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빛을 품은 화가, 자넷 피쉬 [미술/전시]

글 입력 2021.02.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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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tFish@S&S.200.jpg

Photo by. Stewart & Stewart, 1994

 

 

오늘 소개할 작가는 미국의 리얼리스트 화가인 자넷 피쉬이다.

 

그는 단단한 물체를 포장하고 있는 랩 혹은 비어있거나 부분적으로 채워진 유리그릇과 같은 정물을 빛을 반사하는 표면에 집중하여 그린다. 이처럼 그는 빛을 그리는 데 관심이 있으며 때로는 '포장'이라는 개념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그가 피클이 담긴 병을 그리면 병은 '포장'이 되고 이는 병을 묘사하는 빛을 찾는 것으로, 그다음에는 색으로 바뀔 수 있다.

 

자넷이 학교에 다닐 때는 추상표현주의의 가르침에 찬성하는 경향이 짙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자넷도 그 스타일에 따라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곤 했으나 후에 추상표현주의는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Sequins, 2003.jpeg

Sequins, 2003

 

 

자넷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림의 실제 구조는 전체 표면을 가로지르는 색과 빛의 움직임에서 나온다"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투명하면서도 쨍한 색상이 유독 눈에 띈다. 그가 눈부신 '해'를 직접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는 늘 밝은 햇빛이 정물을 통해 드러난다.

 

자넷이 그리는 것은 가만히 탁상에 놓인 정물이지만, 우리는 그 정물을 통해 그림이 그려진 시간대나 미처 그려지지 않은 그 주변의 풍경까지 상상할 수 있다. 눈앞에는 반짝이는 강물이 흐르고, 꽃잎은 바람에 살랑살랑 흩날리고, 햇빛은 유리컵에 은은히 내려앉는 등 그림 하나만으로 머릿속에 생생한 풍경을 그려내는 것이다.

 

 

Glass and Shells, 1970.JPG

Glass and Shells, 1970

 

 

자넷 피시의 작품에는 따뜻하고 나른한 봄의 정경이 담겨 있다.

 

그의 작품은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이고, 영롱한 느낌 때문인지 꿈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림을 보면 붓에 물감이 아닌 빛을 묻혀 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정물이 빛에 의해 반짝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아, 이 작품에는 대강 이런 사물이 그려졌네", "유리잔과 사과를 그린 작품이네" 하며 스윽 보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자넷 특유의 영롱한 색을 잘 표현한 조개껍데기, 강렬한 색채의 유리그릇들, 바람에 흩날리는 천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찬찬히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자료

Stewart & Stewart, Janet Fish

Wikipedia, Janet Fish

DC MOORE Gallery, Janet Fish

 

 

 

Editor Tag.JPG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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