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밴드 '루시(LUCY)' : 당신의 계절을 담아 드려요 - 봄, 여름 편 [음악]

계절 한 자락에 노래 한 소절
글 입력 2021.03.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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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과 리더 신예찬, 보컬과 기타 최상엽, 베이스와 프로듀싱 조원상, 드럼과 보컬 신광일. 이렇게 네 명의 첫 만남은 2019년 JTBC '슈퍼밴드'에서 성사되었다.

 

루시는 프로듀서 조원상의 리드 하에 독특한 앰비언스 사운드(생활소음, 자연의 소리)를 기반으로, 밴드 구성에서 보기 힘든 신예찬의 클래식 바이올린(바이올린 속주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회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이 이끄는 멜로디를 따라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그들은 1위 호피폴라의 뒤를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당시 보컬은 이주혁이었고, 그는 곧 본래 소속인 밴드 '기프트'로 돌아가게 되었다. 남은 멤버들이 직접 찾아낸 슈퍼밴드 1라운드 탈락자 최상엽. 그가 빈자리를 채우고, '루시'는 2020년 5월 8일, 드디어 '개화'한다.

 

 

 

#SPRING : DEAR. (2020.5.8)



 

 

프로그램 종영 후에 이어진 1년 여 간의 기다림. 그 긴 공백을 가득 채우듯 루시가 꽉 찬 사운드로 돌아왔다.

 

루시의 데뷔앨범 'DEAR.'는 오랜 시간 기다려 준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같은 루시의 마음을 담은 앨범으로, 일명 '루시아일랜드'로 떠나는 몽환적이고 비밀스러운 여정을 떠나는 'INTRO'로 시작한다. 신비한 오르골 소리에 이끌려 루시아일랜드로 가는 기차에 오른 우리는 섬세한 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객실에 도착한다.

 

가만히 눈을 감고 들어보면, 마치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가는 듯 설렘이 가득하다. 곡이 끝날 즈음 작게 깔린 '개화'의 멜로디는 우리가 가는 곳에 꽃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마음

혼자만 남아 시들지는 않을까

괜찮아 (괜찮아) 언젠가 (언젠가)

파랗게 피어날 거야

나는 그런 널 기억할 거야

 

루시(LUCY) - 개화(Flowering)

 

 

타이틀곡 '개화(Flowering)'는 신예찬의 바이올린으로 시작하는 인트로가 인상적이고 조원상의 수준 높은 베이스, 신광일의 드럼이 든든하게 지지해 주는 가운데 최상엽의 독특한 음색이 빛을 발한다. 밝은 멜로디로 섬세하게 꽃피우는 희망의 메시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를 선물한다.

 

'새하얗게', '파랗게' 등 색을 이용한 시각적 이미지와 '벚꽃 잎이 흩날리듯이', '흐르는 물의 연꽃처럼' 등 다양한 비유적 표현은 봄의 충만함을 느끼게 해 준다. 루시는 봄과 함께, 봄 그 자체로 개화했다.

 

 

 

#SUMMER : PANORAMA (2020.8.13)


 

 

 

3개월 만에 루시가 돌아왔다. 흩날리던 벚꽃 잎은 다 털어 버리고, 가볍고 경쾌한 여름을 안고.

 

두 번째 미니앨범인 만큼 데뷔앨범보다는 조금 더 많은 6곡이 담겨 있는 'PANORAMA'는 여름의 하루를 파노라마처럼 담아냈다. 여름의 푸른 하늘과 원색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조깅'부터, 시원한 드라이브에 딱인 'Straight Line', 조금은 가라앉은 마음으로 지난 사랑을 반추해 보는 '충분히', 여름밤 페스티벌, 불꽃이 타고 난 냄새가 느껴지는 'Flare'까지.

 

특히 'Flare'는 '슈퍼밴드' 결승 곡이자 루시의 특징인 앰비언스 사운드, 즉 불꽃놀이 소리가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수박을 깨며(!) 여름을 진정으로 느껴 보자는 '수박깨러가'와 수란의 피처링이 돋보이는 'Missing Call'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반대로 내가 가고 싶은 대로만 간다면

그저 틀린 길은 아닐 걸

 

루시(LUCY) - 조깅


 

타이틀곡 '조깅'은 바쁘게 달려가는 현대사회의 우리 모습을 여름날의 달리기 한판으로 표현했다. 여러 가지 길 사이에서 헤매는 상황에서도, 내가 원하는 길로 간다면 결코 틀린 길은 아닐 거라는 조언 혹은 확신은 여름 더위에 지쳐 흘린 내 땀방울을 식혀 줬다.

 

가끔 한 편의 영화처럼 연결되는 음반이 있다. 지난 계절의 여름 냄새를 느끼고 싶다면 'PANORAMA'앨범을 순서대로 들어 보기를 권한다.

 

 

-[Opinion] 밴드 '루시(LUCY)' : 당신의 계절을 담아 드려요 - 가을, 겨울 편 [음악] 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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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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