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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행복한 기운이 가득한 로즈 와일리展

by 김태희 에디터
2021.01.01 00:48

 


Joe McGorty 2013 Rose Wylie 1.jpg

 

 

76세에 신진작가로 선정,

86세 슈퍼스타 작가로 등록,

세계 3대 갤러리 '데이비드 즈워너' 전속작가,

전세계 컬렉터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아트계의 거장

 

하나만으로도 대단하다 느껴지는 이 많은 수식어의 주인공은 단 한 사람, 바로 '로즈 와일리'다.

 

미술대학에 다니던 21세, 결혼과 함께 화가의 꿈을 포기해야 했던 그녀는 세 명의 자녀들을 돌보며 집안일에 전념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45세가 되던 해 영국왕립예술학교에 입학하여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졸업 후 바로 조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매일 그려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3년 영국 테이트 브리튼,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함과 동시에 영국 현대회화 작가에게 주는 상 중 가장 높이 평가되는 '존무어 페인팅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76세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영국에서 가장 핫한 신예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국제 미술계의 슈퍼스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로즈 와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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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작품을 그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녀답게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엄청난 크기의 대형작품들이 관람객을 반겨주었다.

 

전시장은 밝은 색채, 크지만 단순하고 친근한 느낌의 그림들로 가득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하얀 도화지를 주면 그 하얀 종이를 깨는 것이 두려워 점 하나 찍기도 어려워 한다고 한다. 하나의 종이를 깨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로즈 와일리의 그림은 거침없다. 마치 그녀의 일기장을 옮겨놓은 듯, 일상적이고 편안하며 흰 도화지의 처음을 깨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로즈 와일리의 유쾌하고도 자유분방한 원천은 그림에서도 잘 드러났다. 전시장 속 작품은 마치 그녀의 그림 일기 같았다. 또한 영화, 패션 사진, 문학, 신화, 역사 등 광범위한 문화영역에서 인상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낸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녀의 시각적인 능력이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일상을 포착하여 그녀만의 색으로 재탄생시켰으니 말이다.

 

 

Hullo, Hullo, Following-on After the News, 2017, Rose Wylie (Photo by Soon-Hak Kwon).jpg

Hullo, Hullo, Following-on After the News, 2017, Rose Wylie (Photo by Soon-Hak Kwon)

 

 

그녀의 작품 'hullo hullo' 시리즈의 모티브도 유명한 토크쇼인 '그레이엄 노튼 쇼'의 오프닝 영상이라고 한다. 쇼의 오프닝 시퀀스에 아주 짧게 등장하는 다리를 찢은 금발의 인형을 보고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자신만의 형태로 만들어 낸 것이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지나쳤을 짧은 순간도 그녀에게는 영감으로 다가왔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 포착하여 작품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Cuban Scene, Smoke, 2016, Rose Wylie (Photo by Soon-Hak Kwon).jpg

Cuban Scene, Smoke, 2016, Rose Wylie (Photo by Soon-Hak Kwon)

 

 

그림은 대단한 무언가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림 자체가 메시지입니다. 그림은 그냥 그림이죠

 

- 로즈 와일리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만큼 그림 속에 많은 의도가 담겨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는 '그림 자체가 메시지'이며 '그림은 그냥 그림'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말처럼 직관적인 그림에는 짧은 그들이 써있다. 작품마다 어떠한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한 문구라고 한다. 이 말을 보기 전 평소의 버릇대로 그녀가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내포된 뜻은 무엇인지 등 의미를 찾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그녀의 그림은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그냥 그림이었고, 이를 인지한 순간부터는 그림을 있는 그대로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그림 속 적힌 문구와 함께 그림의 질감, 콜라쥬, 연필 자국 등 그녀가 그림 속에 모든 것을 하나하나씩 찾아보는 과정 또한 이번 전시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전시회를 나오며 든 생각은 '행복하다'였다. 작고 통통 튀는 노란 머리의 소녀들이 뛰어다니는 팜플렛에서부터 느꼈던 밝은 에너지를 시작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운 밝은 기운은 전시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나를 행복하게 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는 현실에 처진 분위기를 밝게 전환시키기에 너무도 적합한 전시였다. 코로나블루가 가득한 세상에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가볍게 즐길수 있는 로즈 와일리展. 영국에서부터 밝은 에너지를 가득 안고 넘어온 그녀의 작품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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