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구나 살아갈 자격이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 ‘소울’ [영화]

글 입력 2021.02.17 01: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어떤 영화를 보든 쉽게 감동받는 편이지만, 이 영화는 상영이 끝난 후 같이 본 사람 모두가 입모아 "참 좋은 영화다."라고 할만 할 가치가 있었다. 아이들의 동심을 넘어서 어른에게 위로를 전하는 디즈니 픽사의 2021년 신작 영화 '소울'에 대한 이야기이다.

 

[크기변환]common.jpg

 

‘소울’의 포스터는 전체적인 색감이 파란색이어서 그런지 이전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을 연상케 한다. 다만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의 나이를 10대 소녀로 설정해 그 나이대에 겪을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다양한 연령대의 이해를 이끌어 냈지만 소울은 조금 다르다. 주인공은 조 가드너는 이미 중학교 밴드의 시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고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기변환]common (3).jpg

 

 

실제로 소울의 주요 배경이 되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멘토로 있는 ‘제리’라는 존재를 설명할 때는 양자역학, 형이상학적인 고차원의 존재 등의 어려운 용어를 사용한다. 주요 인물인 22번 영혼은 이미 죽은 수많은 위인들을 만나 세상을 통달한 듯이 말하기 때문에 확실히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느꼈다.

 

죽음을 소재로 한 점에서는 영화 ‘코코’가 떠올랐다. 코코에서 등장하는 저승은 신나고 즐거운 느낌이라면 소울에서는 정말 ‘무’의 세계를 나타내는 듯해서 약간의 두려운 마음이 생겨난다.

 

 

[크기변환]common (5).jpg

 

 

주인공인 조 가드너는 재즈를 사랑하며 시간제 교사가 아닌 진정한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유명한 재즈 뮤지션인 도로테아의 눈에 띄어 좋은 기회가 찾아온 날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죽음의 저편으로 가게 된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숨어든 태어나기 전 세상, 일명 “유세미나(You Seminar)”에서 태어나기 싫어하는 영혼 22번과 만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로 이해관계의 일치로 22번의 지구통행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지막 탄생 조건을 찾아 함께 돌아다니던 중 무언가에 심취하면 오게 되는 사적 공간에서 문윈드를 만나게 된다. 그의 도움으로 지상에 있는 육체를 찾지만 조의 영혼은 고양이의 몸에 22번의 영혼은 조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그날 저녁에 있는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22번은 세상에 태어나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크기변환]common (1).jpg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공연이 끝난 후 도로테아와 조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있는 곳이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물 속일 뿐이고, 나는 바다에 가고 싶어!”라고 말하는 물고기의 이야기는 항상 음악 속에 살아왔지만 그걸 깨닫지 못하고 진정한 음악만을 원하는 조의 상황을 잘 비유해서 감동했다. 우리도 사실은 깨닫지 못한 이상에 이미 도달해있는데도 욕심 때문에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크기변환]common (2).jpg

 

 

소울은 이 시대에 살고있는 어른들을 위로하는 영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에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죽음은 나에게도 “내가 당장 오늘 죽을지 모른다면 나는 무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조와 22번은 마지막 탄생 조건이 ‘재능’이라고 생각해 조의 몸에 들어가 음악 재능을 겪었기 때문에 마지막 조건을 달성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태어나기 위한 마지막 조건은 살아간 준비가 되었는지였고 재능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러운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가 얼마나 될까. 음악이든 공부든 많은 사람들은 “나는 재능이 없어”라고 한 번쯤은 절망할 것이다. 남의 재능을 시기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태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렇게 알려주는 것이다.


소울 상영 도입부에는 ‘토끼굴’이라는 제목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처음에는 잘못 상영되는 줄 알고 당황했지만 캐릭터가 정말 귀여워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2D 기법만을 사용하여 제작해서 그런지 좀 더 친근감이 든다. 협력을 주제로 하여 누구나 어려움 없이 내용을 이해하며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소울은 쿠키 영상이 존재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히 있는 사람만 볼 것을 추천한다.

 

 

[황지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