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어떻게 계속 연결될 수 있을까 - 휴먼 네트워크

글 입력 2021.03.21 11:04
댓글 2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필자는 '언어',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며,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휴먼 네트워크'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단번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책을 들어가며: 책<휴먼 네트워크>



휴먼네트워크_입체.jpg

 

 

책 <휴먼 네트워크>는 올해 2월 21일에 출간된 작품으로, 휴먼 네트워크, 정확히는 부제에서 말하듯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관계의 모든 것'을 다룬다. 이는 휴먼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아주 핵심적인 문구로, 표지에서도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무리와 함께, 반대로 무리의 틀에서 벗어나 분열되어 있는 소수의 모습을 통해 휴먼 네트워크의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저자 매슈 잭슨은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사회 경제 네트워크 과학의 세계적인 네트워크 연구자로,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 네트워크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저자 소개에서 말하듯, 그는 해당 책에서 네트워크 과학을 통해 질병의 전염, 금융 위기의 전파, 불평등과 비유동성의 기원 등 인간 사회의 독특한 특징을 낱낱이 파헤친다.

 

해당 책을 통해서 구조적인 차원에서 네트워크의 생김새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 휴먼 네트워크의 고유한 특징 및 체계를 설명하기 위해 관련된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하는데,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 책의 친절한 설명 방식에 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사례 제시는 물론, 실험 및 연구 과정의 경우 틈틈이 가정 및 추론의 과정을 그림 및 그래프를 통한 설명 방식은 꽤 구체적이며 흥미롭다.

 

지난 25년간의 연구가 집약된 만큼 479쪽(372쪽부터는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으로 두꺼울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독자에게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를 네트워크 과학의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흥미로운 예시와 보충 설명이 충분히 담겨있다는 뜻이다. 빠르게 읽지는 못하지만, 주제에 맞게 다시 한번 그리고 천천히 들여다볼만하다.

 

 

 

책을 읽으며: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인간이 보인다



저자는 이미 첫 장에서부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인간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네트워크에서 각 행위자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그들의 영향력과 힘을 어떻게 결정하는가? 친구들에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할 때 우리는 어떤 체계적인 오류를 범하는가? 사회적 네트워크의 분열은 불평등과 계층 간 비유동성, 양극화를 어떻게 악화시키는가?

- 책 <휴먼 네트워크> p.19 中발췌 내용

 


저자는 인간 네트워크에 대해 이해하고 변화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우리 세계에 대한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 말한다. 결국은 어떻게'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왜'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분열하는 성격을 띠게 되었는지, 인간 네트워크가 가지는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트워크 형성에는 몇 가지 중요한 개념들이 존재하는데, 도수 중심성과 동종 선호, 외부 효과가 대표적이다.

 


141.jpg

 

 

첫째, 도수 중심성은 인간 네트워크에서 개인의 영향력과 관련이 있으며, 본인이 얼마나 ‘중심’에 위치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즉, 도수 중심성이 높을수록 많은 사람들과 접촉 및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주변의 인플루언서들이 도수 중심성을 가진 인물들이라 볼 수 있다. 네트워크 상 위치는 권력을 가질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에 대한 역사적인 예시로 메디치 가문을 들 수 있다.

 

 

메디치 가문은 수많은 가문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가문들을 조율할 수 있는 고유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엄청난 권력의 근원이었다.


- 책 <휴먼 네트워크> p. 217 中 발췌 내용

 


둘째, 동종 선호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인간의 일반적인 경향을 말하는 것으로 인류의 역사에 걸쳐 거의 모든 사회에서 나타난다. 책의 내용 전체를 아울러 핵심이 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한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은 서로 뭉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소득수준에 따라 상당히 분열되어 있다는 현실만 보더라도 단번에 이해가 간다. 비슷한 사람들과 무리 지어 '연결'을 이루면서도, 한편으로는 특정 사람들과만 반복적으로 교류한다면 동종 선호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결국 '분열'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인간 네트워크 상 구성원들 사이에서 '연결'과 '분열'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끼리끼리 연결로 인해 생기는 분열이다. 소속되는 사람도 있지만, 소속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소속은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여부로 인해 갈리게 된다. 네트워크는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자본, 정보, 교육의 기회 등 삶을 살아가는 데에 셀 수 없는 다양한 가치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실로 대단한 권력을 쥐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외부 효과는 네트워크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가 맺는 관계가 결과적으로 우리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종 선호로 인한 네트워크의 분열은 집단 내에 서로 다른 신념과 규범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이는 또다시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책을 나오며: 끊임없이 다시 연결되기 위해



151.jpg

 

인간 사회의 모든 것들을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은 참으로 흥미롭다. 네트워크를 뜯어보니, 모든 일에는 ‘네트워크의 구조와 영향력’이 존재한다. 비슷한 사람에게 끌려 무리를 이루며 관계를 쌓아온 것도 인간의 '동종 선호' 경향 때문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강한 네트워크의 힘이 발동하고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까지, 나도 모르게 네트워크의 영향을 받고 있었던 행동과 견해들을 눈앞에 펼쳐 보인 느낌이라 새로웠다.

 


저자의 말대로 인간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는 휴먼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독자에게 더욱 심층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구조와 영향력 속 개인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더 넓은 구조적인 차원에서의 나의 모습까지 아울러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현재 맺고 있는 인간관계 내에서 나는 어떤 위치에 서 있으며,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주변 사람들은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연결되고자 한다. 그렇게 기꺼이 뭉치고 무리를 이루었지만 그 안에서 다시 분열되는 모습이 바로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동시에,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할 부분들이다. 끝으로는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분열은 어떻게 하면 또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현재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분열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결되고자 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트인사이트 신송희 에디터.jpg



 

[신송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2
  •  
  • kaka
    •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2021.03.22 17:18:49
    • |
    • 신고
    • kaka기회되면 읽어보세요:)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