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광고,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게 해주세요 [문화 전반]
-
디지털 기술은 이미 일상적임에도, 기성세대에게 우선시되는 기술은 아니었다. 기성세대가 꾸려간 기업에서 디지털은 새롭게 등장한 기술로써 그 구실을 할 뿐, 꼭 필요한 기술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는 그러한 질서를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이 아닌 것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광고 분야 역시 ‘디지털 전환’이 생존의 관건이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유튜브로, 대중의 주요 이용 매체가 변하면서 디지털 광고에 대한 요구는 점점 커졌다. 광고주가 저비용 고효율의 디지털 광고보다 고비용 저효율의 레거시 미디어 광고를 선호할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디지털 광고가 팔리는 이유
디지털 광고가 텔레비전 광고 집행과 무엇보다 다른 점은 정교한 사용자 분석에 있다. 광고 효과의 설명력(Accountability)이 훨씬 증가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의 사용자 분석은 시청률 조사 기관에서 시행하는 시청률을 근거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시청률은 실제 분석 대상의 시청 여부와는 상관없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노출 여부에 따라 집계되는 것으로, 광고의 시청 효과를 알아낸다기보다는 ‘시청할 가능성’을 알아내는 것에 가깝다.
반면 디지털은 소위 말하는 쿠키 데이터를 이용해, 광고를 보기 전후에 광고 타깃(Target)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조사는 실시간이며 전수로 시행된다. 이 모든 기록이 광고 효과의 지표로 활용되므로 광고가 어떻게, 왜 사용됐는지, 타깃의 행위는 왜 그러한지 등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광고가 우리를 따라다니는 이유
Adobe advertising cloud 같은 솔루션 서비스로 수집된 쿠키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광고를 집행한다.
이때 타깃 세분화(Segmentation)는 전통적인 방식과 확실히 다르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광고를 집행할지 아주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말하지 않아도 쿠키 데이터는 나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데이터를 해석하여 “미국, 30대, 백인, 여성, 최근 2주간 골프라는 단어를 검색함, LA”로 타깃을 세분화하고, 이들이 특정 사이트에 방문했을 때 광고가 보이도록 집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타기팅 광고'라고 한다. 이로써 그 광고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특정하여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되었다.
검색 몇 번으로 그 제품이 웹사이트 어딘가에 뜨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짜증나는 광고 대신 즐길 수 있는 광고를 위하여
광고가 소비자를 쫓는 시대다. 광고에 대한 피로도도 함께 증가했다. 그저 사라고 하는 광고는 지겹기만 하다.
소비자는 광고를 회피하고, 광고주는 광고를 원한다. 소비자는 광고를 어떻게 피할까를 고민하지만, 광고주는 어떻게 광고를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광고주와 대행사들은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광고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광고를 먼저 찾기를 바란다. 이러한 고민 덕분에 다른 콘텐츠의 형식을 지닌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가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기존의 광고 문법에서 벗어나 브랜드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녹여낸 콘텐츠이다.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광고, 마케팅, 브랜드 PR에 융합한다. 그 형태에 따라 광고기반 게임(adver game), 브랜드와 제휴한 웹툰과 웹드라마 등이 있다. 카스맥주의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 심리테스트 ‘~BTI’를 이용한 앱 유인도 비슷한 결일 것이다.
기사나 SNS 포스트의 형태로 내보내는 ‘네이티브 광고’도 “직접적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로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기존 광고와는 달리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논의와 맥을 같이 하는 광고 형식이라 할 수 있다” 고 한다(전종우, 2016).
*
새로운 유형의 플랫폼이 출현할 때마다 새로운 유형의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동시에 광고, PR, 마케팅의 경계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제는 표면적이고 단발적인 효과보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재미 추구를 넘어, 이 가치가 진정성 있게 묻어난다면 소비자가 광고를 좋아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참고 자료
[BRAND REPORT]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허물다, 오리콤브랜드저널, 전종우, 2016.07.04.
함께 읽기 좋은 자료
애드버 게이밍 마케팅, Just play it, 제일기획블로그, 이승윤, 2020.11.13.
[송혜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