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클럽하우스와 인·아싸에 대한 고찰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2.1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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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중 하나를 말해보라고 하면 아마 열에 아홉은 '클럽하우스'라고 답할 것이다. 포털사이트에는 매일 수십 개의 후기가 올라오고, 인스타그램에는 본인의 클럽하우스 계정 혹은 클럽하우스에서 대화에 참여 중인 캡처 화면이 하나 걸러 하나씩 올라온다. 대체 클럽하우스가 뭐길래 온 세상이 들썩거리는 걸까?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에 출시된 음성 소셜미디어로 글, 사진, 영상 없이 오로지 음성으로만 소통할 수 있는 SNS이다. 사실 이렇게만 얘기해서는 도무지 이 앱이 왜 이 정도의 인기를 끄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이미 수많은 SNS가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베일에 싸인 '클럽하우스' 속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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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클럽하우스만의 폐쇄성이다. 클럽하우스는 누군가에게 가입을 위한 초대장을 받거나, 대기 목록에 본인을 올려둔 뒤 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 지인들이 그를 수락해야만 가입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주변에 클럽하우스 유저가 없다면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나만 소외되는 듯한 느낌을 두려워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유발해 사람들로 하여금 클럽하우스라는 세상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더욱 들어가고 싶어하게 만든다.

 

아울러 클럽하우스 내에서 이뤄지는 대화들은 절대 외부로 새어 나갈 수 없다. 녹음, 녹화가 모두 금지되어 있고 인스타 라이브와 같이 이후 저장하는 기능도 없기에 그때 그 순간이 아니면 해당 대화는 앞으로 평생 들을 수 없다. 아마 이 기능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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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기 요소는 기업의 대표, 특히 스타트업계의 주요 인물들부터 유명 연예인, 유튜버, 작가 등과 손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 이용자라는 소식이 클럽하우스를 화두에 올려놓기도 하였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스피커(발언권을 지닌 사람)’가 될 경우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유명인사들과 통화를 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보통 어떤 사람(들)의 음성과 영상 대 다수의 리스너들이 다는 댓글로 소통할 수 있었던 인스타그램/유튜브 라이브와는 달리 클럽하우스는 음성 대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당 업계의 비하인드도 쉽게 들을 수 있고,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에 굉장히 적합한 플랫폼인지라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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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의 또 다른 장점은 손쉬운 네트워킹이다.


클럽하우스의 경우 본인이 팔로우하고 있는 사람을 기반으로 대화방이 추천된다. 소위 말하는 맞팔을 하면 그 사람이 현재 어느 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볼 수 있으며 클릭 한 번으로 그 방에 나도 같이 참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추천되는 대화방의 수도 다양해진다.


이 특성 덕인지 내가 본 클럽하우스는 맞팔 문화가 굉장히 활발한 것 같았다. 대화를 나누지 않고 방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둘러보며 관심 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팔로우할 수 있도록 한 '맞팔방'이 따로 만들어진 것도 보았다. 거기다 본인 프로필에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을 링크할 수 있어서 친분이 생긴 사람과는 인스타그램 맞팔을 하고 서로 DM을 나누기도 하며 실제 인맥으로 발전시킬 기회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럽하우스 초대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나 클럽하우스가 가진 장점들은 대부분 큰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바로 앱 인기몰이에 한몫한 폐쇄성이다. 클럽하우스에 초대받지 못했거나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애플 기기가 없는 사람들은 트렌드에서 소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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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이용한 사람들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초대장을 판매하는 일도 빈번하다.

 

한 중고 거래 앱에서 '클럽하우스'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만 약 200개이다. 기존의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들은 무리에 끼지 못하거나 쓰지 않았을 돈을 내가며 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끈 이후 아이폰의 인기가 더욱 치솟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또 하나의 단점은 서로 팔로우를 한 사람들의 접속 상태, 최근 접속 시간, 현재 들어가 있는 대화방을 모조리 알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부분이 편리하면서도 부담스러워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인싸와 아싸는 어떻게 구분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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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인싸(insider,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가 되는 일에 집착해왔다. 혼자가 되기 싫어 남들이 하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다 따라 해야 하고, 만약 일련의 사정으로 그를 따라가지 못하면 쉽게 우울감 혹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SNS 팔로워 수를 인싸의 잣대로 삼기도 하고 늘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사람은 인싸,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싸(outsider, 여러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로 규정한다. 마찬가지로 MBTI 테스트를 해서 I가 나온 사람은 내향적인 아싸, E가 나온 사람은 외향적인 인싸로 취급하는 등 모든 경우를 인싸 혹은 아싸라며 이분법적으로 구분 짓는다.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 그 흐름에 맞춰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 혼영(혼자 영화를 보는 것),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에 가는 것) 등의 신조어도 나오며 자발적 아싸라는 말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싸'는 부정적인 말로 사용되는 경향이 짙다. 나이가 어릴수록 무리에서 소외되는 것을 걱정해 네이버 지식인만 보아도 인싸되는 법을 알려달라는 글이 수도 없이 나온다.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사람이 인싸가 되기를 원함에도 막상 본인을 인싸라고 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남들 눈에 인싸로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본인은 극구 부정하며 '내가 친구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한다. 알고 보면 이 세상에는 온통 아싸만 넘쳐나는데, 있지도 않은 인싸를 선망하고 주류로 취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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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또한 결국 인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해 인기를 얻은 것이다. 실제로 아직은 클럽하우스가 인싸들이나 하는 SNS라 유명하기도하고.

 

하지만 가장 웃긴 포인트는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 눈에는 그 속의 사람들이 모두 인싸로 여겨지지만 막상 들어가면 그 안에서 또 적극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끼리 아싸 모임을 만든다는 것이다. 견고히 묶여 절대 끊기지 않는 인싸와 아싸의 굴레이다.

 

하여간 언제까지 이분법적으로 사람들을 구분 지어 하나는 뛰어난 것, 하나는 열등한 것으로 여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과 잘 어울리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그저 개인의 성향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흐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객관적인 척하며 글을 썼으나 결국 나도 사람인지라 남들 하는 건 대부분 해보고 싶어 하기에 할 말은 없지만.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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