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노트 Sigak] 7. 저기 혹시 미술 작품 감상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저는 아마 이렇게, 어느 순간부터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글 입력 2021.01.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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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기...혹시 미술 작품 감상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예찬: 어...음...글쎄요...?
 
 
글감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떠오른 질문에 나는 놀랍게도(?) 바로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나는 작품 감상이란 걸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나는 ‘감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걸까?”, “작품 감상을 어떻게 시작했더라...” 별별 질문들이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그러던 중 미술이란 예술을 향유하는 나를 살펴보기에 좋은 주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글은 그 성찰의 결과로 완성되었다.

한편 가벼운 마음이든 진득한 마음이든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친근한 수다 같은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며 써 내려갔다. “누군가 내게 ‘미술 감상’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글을 정리해 보았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듯, 그것을 마주하는 감상의 방법 역시 정답이 없다. 예술이 다채로운 만큼 사람이 지닌 내면 역시 다채로울 것이다. 단번에 정의될 수 없는 예술과 사람이 만나는 그 사이, 나는 가늠할 수 없는 다채로운 스펙트럼 속에 있는 어느 한 사람일 뿐이다. 이 글 역시 그저 그런 한 사람인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감상”


감상鑑賞은 한자로 ‘살펴보다’라는 의미를 가진 ‘鑑’과 ‘칭찬하다’, ‘즐기다’의 의미를 가진 ‘賞’으로 이루어진 단어다. 한자로 의미를 파악해보자면 ‘작품 감상’은 작품을 살펴보며 즐기는 일이라 이해할 수 있겠다.


감상은 영어로 ‘appreciation’이라 한다. 이 단어에는 ‘감상’이라는 의미와 함께 ‘예술에 대한 평가’, ‘가치/진가를 알아차림’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살펴볼 때 감상은 어떠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작품에 관한 사유, 더 나아가 비판적 사고를 포함하는 일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굳이 엄격한 정의를 하지 않는 이상 “이것만이 감상이다”라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보며 즐기고 느끼는 일부터, 그에 관한 사유,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까지. 감상을 정의할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 위에 있는 관람자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감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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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이야기에 앞서,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이런 미술 감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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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기소개를 할 때 미술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편이에요. 미술사를 공부하기도 했고요. 이런 의미에선 저를 #예술애호가형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시는 주로 #혼자 보러 다녀요. 저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자유롭게 보는 걸 좋아해요. 요즘은 미술관보다는 갤러리, 신생공간, 대안공간 등 전시가 열리는 다양한 성격의 장소를 찾아가 보고 있어요. 미술관에서 열리는 큰 전시도 좋지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작은 전시들도 보는 즐거움과 사색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전시를 보며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의 의도와 목적, 주제 그리고 작가와 작품에 대해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색형 입니다. 이따금 공부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보러 가기도 해요. 인터랙티브 아트, 미디어 아트 등 사진이 잘 나오거나 마치 놀이공원처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전시는 이따금 친구 한 명과 함께 한 두 번 가보는 것 같아요(이런 전시는 혼자 가기 보다 친구랑 가는 게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전시를 보며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남기는 #기록형 입니다.
 
 
 
1.
 
“전시회까지 간 만큼
작품을 ‘직접 봤을 때 일어나는 경험’
집중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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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시회에 가서 차분하게 저만의 시선과 생각의 속도를 따라 공간을 거닐면서, 작품을 하나하나 마주하며 감상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전시회까지 찾아간 만큼 작품을 ‘직접 봤을 때 일어나는 경험’에 집중하려 합니다.

그 순간의 마음 상태, 관점, 기분을 가진 나 자신, 그리고 그런 전시의 맥락과 공간 속에 놓인 작품. 이 둘이 만나는 순간은 여느 많은 지식이나 다른 사람의 말들이 알려주거나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나의 경험은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어요. 그런 만큼 저는 직접 가서 전시를 볼 때, 작품을 관심 깊게 들여다보면서 내게 어떤 것이 느껴지는지, 어떤 단어나 생각 혹은 질문이 떠오르는지, 어느 부분을 인상 깊게 느끼고 있는지, 나름대로 집중하며 자유롭게 생각하려 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사색이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거창할 것 없이 가만히 다가오는 느낌을 마음껏 느껴보는 거예요. 작품을 진득하게 살펴보며 나를 진득하게 성찰해보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득 떠오르는 표현이 있다면 계속 떠올려보고, 유독 마음이 가거나 시선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계속해서 관심을 두어 보아요. 억지로 뭔가를 생각하려 하기보다는 그 상태 그대로, 모호하기만 한다면 우선 모호한 상태 그대로 작품을 바라봐 봅니다. 많은 경우, 제 감상은 늘 이런 모습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2.
 
