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5살의 당신이 방황하고 있을 때 – 영화 '요요현상'

글 입력 2021.01.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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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니면서 매일 꿈을 꾸듯이 다녔다. 특히 저학년 때는 하루하루가 설레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감정에 방황하기도 했다. 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젠 꿈이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거의 평생을 학생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는 타이틀에 무서워지기도 한다. 영화 <요요현상>은 20대 중반의 청년들의 고민을 담으며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요요현상>은 요요 길만 걷고 싶었던 요요 덕후들이 꿈과 현실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부터 취미도 요요, 특기도 요요인 다섯 명의 ‘요요 소년’(대열, 동훈, 현웅, 동건, 종기)가 20대 후반 사회 진출을 하게 되며 겪은 ‘좋아하는 것’과 ‘일’ 사이의 고민과 해법을 담은 청춘 공감 다큐멘터리이다.

 

어린 시절부터 요요를 해온 요요 퍼포먼스 팀 ‘요요현상’의 멤버인 다섯 사람은 2011년 여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꿈꿔온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요요를 그만두기로 결심하지만 너무나 커져 버린 취미를 포기할 수도, 계속하기도 어렵다.

 

8년 간의 제작 기간을 통해 다섯 사람이 마주친 현실과 꿈을 다룬 이 작품은 인물들의 제각기 다른 진로 선택을 통해 ‘좋아하는 것’과 ‘일'에 대한 5인 5색의 해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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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요현상 ( Loop Dreams)

감독/ 각본 : 고두헌

제작 : 영화사 금요일

출연 : 곽동건, 문현웅, 윤종기, 이동훈, 이대열

배급/ 마케팅 : 씨네소파

개봉일 : 2021년 1월 14일

러닝타임 : 92분

 

제2회 부산청년영화제 폐막작 초청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상영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스펙트럼 상영

 

 

시놉시스 

 

취미도 요요, 특기도 요요! 요요로 한국을 주름잡던 다섯 명의 ‘요요소년’ 대열, 동훈, 현웅, 동건, 종기. 요요를 잘하면 자랑이 되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20대 후반이 된 그들에게 세상은 (살길을 찾는) ‘어른’이 되길 요구한다.

 

2011년 여름, 다섯 사람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이 꿈꿔온 무대에 도전하고 요요를 그만두기로 결심하는데…

 

요요길만 걷고 싶은 요요덕후들의 꿈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 요요, 마음 편히 그만둘 수 있을까?

 

어디로 향하든 다시 돌아오게 돼 있어! 꿈과 현실의 무한루프 <요요현상>

 

 

 

요요가 보여주는 이야기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끝난 후, 대열, 동훈, 현웅, 동건은 요요를 그만두고 현실을 봐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 결심은 반은 맞고 반은 아니었다. 동건과 동훈은 요요를 그만두고 취업했지만 대열과 현웅은 요요 공연을 이어나갔다. 초반에 현웅과 대열도 직장을 다녔지만 요요 공연의 희열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공연가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종기는 요요를 사업 아이템으로 하여 사업체를 꾸려갔다.

 

요요라는 소재를 가지고 8년 후의 다섯 명은 마치 스펙트럼을 이루었다. 요요 협회장이 된 현웅, 요요를 넘어 마임을 배우며 공연 예술가가 된 대열, 요요로 사업을 하는 종기, 요요를 취미로 하면서 일과 균형을 이루고 있는 동훈, 아예 요요를 버리고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하는 동건. 모두 같은 것을 바라보던 사람들이었지만 모두 가지각색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필자, 그리고 필자와 같이 영화를 본 언니 둘 다 어릴 때부터 예술을 전공했지만, 현재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열심히 예술을 공부했던 때로 돌이켜보면 가슴 한 켠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요요현상>은 예체능을 전공했던 사람들이라면 특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였다.

