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로렌스 애니웨이 - 사랑한다면, 애니웨이 [영화]

글 입력 2021.01.3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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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와 프레드, 그들은 뜨거운 커플이다.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있다 믿으며 단단한 사랑을 지켜온 두 사람. 그런데 어느 날, 로렌스가 프레드에게 고백한다. "나, 남은 생은 여성으로 살고 싶어."


프레드는 당황스럽다. 그럼 우리는? 우리 관계는? 로렌스는 말한다. 우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달라진 로렌스의 모습에 프레드는 점점 지쳐간다. 달라진 것은 단지 로렌스의 모습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회, 그리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에서 로렌스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프레드였지만, 평범한 사랑을 하고 싶었던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힘겨운 투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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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별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헤어지기에, 두 사람의 사랑은 너무도 깊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두 사람. 프레드는 로렌스를 사랑하기에 있는 그대로의 로렌스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노력이 필요한 사랑은 지속될 수 없다.

 

 

 

소위 말하는 인생 영화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는 내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영화이다.

 

처음 이 영화를 알게 되었던 것은 영화관 포스터를 통해서였다. 어찌나 포스터가 예쁘던지. 그림인 줄 알았다.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포스터에 반해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러니 사실 큰 기대 없이 봤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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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박이었던 것이다. 거의 3시간에 다다르는 러닝 타임을 이길 정도로,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는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다른 성별의 삶을 살겠다고 통보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갑자기 다른 성별의 삶을 살고 싶다고 통보하는 사람은 또 어떤 기분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의 사랑은 변함없다면, 이는 축복일까? 저주일까?

 

영화 속 로렌스는 여성의 삶을 동경해오던 인물이었다. 사회적인 시선에 억눌려 생물학적 남성으로 살아야 했을 뿐이다. 프레드를 사랑하는 마음 역시 진심이었다. 여성이 되고 싶은 마음과 프레드를 사랑하는 마음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했을 로렌스. 하지만 프레드이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프레드라 믿었기에 로렌스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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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는 로렌스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랑하는 로렌스가 지금 눈앞에 있고 단지 그의 모습이 바뀐 것뿐이니 기꺼이 옆에 남기를 결심했다.

 

하지만 그녀 한 사람의 이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로렌스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들이었다. 로렌스와 함께 하기 위해서 끝없이 투쟁해야 하는 삶을 프레드는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남들처럼 결혼해서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은 그녀에게 로렌스는 어쩌면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로렌스의 고백을 수용하려 노력하는 프레드가 너무 아름다웠다.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사람 그 자체를 사랑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어찌 됐든 로렌스는 로렌스이기에.

 

로렌스는 프레드가 로렌스라는 사람을 사랑해 주길 원했고 프레드는 남성 로렌스가 아닌 로렌스 그 자체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결국 이별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너


 

두 사람의 이별을 보며 '있는 그대로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로렌스와 프레드, 두 사람 모두 잘못이 없기에 마음이 아팠다. 세상이 그들의 사랑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기만 했더라면, 결코 헤어지지 않았을 두 사람이 자꾸 눈에 밟혔다.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는 제목이 곧 주제인 영화였다. 겉모습이 어떻든 결국은 로렌스였던 한 사람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자신을 보여주며 시작되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결심한 용기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 과정을 사랑이라는 매개를 통해 보여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깊은 여운이 남았던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

 

알고 보니 황홀한 미장센은 그다음 문제였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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