"미술에 관한 지식을 공부해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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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미술은 너무 다양하고, 서로 닮은 것 없이 저마다의 의미와 가능성을 품고 자신만의 색채를 띠고 있어요. 그런 만큼 찾아가는 전시의 대부분은 처음 보는 작품과 주제의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우리에게 조금 더 익숙한 미술사에 기록된 과거의 미술에서, 지금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동시대 미술로 올수록 섣부른 이해와 판단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동시대 미술은 아직 어느 정도 객관화된 지식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너무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존재해요.

그래서 현대미술은 흔히 난해하다고 하죠(물론 모든 현대미술이 난해하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그리고 곧바로 제 의미를 드러내기보다는 관람자가 직접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건네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를 원하는 작품도 많아요. 그만큼 (특히 현대미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람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해요.

“그럼 전시 하나를 볼 때마다 하나하나 공부를 해야 할까요?” 음... 저는 '매번' 그렇게 하는 편은 아니에요. “배경지식을 모두 이해해야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같이 부담을 가지고 '공부’까지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하지만 전시가 흥미롭거나 인상 깊어서 더 깊이 파고들어보고 싶을 때는 더 집중해서 살펴보기도 해요!).

대신 적어도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전시를 소개하는 서문과 작가 소개 글, 기획자의 코멘트를 찾아 읽어보는 편이에요*. 그렇게 "작가와 작품 그리고 기획자가 전시회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려 했구나", 하며 미리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요. 더 궁금하면 소개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나 개념에 대해 간단히 검색해보기도 하고요.

*이런 정보들은 보통 전시가 열리는 곳의 공식 웹사이트에 많이 정리되어 있어요. 특히 요즘은 많은 전시 공간들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전시회가 새롭게 열리면 인스타그램에 공간 운영 일정, 전시 소개, 작가 소개가 사진과 함께 꾸준히 올라와서 관련 정보를 접하기가 쉽답니다. 전시에 대한 더 많은 글과 사진을 찾고 싶으시다면 인스타그램을 추천드려요!

부담을 가지고 시험 보듯 다 외우는 게 아니라 “이 전시는 나와 이런 주제로 이런 소통을 하고 싶어 하는 구나”하고 대화의 주제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전시를 보러 가기 전 관련된 정보를 살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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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보고 즐기며 사색하는 감상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미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나더라고요. “아, 내가 이 시대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았다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을 텐데”, “예술가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런 표현을 선택한 걸까”, “왜 이 시기의 작품은 이런 격렬한 움직임을 펼쳤을까” 등등. 작품 앞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더 공감하고 이해하고 싶어서 떠올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쌓여가요.

그리고 이렇게 질문이 잔뜩 쌓인 순간에 미술에 관련된 책, 동영상, 인터뷰 등을 찾아 읽으며 미술에 다가가고 싶은 만큼 더 깊이 다가가 보는 거예요(요즘 좋은 미술 입문서나 콘텐츠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이미 호기심을 품은 마음이라면, 미술에 대한 지식을 얻는 과정이 알아가는 즐거움과 함께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3.
 
“작품이 어떤 느낌을 주면
제가 그만큼 다가가려 해요,
때론 내가 더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작품이 있고
내가 다가오기 전에
먼저 이야기하는 작품이 있기도 해요.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결국 나의 감상은 내가 하는 거잖아요
대화 속에서 나의 생각은
나의 말로 해야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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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은 결국 나 자신이 주체가 되어 느끼고 생각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을 아는 것 역시 필요할 테지만, ‘나만의 감상’이란 것의 완성은 그러한 것을 알아가고 듣고 보는 것을 통해 흘러나오는 나의 주체적인 움직임에 있는 것 같아요.

주체적인 움직임, 그래서 감상을 하는 데에는 ‘다가가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관심 깊게 작품을 바라봐 보고, 어렵더라도 조금 더 작품 앞에 머물러 보고, 느낀 것들을 생각해 보고,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해보고, 중간중간 서문도 읽어보고, 이야기를 찾아 들어보고... 저는 이런 크고 작은 움직임이 모두 작품을 감상하려는 의미있는 태도이자 움직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 있을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은 좋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 느낌을 못 받을 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잘 모르겠거나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곧 미술에 무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한 사람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듯이, 다채로운 미술 세계에서 모든 작품을 그 자리에서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순간일수록 천천히 알아가고, 천천히 감상하며 다가가 보는 것도 감상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작품을 만날 때면 “작가는 왜 이런 표현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려 했을까?”같은 질문과 함께 작품을 다시 살펴보고, 다시 전시 서문을 읽어보아요. 좋다는 이유에 쉽게 공감되지 않으면 작품에 대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려 하고요. 그래도 이해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조바심을 내면서 부담을 가지지는 않았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나중에 다른 전시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해온 다른 순간의 내가 다시 그 작품을 만났을 때는 새로운 감상을 할 수도 있을지도요.