 

특히 요요라는 예술 이후 다섯 명 각양각색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섯 명의 인물들 중에서 요요를 아예 하지 않고 자신의 현실을 선택한 동건의 말에 특히 공감이 갔다. 그는 요요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것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 아니며, 단 한 번도 이걸로 먹고 살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흥미는 있었지만, 재능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그의 말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필자 또한 오랫동안 예술 입시를 해왔지만 이걸로 먹고 살 것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미래에 예술을 하는 필자가 잘 떠오르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재능이 없음을 인정하고 물러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요요를 정말 사랑하지만, 자신의 길이 아님을 인정하는 동건에게서 이입할 수 있었다.

 

 

 

요요 공연 이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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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현상>은 에딘버러 공연 이후 다섯 명의 인생을 다룬다는 점이 특이했다. 주로 작품을 볼 때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만들어가는지 과정을 보여준다. 그 후 목표를 이뤘을 때의 희열감과 함께 작품은 막을 내린다.

 

GV에서 고두헌 감독은 이렇듯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대한 영화는 많지만, 목표를 이룬 이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고 한다. 2011년 무한도전 가요제 당시, 가요제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멤버들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들은 목표를 이룬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어떨까? 고두헌 감독은 과정을 이룬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해 궁금했다고 언급한다.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에도 멤버들은 다른 시즌으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였으며 실제 방송이 막을 내렸다. 요요현상의 멤버들 또한 에딘버러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그것이 그들의 끝은 아니었다. 오히려 공연을 기점으로 그 이후가 그들의 또 다른 인생이 펼쳐지고 있었다.

 

 

<요요현상>은 그들의 선택이 어떤 삶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바라본 작품이다.

 

- 이용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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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요요현상>을 보고 있자면 <잉여들의 히치하이커>가 떠오른다. <잉여들의 히치하이커>는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그들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는지 과정을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찾아 나가면서 과정을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도전정신을 일깨워준다.

 

<요요현상>은 <잉여들의 히치하이커> 이후의 인생이다. 그래서 더 위로되었다. 희열감이 넘치는 순간만이 인생의 다가 아니다. 오히려 여러 선택이 놓여있을 때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나가는지가 인생이 아닐까? <잉여들의 히치하이커>는 관객의 열정을 자극한다면, <요요현상>은 어떤 선택이든지 틀린 것은 없으며 자신이 만들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격려한다.

 

이러한 격려는 GV에서 출연진들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26살이 된 한 출연진은 요요와 일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둘 중 하나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동훈은 오히려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리고 인생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요요를 하고 있다. 현웅과 대열도 현실만을 생각해서 직장을 선택했었지만, 요요에 대한 열정과 예술에 대한 갈망을 인정하고 공연가가 되었다. 특히 대열은 다양한 예술을 익히면서 새로운 삶을 다시 한번 꾸리고 있다.

 

그들은 질문을 한 20대 중후반의 관객에게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으며 하나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더 멀리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요요현상> 그 자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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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현상>은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출연진들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홈비디오, TV에 출연했던 혹은 요요 관련한 자료 화면을 통해 요요의 역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로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른 형식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또한 8년 동안 제작된 다큐멘터리인데 영화 속에서 암시와 복선이 많았다.

 

그리고 암시 속에서 그들의 관계를 추측하고 과거와 미래를 예상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예를 들어, 초반의 에딘버러 공연 장면에서 동건을 소개할 때 ‘그는 카펫 보이입니다’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요요를 하지 않고 있다. 혹은 대열과 현웅이 5명이 하던 공연을 둘이서만 하게 되었을 때 동훈을 무의식적으로 찾으며 그가 했던 격려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5명이었을 때 리더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이는 동훈의 존재에서 벗어나 둘만의 공연을 꾸려나가고자 하는 모습이 알을 깨고 나오려는 새 같았다.

 

<요요현상>은 최근에 봤던 영화들 중에서 가장 위로가 되고 즐거웠다. 5명의 이야기가 힘이 되었고, 하나만의 정답이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여러 갈래로 뻗은 길 위에서 긴장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요요현상>을 추천한다. 어떤 길이든지 자신이 가는 곳이 답이었다.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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