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삶에 '철학'을 권합니다. [도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글 입력 2021.03.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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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머무른 철학을 배웠다면


 

수능 과목으로 윤리를 택해서 철학에 대해 잠시 배운 적이 있었다. 많은 사상가, 철학가들의 사상을 아무리 '잘 외워보겠다' 했지만, 꼭 시험에서 헷갈리는 게 윤리 과목이었고 늘 성적의 변동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철학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우선 긴장부터 하고 듣게 된다. 필자에게 있어서 철학은 무거웠고, 결론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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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철학이라는 학문에 다가가는 것에 어려움에 느끼는 필자와 같은 사람이라면, 위 사진의 책을 추천한다.

 

2019년 발행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일본 아마존에서의 인문·교양 베스트셀러로 꼽히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유명 컨설턴트, 교수, 강연 연사로, 철학이 왜 우리 삶에 필요한지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이유


 

이 책은 본론에 앞서 왜 철학을 배워야 하는지, 지금껏 철학을 배우기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해 짚고 넘어간다. 머리말에서 저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고, 이를 짧게나마 공유하고자 한다. 아래는 철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4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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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의 힘

 

첫째, 철학은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철학이 현실과 구분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철학자들의 고찰과 사고를 배우고 나면, 통찰력이 생겨 근본적인 어려움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통찰력은 사상가의 추론의 ‘결과’가 아닌 ‘추론의 배경’, 즉 과정에 주목해야 획득될 수 있는데, 이 지점은 우리가 그동안 철학을 배우기 어려웠던 이유에도 포함된다. 이는 잠시 뒤에 언급할 내용과 연관된다.


 

비판적 사고의 핵심

 

둘째, 철학을 통해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우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제자였고,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다. 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이 전해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조금씩 다른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문제를 마주한 이 세 명의 철학가는 기존의 정답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다시 정답을 말해보기도 하면서 비판적 사고를 한 것이다.

 

만약 그들이 기존의 사상을 그대로 계승했다면, 철학사 흐름의 한 부분은 정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에게도 이 비판적 사고와 물음은 필요한 자질이다. 이러한 면에서 철학가들이 치열하게 고민해왔던 과정들을 배우는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데 있어 매우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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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바탕

 

셋째, 혁신을 일으키는 바탕, 교양을 쌓아주기 때문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혁신’은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변화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 원동력을 교양이라고 한다.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사회의 요소들에 의문점이 생긴다면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 그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이러한 의문을 가지게 해주는 지적인 배경, 교양ㆍ철학을 배우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스티븐 잡스의 예시를 들었다. 스티븐 잡스는 캘리그라피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었기에 기존의 컴퓨터 폰트에 의문을 가질 수 있었다. 교양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비유 구절이다.

 


성찰을 통한 나아감

 

넷째,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홀로코스트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관해 한나 아렌트는 사람에 대한 연구를 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전쟁, 학살 등의 사건들을 돌이켜보면서 철학자들은 환경과 인간에 대해 분석을 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근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결국 철학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철학을 배우기 어려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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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철학이 많은 이들에게 어렵다고 느껴질까?

 

우선 저자는 모든 철학자의 생각이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고 한다. What과 How로 말이다.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와 관련한 "What"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관한”, “How”로 크게 철학의 물음이 전개되는데, 우리는 여기서 'How'에 주목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프로세스로부터의 배움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당시의 사상의 결론만 주목해서 배우게 되면 굉장히 따분해질 수 있고,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what'보다 'how'에 주목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한다.


또한 철학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기 위해 굉장히 흥미롭게 장을 구성한다. 우선 시대순으로 철학가나 사상을 나열하지 않으며, 한 철학 이야기를 담는 챕터의 요소가 짧다. 따라서 독자는 다른 철학 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또 철학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문제와 연관 지어 마무리하기 때문에 읽으면서, 진지한 고찰을 해 볼 수 있다.


철학을 삶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을 1부에서 다루었다면, 2부에서는 지적 전투력을 가질 수 있는 50가지 철학을 소개한다. 2부 중 제1장은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로,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가 주제이다. 2장에서는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를 다룬다. 제목은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는가?’으로, 집단에 관한 내용이다. '나’와 ‘타인’, 나아가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한 챕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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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앙가주망' 하라고 답한다. 여기서 앙가주망은 “주체적으로 관계한 일에 참여"한다는 뜻이다.

 

사르트르는 우리의 행동과 우리가 속한 세계에 참여, 즉 ‘앙가주망’하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그가 외부로 여겨지는 현실과 개인은 끊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실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앙가주망의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 각자에게는 스스로 인생을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살 권리가 있으며, 그 자유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단지 많은 이들이 가는 길이라고 그 길을 따를 필요는 없으며, 우리는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질 용기를 가지면 된다. 이 책임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태도, 앙가주망에서 비롯된 것이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동기이다.

 

많은 영감을 주는 예술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예술 작품처럼 창조해내는 과정이며, 앙가주망을 가질 때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서술하고 있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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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독자가 책 속에서 펼치는 대화의 과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대화를 많이 하게끔 끌어준다. 전체주의는 어떻게 시작되고, 권력은 언제부터 힘을 발휘하는 건지, 빈부 격차는 왜 해소되지 못하는지 등등, 여러 질문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의 밀도가 높아서, 읽어볼수록 느껴지는 깊이감이 다를 수 있다. 다만, 철학을 처음 배우고자 읽는 이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가 내용의 핵심을 전달하기 위해 간결하게 글을 정리하다 보니 생긴 아쉬움으로 보인다. 하지만 책 속의 철학이 단지 옛것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현실의 사고에 적용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철학을 삶의 무기로 만드는 법, 그 방법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심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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