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_노아 차니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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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미술관이 있다면, 무조건 들어가 봐야겠다!'
몇 년 전, 유럽 여행을 하며 이 같은 결심을 하였다. 책 또는 인터넷을 통해 수십 번을 본 작품들이건만, 생경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진짜의 아우라는 진짜만이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미술관 도장 깨기의 열의를 불태웠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 작품들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이미 압도적인 스케일에 말을 잇지 못했던 나는 무심코 이만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따라서 책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의 제목을 보았을 때, 무척 흥미로웠다.
잃어버린 작품을 모아둔 미술관을 상상해보라.
거기에는 세계의 모든 미술관의 소장품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작품이 있을 것이다. (pp.11)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많은 잃어버린 작품들이 존재한다니! 그 상당한 작품들이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릴 것일까?
책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는 작품들이 사라지게 된 다양한 사연들을 예시를 들어가며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우연한 사건부터 의도적인 훼손에 이르기까지, 예술사의 주요 작품들이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어이없게 사라지고 훼손되버린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상파괴와 반달리즘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둘 다 인간의 자의적인 파괴 행위에 속하지만, 성상파괴가 파괴하는 대상 즉, 작품이 가진 상징성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면 반달리즘의 경우 단순히 파괴 행위 자체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니 무심코 작품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 역시, 일종의 반달리즘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제발 낙서하지 말 것!
하지만 아이러니한 사실은 작품이 고난에 처할수록 미술품을 보존하고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미술관이 첨단 보안 장치를 갖추게 되기까지, 수많은 고난의 역사가 기여한 지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것 같다.
방대한 역사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의 운명을 무척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는 책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는 솔직하게 그리 쉬운 책은 아니었다. 저자의 지성을 전부 따라가기에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술사 배경지식이 없어서 더욱 모든 글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작품들이 사라지게 된 다양한 이유들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며 잊혔던 작품들을 수면 위로 다시 끌어올리려 했던 저자의 시도는 충분히 의미있게 다가왔다.
특히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저 아름다운 작품으로만 여겼던 여러 미술품들의 히스토리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의 부제처럼 언젠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잃어버린 작품들 중 몇몇이 다시 한 번 세상의 빛을 보게 될 날이 오기를 꿈꿔본다.
*뮤지엄 오브 로스트 아트- The Museum of Lost Art -지은이노아 차니옮긴이 : 이연식출판사 : 재승출판분야미술일반/교양규격152*224쪽 수 : 352쪽발행일2020년 11월 30일정가 : 22,000원ISBN979-11-88352-39-5 (03600)[김규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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