전문가로서 지식에 기반한 분석적인 평가를 해야 할 필요까지는 없는 이상, 감상에 대한 모든 결론을 그 순간에 모두 내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내가 무엇을 보고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작품을 앞에서 일어나는 나의 경험이 어떤 것을 사색하고 싶어하는지, 나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나만의 감상’을 찾아가는 데에 필요한 태도인 것 같아요. 그렇게 급하지 않게 천천히, 작품과 나 사이에 맞는 흐름과 속도로 감상을 이어나가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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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술 전시회를 가보려고 하는데요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아직 미술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없고, 가서도 아무것도 안 느껴질까 봐 뭔가 망설여져요.

A: 음... 저는 일단 한번 가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부담 없이 천천히 여러 작품을 보며 질문하고 느끼고 생각하다 보면 나만의 감상 방식이 천천히 자리 잡아갈 거예요. 더 많은 것을 알아야 더 많은 감상을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꼭 처음부터 미술에 대한 지식을 공부해야만 전시를 보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이미 우리는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존재잖아요. 전시를 통해 즐겁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양한 작품을 봐보고, 막연하지만 나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며 미술에 대한 여러 질문을 해보고, 그런 호기심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마음으로 작품 감상과 함께 미술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미술에 대한 ‘지식’이라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야기’는 어떨까요? 여러 지식에 기반한 평가에 대한 내용 이전에, 저는 모든 미술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작품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에 대한 나의 생각과 질문, 느낌을 함께 곁에서 이야기하는 것, 저는 이것이 감상의 가장 즐거운 시작이자 예술과 할 수 있는 일종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제가 미술 감상을 그렇게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다가가니까 미술이란 예술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인상과 상관없이 참 좋다고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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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Friedrich Siegert, The Little Art Connoisseur, 1863
 
 
쓰다 보니 꽤 내용이 길어졌어요. 미술 작품을 어떻게 감상해왔는지 나름대로 열심히 이야기해보았는데, 대부분 설명 하는 내용이어서 내용이 구체적으로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직접 경험하는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마 없을 거란 생각이 다시금 드네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제가 이야기한 내용 외에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도슨트를 통해 작가와 작품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으며 감상할 수 있고,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나 그저 관객이 직접 움직이며 마음껏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작품은 그렇게 참여하고 즐기는 것으로 충분한 감상을 할 수 있어요. 전시를 같이 보러 간 친구와 대화하며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조금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다면 전시를 보고 난 후 미술평론가나 큐레이터가 쓴 글을 찾아 읽어볼 수도 있을 거예요.

전시회에 갈 수 없어도 간접적으로나마, 그러나 더 나만의 속도에 맞춰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어요. 다양한 미술 도서나 영상 콘텐츠는 직접 가야 하는 전시회와 달리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여유롭게 하나하나 살펴보며 작품을 이해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요즘은 다양한 형식의 온라인 전시도 진행되고 있어서, 전시가 열린다면 어디서든지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작품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회가 앞으로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되어요.

미술에 관심은 생겼는데 한번 다가가 보기가, 혹은 전시회에 가서 처음 만난 작품을 감상하기가 낯설고 망설여진다면 마음을 조금 더 가볍게 가져보고 해볼 만한 이런저런 방법을 조금씩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조급한 마음이나 부담을 갖지 말고 천천히, 작품을 들여다보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나만의 속도와 시선으로 나만의 감상을 찾아가면 되어요. 더 알고 싶을 때, 내가 느낀 것에 대해 더 깊이 사색하고 싶을 때 미술을 둘러싼 지식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나만의 감상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면서요.

저 역시 여전히 이 여정에 머물고 있어요. 새로운 작품과의 만남은 저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고 사색하게 하거든요. 그렇게 작품 앞에서 조금씩 더 많이 읽어내고,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느끼는 기쁨이 지금까지도 미술에 시선을 두고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 원동력인 것 같아요.

예술과 함께하며 얻는 ‘기쁨’ 역시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겠죠. 저는 예술 작품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고 다양한 세상의 일면들을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음에 여러 의미의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깊은 고민과 사유 속에서, 자신의 언어로 실험과 시도를 거친 예술가가 완성한 작품은 오히려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 누구나 얼마든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자리를 남겨두는 것 같아서 미술을 좋아해요. 어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을 내비치지 못하는 저도 적극적으로 사유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 미술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미술이 내게 전해주고 있는 의미가 더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심 더 많은 사람이 예술과 함께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제가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간 것 같아요. 저는 그런 크고 작은 ‘기쁨’이 모일 때 예술이 의미 있는 리듬으로 호흡하며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예술뿐일까요. 저는 우리의 삶 역시 예술 곁에서 더 다채롭게 생동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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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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