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청춘드라마 여주인공의 노래, 소각소각의 음악 Part2

글 입력 2021.03.1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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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객관적으로 음악을 하는 방법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지난 Part 1에 이어 소각소각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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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보다 내일의 너를 더 좋아하겠지]는 왠지 제목을 보니까 박원 님의 [노력]의 가사가 생각이 나요. 이런 글은 짧은 한 문장만으로도 사람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내용의 곡일까요?

 
A. 소각소각 :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가 좋아하는 걸 부정하려 해도 다음날 더 크게 좋아하는 느낌이 크더라고요. 그 감정을 짝사랑에 대입해 풀었던 노래예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걸 느끼시는 것 같아요.
 
이 앨범은 발매 날을 잡았고 녹음도 잡혔는데 3일 전에 회사에 와서 회의를 했어요. 근데 원래 이 곡이 아니었거든요.(Dike : 응?!) 제가 항상 회사에 물어보거든요. 이 곡이 발매를 해도 괜찮을까요? 했더니 대표님이 갑자기 왜? 하는 거예요. 저는 지금 쓴 곡이 약간 아쉽다, 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확신이 있다면 저는 내겠지만 없으시다면 저는 어떡하죠? 했더니 주말 동안 써보래요.(웃음) 그게 금요일이었거든요. 월요일에 녹음이었거든요.(웃음) 이틀 동안 쓰고 월요일에 녹음하러 갔죠. 그때 발매하려고 했던 곡은 엎었어요. 눈물이 나죠. 그때를 생각하면. 영혼이 나갔다. 이 정도?(훗)
 
 
Q. 굉장히 밝은 캐릭터로 보이지만 사실 예전에는 굉장히 어두운 모습도 많았다고 얘기했던 게 기억이 나요. 원래 밝은 사람일수록 더 어두운 면이 깊고 그 반대도 많은 것 같아요. 조금 심오한 질문일 수 있지만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은 어떤 사람일까요?
 
A. 소각소각 : 4 수할 때 공황장애가 심하게 왔었어요. 나라는 사람이 뭘까에 대해서 엄청 우울했어요. 학교를 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계속 나를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요. 바쁘게 살다가 요즘 이십 대 후반이 되면서 마음이 안정됐어요. 우울해도 나고 즐거워도 난데,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공황장애는 진즉에 없어졌고요. 나는 아직 물음표? 근데 굳이 찾아가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나도 나고 옛날 나도 나니까.
 
 
소각소각 [오늘보다 내일의 너를 더 좋아하겠지] Live clip
 
 
Q. 곡을 만드는 방식이 궁금해요. 평소에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지, 워크 플로우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A. 소각소각 : 일단 제 앨범은 뭘 얘기해 볼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하죠. 이별을 했으면 사랑을 해야지, 라는 고민도 해보고 인생을 얘기해 볼까 하면서 어떤 새로운 노래를 들려줄지 우선 고민해요. 그리고 사람들하고 많이 대화하는 편이에요. 이 포인트로 만들어야겠다, 하는 부분이 생기면 가사를 먼저 쓰고 그 뒤로 멜로디를 붙인다. 길잡이 시월십사일 쌤이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웃음)
 
Dike :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이 질문에 대답한 모든 인디View의 뮤지션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답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이에요. 다들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는지에 관해서 얘기하거든요. 곡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해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굉장히 다른 관점인 것 같아요.
 
소각소각 : 사람은 혼자 하면 안 되더라고요.(웃음)
 
Dike : 그래서 좀 더 보편성, 객관성을 가지고 공감할 수 있을 법한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혼자만의 길이 아니니까.(웃음) 자신의 세계만을 전시하는 게 아니라서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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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음악을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악기가 있어요. 모두 어쿠스틱 기타가 메인인 곡들인데 보통 이런 경우는 좋은 경우라면 특별히 추구하는 방향이 있는 경우이고 나쁜 경우라면 하던 방식으로 하나만 굳어진 거던가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경우인 게 보통이에요. 특별히 어쿠스틱 기타라는 악기를 중요하게 사용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소각소각 : 그 톤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요. 다른 악기도 멋있고 좋지만 어쿠스틱 기타의 톤을 듣고 내 목소리를 붙였을 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도 다 어쿠스틱 기타 위주로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더 그래요. 일종의 나만의 고집과 방향성이죠. 지속적인 일관된 취향이기도 하고요.(웃음)
 
 
Q. 프로듀서 정해일 님이 뭘 해도 성공할 분이라고 하셨어요. 그만큼 열심히 한다고.(웃음) 저도 대화하면서 그렇게 느꼈고요. 그게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걸까 궁금했어요. 전 세상에서 가장 보기 힘든 일중 하나가 음악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음악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웃음) 책임감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 일까요?
 
A. 소각소각 : 우리 회사의 존재가 저에겐 동기부여예요. 다들 좋은 사람이고 같이 잘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요. 그래서 내가 안 하면 주변에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회사 사람들이 다 잘됐으면 해서 저도 열심히 하는 거죠.
 
Dike : 주변에서 동기부여를 같이 받을 수 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소각소각 : 나보다 나를 더 열심히 해주는 사람은 정말 없거든요. 나보다 내 고민을 더 해주고요. 그런 거 있잖아요. 나는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 이상을 바라보고 나한테 더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그러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소각소각과 재희의 [너랑, 봄]
 
 
Q. 박재정 님과 [아직, 우린]이라는 곡으로 듀엣을 했었어요. 재희(마인드유) 님과 멜튼에 이은 3번째 듀엣인 걸로 기억해요. 멜튼은 정말 피처링의 대왕이네요. 인터뷰마다 계속 나오고 있어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듀엣 파트너는 누구일까요?
 
A. 소각소각 : 첫 듀엣이 [너랑, 봄]으로 재희랑 했어요. 재희는 사실 입시 학원에서 만난 사이예요. 그래서 ‘얘랑 사랑 노래를?’라고 했던 기억이 남아요. 제가 곡을 쓰긴 했는데.(웃음) 어느 날 ‘재희야, 듀엣 하자’하니까 알겠다고 했어요. 그럼 내가 곡을 쓸게, 해서 쓴 곡인데 마침 봄이라서 봄의 사랑노래가 나왔어요. 같이 공연을 많이 해서 이제는 괜찮은데 그때는 매일 장난치던 애라서 너무 낯설었어요.
 
 
Q. 활동하면서(혹은 음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소각소각 : [오늘보다 내일의 너를 더 좋아하겠지] 작업 기간이 가장 어렵지 않을까요.(웃음) 주말 동안 작업한 시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그때 진짜 힘들었거든요. 이게 될까? 하면서 주말 내내 3kg 빠졌을 걸요? 뇌를 너무 써서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에요.(웃음)
 
 
Q.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인가요?
 
A. 소각소각 : 계속해서 노래도 음악성도 발전하면서 오랫동안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소각소각 : 곧 앨범이 나오고 아직 공연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유튜브나 다른 매체로 찾아 뵐 예정입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소각소각 : 항상 밥을 잘 챙겨 드시고 몸 건강히, 잠도 푹 주무시면서 아프지 않게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요즘 같은 이런 시기에 더 좋은 음악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각소각 [원래 좋아하면 이렇게 되나 봐]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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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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