸 ‘반전’이 재밌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제목, 모델, 풍경, 왕실, 설정, 허세, 화가, 성서, 관점, 장르 총 10개의 주제로 구분해 놓으며 우리에게 ‘반전’이라는 말처럼 비하인드를 짧고 굵게 풀어놓았다. 또한 몇몇 부분에선 화가에 대한 지식 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흥미로워 할 '알쓸신잡'같은 이야기도 함께 담았기에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이야기를 이해하기도 기억하기도 쉽다.
 
때론 글보다 비중이 크거나 글 비중만 한 화가의 작품 사진을 책 속에 함께 넣었기에 나만의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해석해 보기도 하고, 화가의 의도를 함께 알아가게끔 해준다. 그렇게 작품을 통해 느껴진 내 주관과 지식을 함께 얻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짧기에 재밌어질 때쯤 이야기가 끊기는 듯한 느낌도 들고, 작품 자체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지도 못한 채 오히려 의문만 남기도 한다. 그렇기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했을 땐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알고 있던 화가에게 새로움을 느끼게 해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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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드가 [바닷가] -210p
 
 
에드가 드가는 모네, 시슬레, 르누아르 화가들과 동시대에 함께한 화가이다. 그는 인상파라 불리는 것을 싫어해 살롱에서 독립한 ‘독립파’라 불리길 좋아했고, 그렇기에 스스로 현대를 살아가는 고전주의 화가라고 자부했다. 그 당시 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더 사실적인 빛과 색채 묘사를 위해 옥외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드가는 그 외광 회화를 비판하고 데생을 기반으로 작업실에서 그림을 완성하는 전통 기법을 고수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작품 또한 야외에서 그린 그림 같지만 자기 기억에 의지하며 완성한 드가의 몇 안 되는 풍경화 중 하나이다. 나도 기존에 드가가 그린 ‘발레’와 관련된 작품들은 많이 접했지만 그가 그린 풍경화는 거의 처음 접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섬세하고 사실적이며, 풍요로운 작품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속에서 이 작품을 접하니 왠지 모르게 속이 뻥 뚫리는 기분과 함께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또한 지식백과에서도 나오는 말처럼 인물 동작의 순간적인 포즈를 교묘하게 잘 묘사하고 항상 신선하고 화려한 색채감을 전달했던 화가 드가가 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렇기에 더욱 큰 애정과 뭔지 모를 애틋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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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 [향기로운 대지] -98p
 
 
폴 고갱은 고흐와 같이 굉장히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고흐만큼 많은 대중들이 알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그의 이름은 매우 유명하지만 생각보다 모네, 고흐, 르누아르만큼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이 많이 전시되거나 알려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던 고흐에 비해 상징주의를 내세웠던 고갱의 작품 세계는 매우 난해하다. 그는 꿈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려 했던 만큼 감상자에게 지적인 접근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생각과 자신감이 굉장히 확고했기에 스스로 작품을 설명하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 시대 화가들 중에서도 현대성을 크게 보여준 화가였다고 생각된다.
 
어릴 적부터 그의 생애나 타히티 섬에서 그렸던 작품들은 책이나 만화책에서 접한 적은 있었지만, 다른 화가들만큼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어갔던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그가 예술적 영감을 위해 일부러 환상이란 색안경을 기고 타히티를 바라보았다는 글들과 함께 작품을 바라보니 잘 몰랐던 그에 대해 알아가는 것 같아 너무 즐거웠다.
 
동시대의 화가들과 아예 다른 색다른 장소에서 그렸기에 그의 작품은 새로운 요소들로 많이 보이고 같은 시대 속 특이하고도 특별한 그림이 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보면 정말 그가 가진 세계관과 심오함이 너무나 잘 드러나기에 많은 대중들이 선호할만한 기준에선 조금 벗어난 느낌도 든다. 그렇기에 더 그의 그림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비교해보는 재미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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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고흐의 방] - 76p
 

 
빈센트 반 고흐는 예술을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도 굉장히 익숙한 화가이다. 이 그림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흐의 방]이란 작품을 알고 있고 우리 집에도 걸려있을 정도로 익숙하고도 친숙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아를의 반 고흐의 방], [아를의 침실], [고흐의 방] 이렇게 총 세 장이라는 사실은 조금 생소할 것이다. 이 세 장 모두 같은 장소이지만 색을 달리해 표현해냈다.
 
이 작품은 그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그 대상에 얽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나타내고자 마음먹었고, 자신의 감정을 거칠면서도 힘차게, 느낀 그대로 표현해내었다. 그렇게 감정이라는 스스로의 내면을 그려내고자 했기에 똑같은 방도 그때그때 감정이 담긴 색채로 표현해 주었다.
 
고흐가 자신의 때에 따른 감정을 작품에 잘 녹여낸 화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지만, 이 작품이 다른 색감으로 총 세 장이나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그에 대한 지식이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었고 오래오래 내 머릿속에 기억될 것 같다.
 
또한 그렇게 같은 방, 다른 색감을 보여주는 세 장의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어떤 점이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었다. 여러분도 자세히 보다 보면 작품마다 색감도 다르지만 방에 걸려있는 액자 속 그림도 희미하게나마 같은 듯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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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빈터할터 [오스트리아 왕비 엘리자베스의 초상] - 134p
 
 
고흐와 달리 이 화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이 작가는 굉장히 생소했는데, 작품 속 왕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작품을 계속해서 유심히 바라보았던 것 같다. 드레스도 굉장히 예쁘지만, 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한층 우아함을 더해 그녀만의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했다.
 
그렇게 그림을 감상하다 ‘과장된 아름다움의 주인공, 시시’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는데, 왜 과장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며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시시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미모의 오스트리아 왕비 엘리자베스를 그린 그림이다. 화가는 국제적으로 맹활약했음에도 살아생전에 화가로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그의 그림은 모델을 지나치게 이상화해 아름답게만 표현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상의 내면성이 잘 드려나지 않아 한계가 존재한다.
 
이 초상화를 통해 영원히 젊은 그녀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확고하게 심어 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뒤편에 나온 실제 그녀의 사진을 보면 작품 속에 있는 그녀와 다른 모습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속 그녀의 모습도 굉장히 예쁘지만 마치 오늘날 사진관에서의 포토샵처럼 그녀의 코나 어깨 부분을 지나치게 미화시켜 작품 속에 담아내니 내면은 드러내지도 않고 오히려 외적인 부분만 너무 담아낸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처음엔 그림만 접하다 작품 사진과 함께 글을 읽어나가니 짧은 시간에 너무나 상반된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다.
 
 
 
연애와도 같은 명화가 주는 특별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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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그림 감상은 연애와도 닮았습니다. 첫눈에 반했다고 해서 그 사랑이 반드시 오래 이어지지 않습니다. 상대의 내면을 알고 난 뒤 사랑이 더 깊어지기도 하고 때론 차갑게 식기도 합니다. 또 상대를 깊이 이해할수록 순간의 거짓말은 더 빨리 탄로 납니다. 그 거짓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일 수도 있고 제멋대로 상상한 결과 발생한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작품 감상이 연애와 비슷하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이해가 가시겠죠?
 

기무라 다이지 -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명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새로운 그림을 찾아다니기 좋아하는 나는 여행도 굉장히 좋아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여행을 가면 항상 그 나라의 대표적인 미술관은 샅샅이 찾아다녔던 것 같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바라보며 그 그림에 대한 의미를 알면 아는 대로 화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를 발견해내는 신비함을 느낄 수 있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작가가 이걸 의도 한 건 아닐까? 이런 부분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와 같이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보고 그로 인한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밖에 나가기 불안하고 조심해야 할 시기이기에 내가 원하는 만큼의 그림들을 찾으러 다닐 수도 없고 제한이 많기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미술관에서 보는 것만큼의 커다란 감동을 주진 못해도 그림마다의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얕았던 지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필자의 의도 그대로 작품을 ‘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세계를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전달해 주었기에 나만의 편안한  공간에서 그림을 향유하며 여유롭게 그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명화에 숨겨져 있는 비밀들과 그에 따른 진실, 감상자와 비평가의 착각으로 생긴 오해와 화가들이 그린 작품의 의도 등 다양한 명화의 매력들을 느낄 수 있는 [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화가에겐 새로움을, 생소한 화가에겐 호기심을 잔뜩 느끼고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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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명화를 읽는 시간
- 명화에는 놀라운 반전이 숨어 있다? -


지은이 : 기무라 다이지
 
옮긴이 : 최지영

출판사 : 북라이프

분야
미술일반/교양

규격
160*215

쪽 수 : 300쪽

발행일
2021년 03월 23일

정가 : 16,500원

ISBN
979-11-91013-17-7 (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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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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